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부터 웹 기반 교육 형태 중심 발전
정부 정책 및 인프라 통해 성장

[컴퓨터월드] ‘교육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 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니 그만큼 심사숙고해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중요한 교육의 패러다임이 인터넷으로 인해 2002년에 크게 변화했다. 당시 인터넷의 발전은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몰고 왔다. 교육도 마찬가지였다. 과거의 교육이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모여 교사 혹은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이었다면, 인터넷 발전으로 자신의 원하는 시간, 어디에서든 필요한 내용만을 골라 수강할 수 있게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e러닝(e-Learning)이 자리했다. e러닝은 말 그대로 인터넷을 이용해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e(electronic)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협의와 광의의 개념으로 나뉘고 범위도 달라진다. e러닝의 개념과 2002년 e러닝 시장동향에 대해 살펴봤다.

e러닝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보통 e러닝은 ‘인터넷 기반 교육’을 의미한다. 그러나 e러닝의 의미를 확대하면 교육용 CD-ROM이나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교육으로서 컴퓨터 기반(Computer-based)교육, 상호작용적인 교육과 협업을 강조하는 디지털 협력(Collaboration)을 포함하는 개념이 된다. 이때의 e러닝은 정보기술을 이용해 행해지는 교육 활동 전체를 의미하게 된다.

정보통신연구원의 유지연 연구원에 따르면 정보기술을 교육에 활용한다는 의미로 쓰일 때는 e러닝 외에 △원격교육(Distance Learning) △가상교육(Cyber Education) △온라인 교육(Online Learning) △웹 기반 교육(Web-based Training) 등의 용어도 자주 사용된다. 그런 점에서 유지연 연구원은 “넓은 의미의 e러닝을 구성요소인 연결성과 콘텐츠, 커뮤니티를 카테고리로 해서 관련 개념들을 분류해보면 각각 △원격교육(Distance Learning) △기술기반교육 (Technology based Training, TBT) △컴퓨터기반교육(Computer-based Training)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원격교육의 시초는 우편학습

원격교육은 가르치는 곳과 분리된 곳에서 위성 텔레비전 네트워크, 컴퓨터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일어나는 학습을 말하며, 우편학습, 개별학습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는 교육과 IT를 처음 접목한 것으로 1890년 시카고대학에서 실시한 우편학습을 시초로 볼 수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한 원격교육으로써 위성, 온라인, 인터넷 등을 이용한 온라인교육이 이에 속한다.

콘텐츠를 전송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할 경우 CD-ROM, 비디오, 텍스트,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이 이용되는 기술기반교육이 있다. 기술기반교육에는 하이퍼텍스트와 멀티미디어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가상교육이 포함된다. 학습활동에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이 컴퓨터를 매개로 이뤄지면 컴퓨터기반교육인데 초기에는 주로 CD-ROM에 의존했으며, 장점은 웹 기반 교육이 갖는 대역폭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을 수용하면서 생겨난 온라인 과정은 초기에 학습자가 클릭함으로써 진행하는 하이퍼링크의 웹 페이지로 구성됐다. 이때 한 가지 특징은 다른 학습자나 강사와의 공동학습은 전자우편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대부분 사용자는 전화선을 이용해 웹에 접속했으므로 멀티미디어 요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e러닝(온라인교육)과 기존 오프라인 교육 비교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e러닝(온라인교육)과 기존 오프라인 교육 비교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시공간 제약 없는 e러닝

90년대 말 콘텐츠와 기술은 전환기를 맞았다. 저작도구는 콘텐츠 제작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편이성이 높아졌으며, 콘텐츠 전달 도구는 보다 정교해졌다.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은 전체 기업 범위의 학습 프로그램을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대역폭의 제한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멀티미디어도 광대역 기술의 발전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e러닝은 어떤 장점을 갖고 있을까.

이비즈컨설팅그룹 유인출 컨설턴트의 설명에 의하면 e러닝 교육은 첫째, 기존 오프라인 교육과 달리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이 거의 없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교육이 가능하다. 강사와 교육생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을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둘째, 획기적으로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은 교육비 외에 출장비, 이동시간 동안의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교육비 이상의 비용이 든다. 반면에 e러닝은 이동할 필요 없이 자기 사무실이나 집에서 교육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으로 인한 부대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교육비 자체가 오프라인에 비해서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교육훈련비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셋째, 자기학습방식(Self Study)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 위주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교육은 각 개인의 수준과 관계없이 똑같은 강의내용을 같은 시간에 들어야 한다. 그러나 e러닝에서는 자기 스스로 학습하고 진도를 관리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다른 사람과 억지로 보조를 맞출 필요 없이 자기가 부족한 것이나 질문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e러닝이 기업 교육환경 변화 요인

