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수수료 21년 10%에서 올해 5%로 절반이나 인하, ‘갑질’ 논란

[컴퓨터월드] 美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사의 국내 공공조달총판기업인 ㈜에스피케이(이하 SPK, 대표이사 이승근, 사장 신철우)가 협력 파트너인 리셀러들에게 지급할 판매 수수료를 2021년 이후 일방적으로 매년 인하하고 있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공공조달제품은 3년 동안 고정가격을 그대로 공급하는 게 계약조건인데, 판매 수수료를 지난해에 3%, 그리고 올해 초 또다시 2%를 인하해 2021년 10%였던 수수료를 2년 만에 절반인 5%로 대폭 인하한다는 것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며 리셀러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SPK 신철우 사장은 이에 대해 “조달 단가는 MS의 정책에 따른 것이고, SPK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대금액도 MS가 결정한다. 상세 내용은 MS와의 계약상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현재 조달등록 가격이 최선”이라며, “그동안 MS는 매입 단가를 3년 전 50원에서 80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또한 MS는 신제품 발표 때마다 가격을 인상하는데, 이를 곧바로 적용하면 마진이 확 줄어든다. 해서 이를 한 번에 인상하지 않고 MS와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올렸다. 작년 1월 1일 기준으로 한꺼번에 반영시켜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신 사장이 밝힌 대로 MS는 지난 2021년 10월 5일 ‘오피스 2021’과 ‘윈도우 11’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조달 단가는 계약한 날짜를 기준으로 3년 동안 고정돼 있어 2021년 인상했다고 해서 3달도 안 된 시점인 2022년 1월부터 곧바로 반영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조달청 홈페이지에는 오히려 조달 단가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374,000원(2019년)에서 407,000원(2021년)으로 33,000원(8.8%)이나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 다시 말해 조달 단가가 인상됐기 때문에 MS가 가격을 인상했더라도 수수료를 인하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인상해야만 한다는 게 리셀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내 SPK 공급 제품. 2019년 대비 2021년에 가격이 33,000원(8.8%) 인상됐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내 SPK 공급 제품. 2019년 대비 2021년에 가격이 33,000원(8.8%) 인상됐다.

사실 MS가 지난 3년 동안 자사의 전체 제품 가격을 공식적으로 인상한 것은 지난 4월 1일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미 MS사는 ‘환율 변동으로 한국과 아시아 지역 제품 가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모든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라고 공식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철우 사장이 “매년 구입 가격 인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리셀러들(서울지역 7개 기업 대표)은 SPK의 이 같은 일방적 수수료 인하의 문제점을 해결해보기 위해 지난해 3월 이승근 대표와 신철우 사장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당시 신철우 사장은 “MS 제품 판매를 통해 얻는 마진율이 약 11% 정도밖에 안 된다. 따라서 7%로 인하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러나 조달등록 가격이 올라가면 수수료 인상을 고려해 보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조달청 공급단가는 GA(Government Agreement) 2021년과 GAS 2021년은 각각 8.8%와 5.8% 인상됐는데, SPK는 수수료를 오히려 2%를 더 인하해 리셀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센 상황이다. 이후 리셀러들은 또다시 이승근 대표와 신철우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작년 3월 만남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한다.

리셀러들은 SPK의 수수료 인하로 인해 “몇천만 원에서 수억 원 이상 크게 줄어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라며, “수수료 증감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하하고, 더욱이 현장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하는 협력 파트너인 리셀러 대표들의 면담 요청에 1년 이상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리셀러는 이에 따라 ‘불공정 거래’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위반사례 호소를 예고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MS 제품 판매에 소극적이거나 대체할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MS 제품을 다른 산업 분야에 공급하는 총판사 역시 지난 4월 이후 리셀러에게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를 인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총판사는 사전에 리셀러들에게 수수료 인하 배경에 대해 한시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임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PK, 2022년 순매출 138억·순익 19억·대주주 배당금 15억 등 재무상태 양호

“마진 줄어든다”며 지급수수료는 2년 만에 절반 이하로↓, ‘독점적 횡포’

