지식관리와 제품개발 분야 협업 활발…CPC 업체들 시장 선점 위해 경쟁 치열

[컴퓨터월드]2002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협업 솔루션이었다. ‘협업’이 기업의 주요한 활동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솔루션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과 e비즈니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보다 협업의 대상과 영역이 넓어진 것도 기업들이 협업 솔루션을 찾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협업 솔루션이 속속 출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확산이 협업 불러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기업과 고객, 기업과 기업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부상하자, 기업들은 협업 기능이 강화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애플리케이션 벤더들은 이러한 기업들의 요구를 수용해 협업을 지원하는 혹은 협업 기능을 강화한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았으며,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지식관리(Knowledge Management), 공급망관리(SCM), 제품라이프사이클 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 혹은 협업 제품 거래(Collaborative Product Com-merce)였다. 기업의 지식관리시스템은 개인과 조직이 지식을 기반으로 지식의 생성, 활용, 축적에 이르는 일련의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을 통해 지원했다. 사내 조직, 직원 간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고 상호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이런 면에서 지식관리시스템은 그룹웨어나 문서관리시스템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가장 전통적인 협업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전통적 협업 시장은 40억 달러 규모

협업 애플리케이션은 그룹웨어, 문서관리시스템, 지식관리시스템, 기업정보포탈, 공급망관리 등 기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공급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에 협업 기능을 강화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다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과 시장이 중복되는 경우가 있어 IDC는 △통합된 협업 환경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팀 협업 애플리케이션과 컨퍼런싱 애플리케이션 등의 소영역으로 조성된 3개 영역을 협업 애플리케이션 시장으로 분류했다.

전 세계 협업 애플리케이션의 영역별 매출 추이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전 세계 협업 애플리케이션의 영역별 매출 추이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IDC의 정의를 적용할 때 협업 애플리케이션 세계 시장 규모는 2000년에 35억 8,9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01년에는 12.9% 성장한 40억 5,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2001년의 경우 통합된 협업 환경이 40%의 비중을 자치했고 기타 협업 애플리케이션이 34.9%,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이 25.1%를 점유했다.

국내 시장은 전체적인 시장 크기를 측정하기 힘들었으나 메신저나 이메일 등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트라넷을 구축해 사내 정보를 통합할 수 있었던 ‘협업 메시징 솔루션’은 2002년 120~15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 2001년 중반부터 출시된 협업 메시징 솔루션은 이미 구축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만큼 정보유통의 걸림돌은 없었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협업 메시징 솔루션이 매년 30%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

지식관리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로터스 노우츠, MS 익스체인지 등과 같은 그룹웨어와 문서관리 솔루션, 기업정보포탈 세 가지로 나눴는데 그룹웨어나 문서관리 솔루션도 커스터마이징 기능과 싱글사인온 기능 등을 추가함으로써 EIP로 방향을 전환했다. 핸디소프트는 ‘비즈플로우 그룹웨어’에서 확장된 ‘비즈플로우 KMS’와 ‘비즈플로우 EIP’를 내놓았다. 가온아이도 그룹웨어인 ‘이지플로우(ezFlow)’를 바탕으로 웹기반 문서관리솔루션인 ‘이지DMS’, 지식관리시스템인 ‘이지KMS’를 시장에 공급했으며, 자사 출시 제품군들을 한데 묶어 ASP형태로 제공하는 B2B 기업포탈인 ‘비즈메카(bizmeka)’를 통해 활발한 영업을 벌였다.

이외에도 많은 그룹웨어 벤더들이 자사 제품의 기능을 확장해 포탈 제품으로 내놓았다. 그런 점에서 가트너는 지식관리 영역의 각종 솔루션을 ‘정보 관리 및 접근’, ‘프로세스 지식’, ‘지식 워크플레이스’, ‘e비즈니스’, ‘지적 자산 관리’ 등 다섯 개 부문으로 묶어 제시했다. 이들을 각각의 기술 성숙도에 따라 하이프 곡선상에 나타냈으며 이 곡선은 지식관리가 얼마나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는 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였다.