e러닝은 교육 대상을 기준으로 일반인과 학생 대상의 B2C와 기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B2B로 나눌 수 있다. B2C 분야는 어학, IT, 자격증, 학생 교육, 취미 교육 등이 있으며, B2B는 소프트스킬(경영관리)과 IT(정보통신기술)를 중심으로 어학, 교양 등 능력향상과 관련된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B2C e러닝 분야는 유아교육(Childcare),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사교육, 가상대학, 평생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e러닝 사업 분류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e러닝 사업 분류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한편 e러닝을 인터넷 산업 중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했을 때, 여기에는 온라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 업체(Learning Service Provider, LSP)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 공급 업체(Learning Content Provider, LCP), 솔루션을 제공하는 교육 솔루션 공급업체(Enabler)등이 포함된다. LCP 중에서는 고객에 대한 마케팅 정보와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다른 교육 콘텐츠 배포자들에게 판매하는 신디케이터(Syndicator)가 있으며, 교육과 관련된 부가서비스와 상품을 판매하는 에듀커머스(Edu-Commerce)로 세분화할 수 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 이러한 형태로 나눠볼 수 있다.

 

정부 정책과 인프라 개선이 성장 동력

2002년 국내 e러닝 시장은 인터넷 사용인구의 확산과 함께 90년대 말부터 웹 기반 교육 형태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2002년 4월 e러닝이 미래의 지식집약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자부는 2002년 국내 e러닝 시장 규모가 2000년에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02년은 1조 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산자부는 또 e러닝 시장을 서비스와 콘텐츠, 교육솔루션으로 나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분야별로 연평균 11%와 48%, 37% 각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e러닝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보화 및 온라인 교육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기업 e러닝시장(2000~2005)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한국의 기업 e러닝시장(2000~2005)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11월 호)

한국IDC도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한국IDC는 2002년 초 발표한 ‘한국에서의 기업 e러닝: 장애요소와 촉진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e러닝 시장이 도약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평생 교육 추진과 개선된 인프라 때문으로 분석했다.

1997년 교육개혁 대통령 자문위원회는 평생 교육의 사회 구현을 목표로 ‘에듀토피아(Edutopia)’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학교에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 및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렇게 수립된 계획안에는 ‘에듀토피아’ 계획에는 학점은행제, 국제사이버대학, 가상대학(Virtual University) 추진 프로젝트, 교원대상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사이버 교원연수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통합 교육 포털사이트 에듀넷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러한 계획들을 실행하기 위해 관련 법 규정을 정비하거나 새롭게 만들었다. 먼저 가상대학과 관련해 ‘평생교육법’을 개정해 사립 가상 대학을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 인정하도록 했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4년제 학위프로그램을 제공하는 7개 대학을 포함해 총 9개의 사이버대학이 승인됐다.

두 번째로 ‘근로자직업훈련촉진법’에 따르면, 지정된 훈련기관을 통해 인터넷 교육을 실시할 경우 교육비의 90%(대기업은 70%)를 환급해 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실업자 교육이나 대졸 미취업자들의 교육 기회가 보다 확대될 수 있었다. 특히 정부는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사이버코리아21 계획에 맞춰 전 국민 정보화정책을 수립했다.

교육부가 추진했던 교육정보화 추진계획은 에듀넷을 통한 사이버 교육을 비롯해 학교종합관리시스템, 각급 학교 PC 및 인터넷 보급, 교단 선진화 등을 통해 e러닝 교육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웹 기반 교육 비율 높이기 위해 내부 시장 마케팅 주력

IDC는 2002년 2월 ‘수직 시장에서의 러닝 판매: 수요자 측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다양한 수직 업종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e러닝 활용 추세를 살펴보기 위해 수행한 연구 자료다. e러닝에 대한 조직들의 필요와 활용뿐만 아니라 지출 패턴과 벤더 로열티, 구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e러닝 표준에 대한 의견, 구매자 선호도 등을 살펴보기 위해 IDC는 금융서비스, 제조, 의료, 기간산업(운송/유틸리티/통신), 도소매, 전문 서비스, 교육, 정부 등을 포함한 몇 개의 수직 업종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러닝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지난 1999년부터다. 당시 전 업종의 조직들은 2001년 e러닝 활용을 늘렸다. 이중 웹 기반의 교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나타났다. IDC는 벤더들이 이 비율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내부 시장 마케팅에 더 주력해야 할 것으로 봤다.

