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 정재헌 부사장

[컴퓨터월드] 토마토시스템이 AI 사업에 속도를 낸다. 토마토시스템은 지난 2020년 AI 및 빅데이터 전문기업 솔샘을 인수합병하면서 AI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후 AI사업본부는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개발, 인력 충원 등을 실시하면서 독자적으로 AI 관련 비즈니스를 펼쳐왔다. 그리고 이제는 토마토시스템의 기존 B2B 비즈니스 역량과 AI사업본부의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토마토시스템의 AI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정재헌 부사장을 만나봤다.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 정재헌 부사장

전사적 내실 다지고 AI 사업 속도 낸다

토마토시스템은 국내 UI/UX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핵심 기업이다. 웹표준 UI/UX 플랫폼 ‘엑스빌더6(eXBuilder6)’와 맞춤형 포털 솔루션 ‘엑스포탈(eXPortal)’ 등을 활용해 특히 공공 및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고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중견기업이지만,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섭렵하며 공격적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의 AI사업본부는 이러한 비즈니스 영역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신설됐다.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의 전신은 2005년 설립된 AI 및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솔샘이다. 솔샘이 창립하던 당시에는 아직 국내에서 AI 및 빅데이터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고, 이제 겨우 각 분야를 선도하는 일부 기업과 기관들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솔샘은 2008년부터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개척한 1세대 기업으로 꼽힌다. 당시 솔샘은 AI 기반의 텍스트 분석에 관심을 보이던 법무부나 통일부, 특허청 등 주요 기관의 선도적인 프로젝트들을 다수 수주하며 이름을 알렸다. 자체 개발한 ‘스프링 토피커(SpringTopicker)’ 등을 활용해 비정형 데이터 분석, 특히 텍스트 분석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 2020년 10월, 토마토시스템은 솔샘을 인수합병하고 AI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솔샘 정재헌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AI사업본부를 총괄하도록 하고 그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직원들도 맞아들여, 당시 솔샘이 보유하고 있던 AI 및 빅데이터 분야의 역량과 노하우를 흡수했다. 이를 기존에 토마토시스템이 강점을 가지고 있던 교육 시장의 학사행정시스템이나 포털 솔루션에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목표였다.

다만 AI사업본부는 한동안 토마토시스템의 기존 비즈니스 영역과 큰 시너지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는 토마토시스템이 2017년 출시한 ‘엑스빌더6’가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도입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돌릴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마토시스템은 AI사업본부가 신설된 2020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해왔다. AI사업본부 역시 AI 및 빅데이터 분야의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체적인 비즈니스를 소화해내는 데에 역량을 쏟아야 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비즈니스 기회에 맞춰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았지만, IT 업계 전반의 개발자 부족 문제에 부딪혀 충분한 수를 확보하기에는 부족했다.

토마토시스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비즈니스 분야와 AI사업본부 간의 시너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기존 비즈니스 분야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AI사업본부 역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충분히 내실이 다져졌다는 평가다. 한동안 보류돼있었던 시너지를 본격 발휘하게 되면서 토마토시스템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정재헌 부사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대학 사업 시작으로 AI 기술 적용 영역 확산

Q. AI사업본부는 토마토시스템의 다른 비즈니스와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는지?
당시 AI사업본부 총괄로 토마토시스템에 합류할 때는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각자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비즈니스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토마토시스템이 강점을 갖고 있는 대학 사업 영역에서 기존에 솔샘이 보유하고 있던 AI 및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활용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AI사업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의미 기반의 비정형 텍스트 분석이나 챗봇 기술을 활용하면 대학의 학사 행정 관련 자동응답 서비스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대학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다양한 학사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이곳저것에 산재돼있어서 학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내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단과대학이나 학부별로 나뉘어있는 주요 홈페이지만 2~30개, 학과나 전공별로 구분하면 3~400개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부기지수다. 학생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수백 개의 홈페이지를 뒤져보거나, 차라리 홈페이지 이용을 포기하고 학과 사무실 등에 직접 문의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AI사업본부의 역량을 발휘해 해결할 수 있다. AI사업본부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AI 챗봇 기술과 텍스트 분석 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대학 학사 관련 문의에 대해 자동으로 응답할 수 있는 ‘학사봇’ 서비스를 개발했다. ‘학사봇’ 서비스를 도입하면 사용자의 학사 관련 문의에 대해 AI가 자동으로 응답해주기 때문에, 학교 측의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학생들이 더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실제로 AI사업본부는 서울 및 경기도 소재의 일부 대학들과 ‘학사봇’을 활용한 학사 행정 관련 자동응답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사례가 있다.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의 ‘학사봇’ 예시화면

Q. AI사업본부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AI사업본부는 솔샘 시절부터 축적해온 빅데이터 및 비정형 텍스트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AI 챗봇이나 컨택센터(AICC, AI Contact Cente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적인 의미 기반 텍스트 분석 엔진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학사봇’ 이외에도 식품의 영양 정보나 개인에게 맞춤형 다이어트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칼로리봇’ 등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성능의 엔진을 자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맞춰서 앞단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말하자면 AI사업본부는 토마토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AI 비즈니스의 씨앗이다. 토마토시스템이 기존에 UI/UX 솔루션이나 포털, 데이터 모델링 등 B2B 중심의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면, AI사업본부가 가지고 있는 비정형 텍스트 분석과 같은 기술들을 통해 챗봇이나 AICC 등 B2C 서비스 분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AI 기반 사업의 목표는 B2C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들이 큰 힘이 될 것이다.