美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사의 국내 공공조달총판기업인 ㈜에스피케이(이하 SPK, 대표이사 이승근, 사장 신철우)와 협력 파트너인 리셀러들 간의 갈등은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수수료를 인하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그것도 사전 양해나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했고, 지난해 3월 만남의 자리에서 신 사장이 밝힌 “조달등록단가를 높여주면 더 올려 주겠다”라는 의견과는 달리, 오히려 올해 수수료를 2%나 더 내려 SPK에 대한 리셀러들의 반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본지는 이와 관련, 리셀러들이 지적하는 수수료 인하 등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이승근 대표와 신철우 사장에게 질문(8개 항목)을 이메일로 보내 답변을 요청했다. 신 사장은 그러나 “직접 만나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본사를 직접 찾아왔다. 그는 조달등록 과정, MS와의 계약 및 마진율 결정 과정, 라이선스 구매 방식, 그리고 영업 과정 등에 대해 SPK의 입장에서만 설명했고, 본 기자가 요청한 세부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 이후 신 사장의 설명을 토대로 사실확인을 위해 다시 리셀러들을 대상으로 취재했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사실 확인을 위해 또다시 신철우 사장에게 2차 질문(13개 항목)을 보냈다. 신철우 사장은 그러나 직접 찾아와 설명한 내용에 부가적인 설명과 두 개의 질문, 즉 ▲‘수금조차도 SPK가 리셀러에게 부탁한다’와 ▲‘MS 눈치를 보며 조달 단가를 적절하게 인상하지 못한 것에 책임이 있다?’라는 것으로 요약(SPK 입장에서)해 답변해 왔다.

아무튼 SPK와 리셀러들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수수료 인하 및 계약 내용 등을 거의 모두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는 데 있고, 두 번째는 ▲‘조달등록단가 인상 시 수수료 인상’이라는 신철우 사장의 말 뒤집기 정책에 따른 배신감, 그리고 ▲이를 해결해보려는 리셀러들의 면담 요청에도 1년 이상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내 SPK 공급 제품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내 SPK 공급 제품들

갈등 원인은 ‘일방적 정책 결정’

우선 수수료 인하와 관련, 신철우 사장은 지난 7월 3일 본사를 직접 찾아와 설명했고, 이후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2개 질문으로 요약해)도 회신해왔다. 주요 내용을 요약정리하면<표 참조>, 신 사장은 “MS에서 라이선스 매입 단가가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조달등록은 고정가격으로 2~3년 동안 변동이 안 되는 구조이다. MS의 매입 가격은 신제품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 이 가격을 바로 적용하면 마진이 확 줄어든다. 따라서 한꺼번에 올리지 않고 MS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올렸고, 작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한꺼번에 반영돼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영리활동을 하는 회사로서 마진을 확보해야 하고, MS와 고객 양쪽으로 법적인(계약적인) 책임을 갖고 있음에도 최대한 많은 부분을 배려해 Sales Agent(리셀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리셀러들은 그러나 “그렇다면 인상된 매입 가격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양해를 구하는 게 상호 협력관계가 아닌가?”라며, “그 이전 총판사들은 MS와 이뤄지고 있는 변동사항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했다. 그런데 SPK는 그런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물론 법적인 책임은 SPK에 있다. 그러나 법적 책임이라는 것은 계약당사자 간의 상호 인정을 바탕으로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SPK는 거의 모든 결정을 너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고 계약서에 사인만 하라는 식의 정책은 결코 그 누구라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더욱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보기 위해 면담 요청을 했는데도 이승근 대표와 신철우 사장은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라고 리셀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면담 요청도 1년 이상 ‘무응답’

