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코아 솔루션센터 SDR팀 김기동 수석, 최광회 수석

[컴퓨터월드] 올해 상반기 중 IT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챗GPT(ChatGPT)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베타 버전으로 처음 공개된 챗GPT는 편리한 사용성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검색과 자연어처리 서비스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공룡 IT 기업들은 챗GPT에 대항하기 위해 앞다투어 독자적인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비즈니스 IT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에 챗GPT를 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데이터 비즈니스 전문기업 엔코아는 자사의 핵심 솔루션인 ‘데이터웨어 DA#(DATAWARE DA#)’에 챗GPT 기술을 탑재한 ‘DA# AI 파워드 팩(AI Powered Pack)’을 공개했다. 챗GPT 기술을 활용해 어렵고 반복적인 데이터 모델링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코아 솔루션센터 SDR팀 김기동 수석과 최광회 수석을 만나봤다.

엔코아 솔루션센터 SDR팀 최광회 수석(왼쪽), 김기동 수석
엔코아 솔루션센터 SDR팀 최광회 수석(왼쪽), 김기동 수석

챗GPT로 데이터 표준화 공수 절감 실현

‘데이터웨어’는 엔코아의 데이터 솔루션 브랜드로, 기업 내 데이터 라이프사이클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 관리 제품이다. 데이터 관리에서 필수적인 기능들을 각각의 전문화된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전체 라이프사이클의 유기적인 연결과 통합을 가능케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META#, DQ#, DV# 등 데이터웨어를 구성하는 솔루션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하게 갖춰지고 고도화되면서, 각각의 솔루션들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해 한층 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DA#은 데이터웨어 솔루션 라인업 중에서는 최고참 중 하나로, 데이터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 모델링 도구다. 데이터 아키텍트(DA, Data Architect)가 데이터 모델링이나 표준화, 모니터링 등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코아는 국내에서 데이터 모델링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하고 관련 시장의 형성과 성장을 주도해온 기업이니만큼 데이터웨어 DA#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신뢰성 역시 무척 높다.

하지만 데이터 모델링이나 표준화는 기본적으로 무척 많은 시간과 공수가 들어가는 업무다. DA#과 같은 전문적인 도구들을 활용해도 여전히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많고, 담당자의 경험치와 노하우에 따라 결과물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대부분은 데이터 아키텍트를 보유하지 못해 엔코아와 같은 전문기업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과정에서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은 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에 엔코아는 DA#에 챗GPT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아키텍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 표준화 업무를 자동화했다. DB 논리명 분석‧변환, 텍스트 기반의 고객 요구사항 분석 및 테이블‧컬럼 자동 생성 등 기존에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했던 많은 업무들을 클릭 한 번으로 자동화함으로써 데이터 모델링 업무의 난이도를 낮추고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자체적인 데이터 아키텍트가 없는 기업들 역시도 기존보다 편리하게 데이터 모델링과 표준화 관리가 가능해졌다.

AI 파워드 팩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엔코아 솔루션센터 SDR팀 김기동 수석과 최광회 수석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기대 효과 높은 ‘DA#’에 GPT 우선 적용

Q. 엔코아에서 맡고 있는 주요 업무와. 솔루션센터 SDR팀의 역할은?

김기동 수석: 10여년 전에 최광회 수석과 입사 동기로 엔코아에 합류했다. 이후 데이터웨어 DA# 등 솔루션 개발을 맡아 진행해왔으며, 전반적인 제품 설계와 개발, 관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DA#과 관련해서는 출시 초기부터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에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SDR(Solution Development and Research) 팀은 엔코아가 데이터 솔루션 비즈니스에 무게를 실으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부서다. 기존에는 솔루션센터 안에서 주요 제품군별로 팀이 나누어져 있었는데, 이를 직접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는 부서와 외적인 컨설팅 및 고객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로 구분하면서 SDR팀을 신설했다. 현재 SDR팀의 주요 역할은 데이터웨어 제품군 개발 및 고도화와 내‧외부 요구사항 반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챗GPT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상을 설명한다면?

최광회 수석: 챗GPT가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매스컴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보면서도 그리 큰 감흥은 없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들 전문적인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챗GPT를 사용해보니까 나오는 결과물의 수준이 무척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팀 회의를 거쳐 챗GPT를 데이터웨어 제품들에 적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

김기동 수석: 비슷한 의견이다. 몇 년 전부터 AI나 머신러닝 등의 용어가 갑자기 엄청난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챗GPT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 빅스비(Bixby)나 애플 시리(Siri)처럼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신기하고 편리한 도구로 쓰일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 솔루션 영역으로 넘어오면 비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개발자 커뮤니티나 언론에서 챗GPT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길래 궁금해서 한 번 사용해보게 됐는데, 사람이 직접 답변해주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수한 결과물이 도출돼서 무척 인상깊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AI와는 결이 다른 느낌이었다.


Q. 데이터웨어 제품군 중 DA#에 챗GPT를 가장 먼저 적용한 이유는?

최광회 수석: DA#은 데이터 모델링에 전문화된 도구다. 사용자 요청에 맞춰서 직접 데이터 모델링을 하거나 DB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하는 게 일반적인 작업 형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너무 많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동안 현행 정보 분석이나 텍스트 기반의 요구사항 분석 등 많은 공수가 필요한 부분을 자동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데 챗GPT를 적용하면 해당 문제들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기동 수석: 데이터웨어의 다른 제품들에 비해 사용할 대상이 명확하고 기대 효과도 분명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모델링 과정에서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 분석에 사용하기에 기초 데이터로 사용할 만한 요소들이 많이 확보돼 있었다. 또한 DA#은 클라이언트 설치형 제품이다보니 챗GPT를 이용하기 위한 망 구성이 간편하고 테스트에 용이한 환경이라는 것도 장점이었다.


