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설립보다는 기존 조직 활성화에 힘써야 할 때

[컴퓨터월드] 최근 특정 IT 산업 분야에 ‘돈’이 몰릴 기미가 보이자 관련 협·단체들이 대거 설립되고 있다. 클라우드 분야에도 이러한 양상이 엿보인다. 공공, 금융, 제조 등 모든 산업군에서 클라우드 전환과 고도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자 관련 협·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뜻이 맞는 여러 기업이 모이며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클라우드 관련 협·단체들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산업과 관련한 협·단체는 대표적으로 사단법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와 한국클라우드사업협동조합, 한국클라우드컴퓨팅연구조합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관련 협회는 산하에 많은 협의회를 두고 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산하 ‘C.C.A’,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SaaS 추진협의회’, 한국상용소프트웨어협회 산하 ‘클라우드 분과위원회’와 같은 협회 산하 단체부터 기업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협의회(CDA) 등이 존재한다.

물론 이들 협·단체는 올바른 클라우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비즈니스 추진력이 약한 기업에 도움을 주는 등 등정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협·단체들이 각각 목소리를 높이다 보면 오히려 그 목소리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생긴 것이다. 클라우드 관련 협·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올 경우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클라우드 기업 대표와 만나 클라우드 협·단체와 관련해 얘기하던 중, 그 대표는 “관련 단체가 너무 많고 협·단체에 가입해도 제대로 활동하지 않을 것 같다. 산업 발전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는 듯하다”는 말로 부정적인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힘써왔던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SaaS 추진협의회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국에 너무 과하게 많은 협·단체가 나타나 힘이 분산되고 있다. 시장에서 나름대로 이름이 있는 업체들이 협·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협·단체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카르텔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이제 막 개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선 국내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개선 사항, 불공정함에 대한 비판,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공동 협업 등과 같은 목소리가 필요하다. 협·단체가 많을 경우 한 목소리로 이러한 주장을 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특정 집단을 위한 목소리를 국내 산업 활성화로 포장하는 협·단체도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은 협·단체를 만들기보다는 기존 조직을 활성화시켜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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