아무튼 신철우 사장이 보낸 온 첫 번째 답변은 본 기자가 질문한 리셀러들이 제기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영업은 리셀러들이 주도하고 수금조차도 SPK가 부탁해서 고객이 빨리 검사 및 검수해 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를 “수금조차도 SPK가 리셀러에게 부탁한다”라는 질문으로 바꿔 답변해왔다. 즉 신 사장은 “SPK는 조달청이 관리하는 조달청 디지털 서비스몰에 제품을 등록하고, 수금 또한 이 몰을 통해 수금하고 있다”라며, “SPK가 납품계를 등록하고 고객이 승인하면, 8시간 이내 조달청이 먼저 대금을 지급한다(대지급). 전체 고객님 중 80% 정도는 대지급 절차를 사용 중에 있다. SPK의 90% 이상 고객은 납품계 등록 이후 빠른 승인을 하여 대금이 바로 들어오고 있다. 일부 고객들의 담당자 변경, 프로젝트 지연 등의 사유로 납품계 승인이 지연되고 있으나 이는 소수의 고객에게만 발생하고 있다. 그것도 SPK가 직접 콘택(contact, 접촉) 하고 Sales Agent(리셀러)에게 요청해 함께 고객을 접촉합니다만, 이는 SPK가 Sales Agent에게 요청하는 업무의 하나이다”라고 답변했다.

리셀러들은 이에 대해 “SPK는 리셀러의 영업 주도하에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 직접적인 영업이나 수금은 하지 않는다”라며, “고객 영업은 리셀러가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노력해서 일군 결과물이지 수시로 바뀌는 조달 총판이 영업을 주도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SPK의 27개 리셀러(서울 8개, 지방 19개)들 가운데 대다수는 공공분야만 20년 이상 영업을 해오고 있고, 25년 이상도 몇몇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SPK는 지난 2016년부터 조달총판사로 등록했다. 즉 SPK 같은 조달 총판사는 공공분야 영업 경험이 짧아 이 분야에 경험이 많은 리셀러들을 선정해야만 매출 증대는 물론 고객관리도 잘 할 수 있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셀러를 선정하는 기준도 고객들을 속속들이 잘 파악하고 있고, 두터운 신뢰를 구축해 놓은 기업들이 우선이라는 게 리셀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시 말해 SPK가 MS를 대신해 공공분야 영업을 맡고 있지만, 현장에서 실질적인 영업은 리셀러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관계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영업은 ‘SPK’가 아니라 ‘리셀러’가 주도

K모 리셀러 대표는 “과거 조달 대행사였던 티와이디지털에서부터 총판이었던 가온아이, 테크데이타 등의 파트너로서 공공분야 영업을 20년 이상 해 왔지만 SPK처럼 일방적으로 수수료 등의 정책을 펼치지는 않았다”라며, “신철우 사장은 작년 만남의 자리에서 지급수수료가 너무 많아 수수료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만약 그렇다면 인상된 매입 단가를 공개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인상된 매입 가격을 오픈하라고 요청도 했다. 그러나 SPK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 같은 처사는 공공조달총판기업이 SPK 한 개 기업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한 독점적 횡포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또 다른 리셀러 H 대표는 “수십 년을 공공고객을 모시면서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제품의 버전 업 및 문제 발생 시 달려가 해결해 주고 인맥을 유지하면서 영업을 한 것은 리셀러가 거의 다 했다고 감히 장담한다. 그동안 MS에 대한 불신이 많았던 공공기관과의 신뢰를 쌓고 MS 매출을 10배 이상 성장시킨 주역도 리셀러들이다”라고 K모 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다.


MS는 리셀러들의 마진 악화에 ‘나 몰라라’

한편 신철우 사장이 ‘MS 눈치를 보며 조달 단가를 적절하게 인상하지 못한 것에 책임이 있다?’로 본 기자의 질문을 요약해 답변해왔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MS의 정책에 따라 LSP인 SPK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MS가 결정한다. 이는 글로벌 정책으로 상세한 내용은 MS와 체결한 계약상 컨피덴셜(confidential, 비밀) 의무를 갖고 있어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현재 조달등록 가격이 최선의 결과이고, 이 또한 적용 시기를 늦추어지도록 MS와 협의를 꾸준히 해 온 덕에 얻은 결실이다”라며, “MS가 LSP에게 가격 정책을 부여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업활동,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규제) 준수를 위한 노력 및 투자 등 SPK가 조달 LSP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Sales Agent(리셀러)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신철우 사장은 답했다.