 

포괄적인 개념의 지식관리 필요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IBM은 ‘포괄적인 개념의 지식관리’를 주장했다. ‘지식’이란 ‘사람들 머릿속에 들어있는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정보와 그러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가 또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그룹웨어나 문서관리 시스템처럼 눈에 보이는 지식을 대상으로 하다보면 단편적인 IT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그쳐, 결국 포괄적인 개념의 지식을 관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컨설팅의 결과물로 기대되는 지식 전략에서 시작해 지식 관련 조직과 프로세스, 지식관리 솔루션 아키텍처, 애플리케이션 및 인프라스트럭처 등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BM은 포괄적인 지식관리는 5가지 영역으로 대별되는 IT기술로써 뒷받침해야 하며, 이 때 비로소 통합된 지식관리 솔루션 프레임워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IBM이 설명하는 5가지 핵심 기술은 △눈에 보이는 지식을 올랩(OLAP), 데이터 마이닝 구조화 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여러 기술들을 이용해 이들 간의 상호 관계를 밝혀 유용한 지식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커뮤니티 중심 툴들을 혼합해 서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그룹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협업(Collaboration)’ △사람들에게 가르치거나 스스로 조직 내에서 학습하도록 돕는 ‘지식 이전(Knowledge Transfer)’ △검색, 분류, 문서 관리 등을 포괄하는 ‘지식 발견(Knowledge Discovery)’ △콘텐츠와 인적 전문지식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인 ‘전문지식 찾기(Expertise Location)’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의 협업

협업형 지식관리에 이어 주목을 받은 것이 ‘제품 라이프사이클 관리(PLM)’ 혹은 ‘협업 제품 거래(CPC)’였다. 두 개념 모두 제품의 생성부터 소멸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하지만 누가 얼만큼 ‘거래(commerce)’ 기능을 강조하느냐 차이 정도로 파악한다. ‘협업 제품 거래’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관련 업계는 △세계화되고 분산화된 제품 개발 환경 △가치사슬의 분화와 최적화 요구 △고객 및 공급망과의 협업에 대한 요구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설명했다.

CPC의 산업별 시장 분포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CPC의 산업별 시장 분포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이러한 요구들에 의해 탄생한 CPC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 산업과 항공산업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추진됐다. 당시 CPC시장에는 PTC, 다쏘시스템/IBM, SDRC와 같은 CAD/CAM 혹은 제품개발 솔루션 업체들을 비롯해 ERP·SCM(오라클, SAP), B2B(아리바, 커머스원) 등이 참여하고 있었다.

PTC, 에노비아, SDRC 같은 업체들은 제품정보의 생성이 일차적으로 설계 툴 들에 의해서 생성되는 만큼 제품 개발 및 주기에 애단 관련 지식을 풍부하고 갖고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우선적으로 CAD/PLM 제품을 시장에 출시, 공급했는데 다쏘시스템/IBM의 에노비아(Enovia)와 스마팀(SmarTeam), 매트릭스원의 e매트릭스(eMatrix), EDS의 팀센터(TeamCenter), PTC의 윈칠(Windchill) 등이 있었다.

ERP, SSM 업체들은 자사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CPC/PLM 쪽으로 영역을 꾀했으며 오라클의 OPDX나 SAP의 PLM들이 이 범주에 속했는데 CPC/PLM 전문업체들은 이들이 일부 영역에서 장점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제품중심 시스템의 주도권을 넘볼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는 CPC/PLM 솔루션이 제품개발과 주기관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일부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은 CPC/PLM업체들과의 연합전선을 펴기도 했다.

 

CRM·EAI 분야 연계 가능성 높아

CPC/PLM 업체인 PTC와 CRM 업체인 시벨은 2002년 2월 자사의 제품들을 결합해 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판매와 서비스 효율성을 높여주며 신속한 제품혁신 능력을 증진시켜주는 통합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업의 제품개발 부분은 방대한 고객정보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보다 빠르고 정확히 제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협력관계는 더욱 다양하고 폭넓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관련 업계에서는 전사적 애플리케이션 통합(EAI)업체들도 그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는 CPC가 기본적으로 다양한 시스템들의 연계를 통해 달성된다는 점에서 EAI의 요소 기술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시장에도 PTC, 매트릭스원, EDS, 다쏘시스템/IBM 등이 자사의 CPC/PLM 솔루션에 대한 영업을 진행했다. PTC코리아의 경우 자사의 CPC솔루션은 윈칠을 LG필립스 LCD와 삼성전자에 납품했으며 EDS PLM솔루션은 2001년 10월 현대중공업에 1차로 PDM에 사용됐다.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의 설계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의 설계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6월호)

다쏘시스템의 PLM솔루션인 ‘에노비아’와 ‘스마팀’을 공급하는 한국IBM도 유지 및 보수 들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CPC/PLM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CPC/PL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CAD/CAM 시장이며, CPC는 기본적으로 CAD/CAM 사용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2000년 당시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낸 곳이 PTC였다. 하지만 98년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들어 국내에서만큼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PTC는 CPC시장에서의 선전을 CAD/CAM 시장까지 연결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국내 CAD/CAM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체들 중 다쏘시스템의 ‘카티아’를 판매하는 한국IBM이나 EDS 등은 자사의 시장을 지키기 위해 CAD/CAM 고객을 CPC 부문의 1차적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CPC는 업체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CAD/CEM 시장을 공략하거나 수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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