직관적이고 쉬운 기능으로 사용성 높여

Q. 데이터 모델링에 챗GPT를 도입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김기동 수석: 보통 데이터 모델링 작업은 주니어 데이터 아키텍트들이 어려운 판단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을 초벌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초자료가 없이 백지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어느 정도 기반을 만들어놓고 고쳐나가는 것은 작업 효율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주니어 데이터 아키텍트들이 초벌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시니어 데이터 아키텍트나 전문 컨설턴트들이 결과물을 정제하는 순서로 작업이 진행된다.

챗GPT의 역할은 기존에 주니어 데이터 아키텍트들이 수행하던 귀찮고 반복적인 업무들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DB 객체에 대한 논리명 변환, 업무 요구사항 분석 및 테이블 생성 등 귀찮고 반복적이지만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업무를 챗GPT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아키텍처들의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다.

예를 들어 영문으로 작성된 DB 객체 명칭들을 모두 한글로 변환한다고 하자. 기존에는 사람이 한 시간 이상 붙들고 있어야 하는 정도의 업무량이라면, 챗GPT에게 맡기면 길어도 30초 이내에 수행해준다. 사용자는 챗GPT가 나놓은 결과물을 검수하기만 하면 된다. 결과물의 정확성도 무척 높다. 내부적으로 수행한 테스트에서는 전문 컨설턴트들이 수행한 것과 챗GPT가 수행한 것을 놓고 비교했을 때 60% 이상이 완벽히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의미적으로 유사한 것까지 포함하면 9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

김기동 수석: DA#에서 특정 DB의 테이블이나 컬럼들을 도식화해보면 처음에는 모든 DB 객체들이 영문으로 작성돼있다.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의미의 한글명들로 변환할 필요가 있다. 이때에는 사전에 만들어놓은 표준사전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리 만들어놓은 게 없다면 담당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맡긴다. 예를 들어 ‘JobID’는 ‘직업ID’로, ‘JobTitle’은 ‘직업명’으로 변환하는 식이다.

‘DA# AI 파워드 팩’은 장문의 요구사항을 분석해 필요한 엔티티를 도출할 수 있다.
장문의 요구사항을 분석해 필요한 엔티티를 도출할 수 있다.

여기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 DA# AI 파워드 팩에는 챗GPT 기반의 ‘컬럼명 추론분석’ 기능이 탑재돼있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사전 학습된 데이터에 비추어 영문 컬럼명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한글명으로 변환해준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단 몇 번의 클릭과 십수초에 불과한 시간이다.

텍스트로 작성된 요구사항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고객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장문의 텍스트로 작성해서 전달한다. 그러면 데이터 아키텍트는 요구사항을 읽고 실제로 어떤 엔티티가 필요하고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파악한 후 최종적으로 모델링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DA# AI 파워드 팩에서는 장문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챗GPT에게 던져줄 수 있다. 그러면 해당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엔티티들을 도출해주는 것은 물론, 가장 적합한 형태의 초안까지 제안해준다. 데이터 아키텍트는 챗GPT의 제안을 확인하고 점검하는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

이러한 기능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사용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DA#은 데이터 모델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다소 어렵고 전문가들을 위한 도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챗GPT를 기반으로 새롭게 탑재한 기능들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대량의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데이터 모델링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각 기능의 이름도 최대한 직관적으로 짓고 UI도 단순하게 구성했다.


Q. 챗GPT를 활용하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최광회 수석: 일반적으로 챗GPT가 다른 서비스들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은 DA# AI 파워드 팩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잘못된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얘기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과 같은 문제들 말이다. 챗GPT의 문장력이 뛰어나서 대답을 그럴싸하게 하기 때문에 속아넘어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챗GPT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사용자가 검수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이는 비단 챗GPT만이 아니라 앞으로 나올 AI 기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다.

김기동 수석: 챗GPT가 개별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게 100% 정확한 결과물을 주지는 않는다. 범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를 주는 것이다. 그러니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갖추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들과 비교하면 결과물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결국은 도메인 널리지를 갖춘 전문가가 개입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챗GPT는 어려운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초벌작업을 수행하는 것이지, 최종적으로 데이터 아키텍처를 결정하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은 컨설턴트와 데이터 아키텍트의 역할이다.


Q. IT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란?

김기동 수석: 요새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IT 기술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진짜 좋은 기술들도 많지만 사실 알맹이는 없는 기술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자들은 무엇이 쓸만한 기술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이미 검증된 기술들을 찾고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단 뭐든지 다양하게 써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프로젝트나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겠다, 뭔가 조금이라도 향상되는 부분이 있겠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도입해보고 피드백도 나누는 경험을 하면 좋겠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라는 소리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들을 직접 접해보고 평가해보는 경험을 쌓으라는 것이다.

최광회 수석: 비슷한 생각이다. 개발자에게는 기술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쌓아나가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엔코아에서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대해 적극 장려하는 편이다. 개발자라고 해서 지금 당장 내 눈앞에 있는 프로그램이 관성적으로 잘 돌아가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최신 기술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어디를 어떻게 건드리면 비즈니스가 나올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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