K모 리셀러 대표는 이에 대해 “조달 단가는 총판대행사인 SPK와 조달청이 협의해 정한다. 그런데 MS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금액에 왜 상한선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만약 그렇다면 SPK는 MS에 조달대행사와 리셀러의 마진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조달단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충분한 설득과 설명을 했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게 했는데도 MS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수십 년간 한국에서 MS 제품을 팔아온 리셀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MS는 매년 10~20% 이상 성장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의 제품을 팔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마진 악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토로했다

신철우 사장은 두 번째 답변에서 “리셀러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지를 보여 주겠 다”라며 지난해 상위 5개 리셀러들에게 지난해 지급한 지급수수료, 영업 및 기술 인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즉 SPK가 지난해 상위 5개 리셀러들에게 지급한 수수료는 33억 6,800만 원(1개 기업당 약 6억 7,000만 원)이었고, 영업과 기술 인력은 각각 16명과 7명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력에 비해 수수료 지급이 많았다는 게 신철우 사장의 의견이다.

리셀러들은 그러나 “SPK는 이 같은 수수료가 많다고 지적하는 것 같은데, 과연 20년 이상 영업해 온 기업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라고 오히려 묻고 싶다”라며, “10%였던 지난 2021년에 비하면 작년에는 3%나 줄어든 금액이고, 올해는 수수료가 5%로 떨어졌기 때문에 지급수수료는 3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SPK는 3년 전보다 그만큼 이익을 더 낼 게 분명하다는 게 리셀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본 기자가 파악한 영업 및 기술 인력은 신철우 사장이 밝힌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SPK, 2022년 SCK에 수수료 16억 지급

한편 본 기자는 이에 따라 SPK의 재무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SPK의 감사자료를 찾아봤다. 이 자료에 따르면 SPK는 지난해에 순매출액(매출액에서 매입을 제외한 금액)은 138억 원이었고, 당기 순이익은 19억 3,500만 원으로 적지 않은 이익을 낸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문제는 SPK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에쓰쎄븐(S7)과 계열사인 ㈜에쓰케이(SCK)에 지급수수료를 지난해에만 각각 3억 1천만 원과 16억 1,6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어떤 대가의 수수료인지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특히 SCK는 공공분야가 아닌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유통하는 기업인데, 이 회사로부터 100억 원 이상을 매입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SPK는 또 대주주에게는 지난 한 해만 1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이 회사는 에쓰쎄븐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SPK는 지난해 에쓰쎄븐과 계열사인 에스핀(SpinTech)에 각각 93억 1천만 원과 85억 원을 대여(대여금)해 주기도 했는데, 매입 단가 인상으로 경영이 어렵다는 SPK측의 설명은 리셀러들을 쉽게 납득시킬 수 없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L모 리셀러는 이와 관련, “SPK는 그동안 발주를 SPK만이 아닌 SCK와 SpinTech로도 했고, 세금계산서도 이들 기업 앞으로 발행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SPK와 계열사인 SCK와 SpinTech, 그리고 지주사인 S7 등 간의 거래 및 대여금, 배당금 지급 등을 어떻게 이해해야만 할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신철우 사장은 “IT 사업 자체의 성장이 둔화돼 마진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고, 글로벌 벤더들이 유통사업보다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는 클라우드 상품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당사 같은 유통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힘든 상황”이라며, “당사가 조금 더 양보하면 모두가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많은 부분을 배려하며 운영하고 있었지만 잘 인식되지 않은 것 같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라고 답변 말미에 밝혔다.

그러나 신철우 사장은 그 이후 리셀러 대표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보기 위한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표> SPK의 답변과 이에 대한 리셀러들의 반박 내용 정리

 

SPK

(신철우 사장의 설명과 답변 요약)

리셀러들의 반박

1. 영업은 누가 주도하나?