Q. 그동안 전사적인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던 이유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기존의 토마토시스템과 AI사업본부가 각자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엑스빌더6’를 포함해 토마토시스템의 주요 제품들이 시장에 안착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AI사업본부 역시 합류 이후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관련 비즈니스를 소화하고 있다. 개발자 가동률로 따지면 지난해 AI사업본부 인원들은 100% 가동됐으며, 올해에도 이미 2월 시점에서 확정된 사업들이 다수 있다. 시장 전반에서 디지털 혁신, 디지털 전환 등이 가속화되면서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토마토시스템의 기존 비즈니스 영역과 AI사업본부 간의 시너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AI사업본부는 토마토시스템 AI 비즈니스의 씨앗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AI사업본부와 토마토시스템의 다른 비즈니스 영역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사적인 비즈니스 자체가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기도 했고, AI사업본부 역시 사내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팀 간에 기술적인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R&D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데, AI사업본부가 토마토시스템에 합류한 이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여줬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도 기회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AI사업본부가 토마토시스템의 다른 비즈니스 영역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례들을 점검하고 관련 기술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우수한 인재들을 충원하려고 한다. 현재 AI사업본부는 휴직자를 포함해 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올해에는 최소 10명, 최대 12명까지도 충원할 계획이다.
 

적극적 인재 확보로 사업 역량 강화

Q.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가 가진 장점은?
무엇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팀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현재 AI사업본부에는 토마토시스템 합류 이후 들어온 직원들도 있지만, 솔샘 창업 당시부터 AI 및 빅데이터 분석 분야를 함께 개척해온 팀원들도 다수 있다. 솔샘 시절부터 함께한 직원들은 짧게는 8년, 길게는 17~18년 동안 경험과 역량을 쌓고 서로 합을 맞춰왔다. 이는 이쪽 분야에 새롭게 뛰어들었거나 직원들의 이직이 잦은 기업들과는 비교되는 장점이다.

최근 챗봇으로 대표되는 대화형 AI 분야에서 오픈AI의 챗GPT(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BM의 왓슨(Watson)이 이슈였고, 왓슨 익스플로러(WEX, Watson Explorer)를 기반으로 만든 서비스가 이목을 모은 적도 있다. 현재 AI사업본부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 중 상당수는 같은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업계의 변화를 경험하고 관련 기술을 공부했던 사람들이다. 같은 시기에 왓슨 같은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고 사업화에 대해 토론한 적도 있으며, 최근에는 각자 챗GPT에 대해 공부하면서 완성도나 시장에 가지고 올 변화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축적되면서 직원들 간의 의식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본다.

Q. 올해 AI사업본부의 주요 과제는?
몇몇 대학에서 학사 정보 자동응답 서비스를 구축한 경험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오늘 학생식당의 점심메뉴였다. 따라서 점심메뉴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자동응답 서비스가 잘못된 메뉴를 안내하면 학생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는 하겠지만, 행정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대신 평소에 점심메뉴를 물어보는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니 만족도가 높다.

그런데 제공되는 정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댓값 역시 함께 커진다. 이전에 어느 협회에서 자격증 관리 방법과 갱신 시기를 안내해주는 자동응답 서비스를 구축한 적이 있다. 이런 서비스는 매우 정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식당 점심메뉴 정보는 조금 틀렸더라도 학생들에게 불만 가득한 전화 몇 번 받는 수준에서 끝나지만, 자격증 갱신 시기 같은 정보를 잘못 안내해서 갱신 시기를 놓치게 만들었다가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AI사업본부가 가지고 있는 AI 기술력과 서비스를 보다 중요하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수한 품질의 AI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 따라서 토마토시스템 AI사업본부는 R&D와 직원 교육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적극적인 인재 모집을 통해 우수한 직원들을 확보하고자 한다.

Q. AI사업본부가 원하는 인재상을 설명한다면?
최근 미국에서 챗GPT에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미래에 가장 떠오를 직업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한다. 요새 이곳저곳에서 챗GPT가 만능의 도구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주어진 질문에 대해 상당히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하는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가 질문을 제대로 던질 수 없는 사람이라면 챗GPT는 가치없는 기술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챗GPT로 예시를 들긴 했지만, AI 자체가 학습 과정에서 작은 수치 조정만으로도 결과값이 아예 달라질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 AI사업본부가 강점을 갖고 있는 비정형 텍스트 분석 분야는 더욱 그렇다. 문장의 토씨 하나가 달라져도 돌아오는 답변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주어진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질문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문과적인 소양이 있는 IT 전문가, 혹은 IT 지식을 가지고 있는 문과 출신이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그래서 요새 AI사업본부에 있는 개발자들에게도 책이나 사설을 많이 보라고 말한다.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을 AI에게 이해시킬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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