또한 대부분의 응답자가 혼합 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대답했는데, 전체 응답자중 약 1/3은 회사 교육 형태가 교실과 온라인 요소가 혼재돼 있다고 답했다. 벤더들은 이용자들이 반드시 전통 교육이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는 않더라도 형식상의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봤다.

 

매출 비중…콘텐츠> 서비스> 솔루션 순

따라서 정부 차원의 정보화 추진 및 교육환경 개선 정책은 e러닝을 확산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민간기업들에도 이를 권장하는 한편, 교육 분야에서는 정부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2002년 국내 e러닝시장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솔루션 △콘텐츠 △서비스 세 분야로 살펴볼 수 있다.

교육 솔루션 제공업체는 동영상, 전자칠판, 음성을 이용한 사이버 교육 운영시스템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저작도구 및 콘텐츠 제작 사업 형태로 형성된다. 따라서 솔루션 시장은 크게 저작도구와 플랫폼 두 가지로 나뉜다. 저작도구의 경우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나모웹에디터나 드림위버, 플래시 등을 비롯해 펜다오피스, 액티브튜터 등이 이에 속했으며, 플랫폼은 콘텐츠의 개발과 전달, 평가, 관리에 이르기까지 교수 학습의 전반적인 과정을 운영하는 학습관리시스템이다.

2002년 e러닝 시장에는 1997년 GVA로 e러닝의 초기 시장을 선도했던 영산정보통신을 비롯해, 아이빌소프트, 포씨소프트, 메디오피아테크놀로지, 한빛네트, NSI 등 국내 업체들을 비롯해, 한국IBM, 한국HP, 한국 썬 등 50여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었다.

2000년까지 e러닝 솔루션의 주요 수요처는 기업 및 e러닝 서비스업체였지만 2001년 들어서면서 사이버 대학 구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부분의 솔루션 기업들은 기업보다는 대학교 및 부설기관을 목표 고객으로 삼았다.

시장조사기관인 KRG에 따르면 2002년 교육용 솔루션 시장은 약 710억 원에 이르렀다. e러닝 서비스 시장의 경우는 기업과 교육, 정부/공공 등 세 부문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한국사이버교육학회는 기업 시장이 600억, 교육 부문이 800억, 공공부문이 200억으로 총 1,600억 원 규모를 형성하며, 콘텐츠 시장의 경우 서비스 시장의 2배에 해당하는 3,2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한국IDC는 국내 기업 e러닝 시장이 연평균 31%로 성장해 2005년에는 5,100만 달러에 이르고 2004년에서 2005년 사이 최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IDC는 또 기업 e러닝 시장에서 IT분야의 e러닝이 주도권을 갖고 있기는 하겠지만 e러닝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그 비중이 점차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익 기반 4년 내 온라인으로 이동

국내 e러닝 업체들은 대부분 각각의 전문 분야를 가진 상태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B2C 업체들이 B2B 시장에 진출한다거나 LSP 업체들이 교육솔루션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오프라인 기반의 교육업체들도 e러닝 사업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영역 확장이 이뤄졌다.

웅진닷컴, 대교, 코네스, 이루넷 등은 오프라인에서의 기반과 수익을 바탕으로 온라인 교육시장에 진입했다. 이들 업체들의 수익기반은 서로 상이했지만 주된 수익모델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교육사업의 형태가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B2B 분야에서는 뚜렷한 선두업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B2C 전문 업체인 온스터디닷컴, 캠퍼스21, 배움닷컴 등이 온라인 기업교육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시스템통합(SI) 업체들도 e러닝 시장에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삼성SDS, 대우정보시스템, 포스데이터, KCC정보통신 등 주요 SI 업체들은 사내 벤처 육성 내지는 온라인 교육 전문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터넷으로 각종 교육 콘텐츠를 공급하는 e러닝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B2B e러닝 분야는 삼성SDS, 삼성경제연구소, 유니텔 등 삼성 계열 3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크레듀가 대기업 중 처음으로 시장에 참여했다. 그동안 삼성그룹 내 인재양성을 위해 개발해온 각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경영관리 영역을 비롯해 전문 직무능력, 어학, 국제화, 정보화, 기초 소양에 걸쳐 50여 개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전략적 의사결정, 경영사례 연구, 리더십, 지식경영, e비즈니스 전략 등에 관한 교육도 실시했다. 또한 사이버 교육 컨설팅과 운영대행은 물론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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