영업 대상(고객)은 SPK가 정한다. 라이선스 모두 다 쓰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 등은 SPK와 논의해 결정한다. 영업의 주체는 SPK이고,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 실제 영업은 리셀러들이 해왔고, 수금조차도 SPK가 부탁해서 고객이 빨리 검사 검수를 하고 계산서도 발행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한다. 이러한 관행은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노력해서 일군 결과물이지 수시로 바뀌는 조달 대행사인 SPK가 영업을 주도하지는 않았다.

- 계약, 검수, 기술지원 업무 등을 리셀러들의 리소스 투입 없이 SPK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고, 아울러 리셀러들 없어도 SPK가 고객을 직접 영업하고 대응/관리할 수 있는지도 묻고 싶다.

- SPK가 영업하는 곳은 전체 공공기관의 10%도 되지 않는다. 그 10%조차도 직접 영업하는 게 아니라 수십 년간 고객을 지원해 온 리셀러와 협력을 통해 진행한다.

2. 트루업에 따른 역할 관계는?

기존 100개는 유지하는 것이라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기능 소개하면서. 고객은 50개 더 살 테니 설치지원을 요청하면 해주기도 한다. 이를 트루 업(True up, 증가)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걸 리셀러들이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

- 기존 100개는 유지하는 것이라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오히려 SPK이다. 리셀러가 신규로 고객을 연간 계약에 인입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 리셀러가 영업을 열심히 해서 이미 해 온 것이기 때문에 SPK가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트루 업을 해서 마진을 챙기려고 노력하지 않는 리셀러가 어디 있겠는가?

- 또한 트루 업 수량의 증가율만으로 리셀러의 노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MS가 오너십을 갖고 세미나 및 기능 소개 등을 하면 트루업이 된다기보다 MS가 드라이브할 수 있게 사전 작업을 하고 조율하는 것이 리셀러의 역할이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관계였다.

3. 추가 수수료 지급은?

여유가 있을 때 수수료를 더 주는데, 나름대로 영업권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한 번도 더 받은 적 없다.

4. 수수료 인상 노력은?

벤더(MS)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가격 안 올리도록 많은 역할을 해왔다. 교육용처럼 어느 날 1%, 3% 내리지 않고 노력 많이 해왔다.

수수료를 안 올리도록 역할을 많이 했던 게 아니라 조달 단가 인상을 통해 리셀러가 사업을 영위하고 새로운 영업에 투자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 SPK는 MS 눈치 보며 조달 단가를 적절하게 인상하지 못했다.

5. MS에 조달 단가 인상에 따른 사전 설명 여부는?

MS는 할인해주는 만큼 대부분의 베네핏(benefit)을 고객에게 가도록 해 놨다. 즉 SPK 유통 마진은 제한돼 있다. 이를 어기면 파트너십에서 드롭(drop, 그만두다)이 된다.

- 왜 MS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금액에 상한선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SPK가 MS에 조달 대행사와 리셀러의 마진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조달 단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충분한 설득과 설명을 했는지 궁금하다.

- 만약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는데도 MS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이건 수십 년간 한국에서 MS 제품을 팔아온 리셀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아닌가?

MS는 매년 10~20% 넘게 성장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 정작 자신들의 제품을 팔고 있는 한국 기업의 마진 악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6. 영업구조는?

MS, 총판, 리셀러, 고객 4자 거래 구조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MS, SPK, 고객 3자 거래다. 우리는 LSP라는 자격을 갖고 있다. MS 입장에서 마진을 얼마 줄지 다르게 책정한다. 2019년도에 LSP로 바뀌면서 3자로 바뀌었다. 기본 틀이 바뀐 거다.

- 리셀러들은 바뀐 게 없다. MS, 공공, 총판, 고객, 그 사이에서 영업 수수료 받아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공공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리셀러들의 영업이익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권한 없는 대리점(?)도 아닌 중간 심부름꾼 수수료 조금 던져주는 그런 구조로 전락시켜 버렸다.

- 몇 번씩 바뀐 조달대행총판이 영업해서 만든 시장이 아니고 파트너들이 전국으로 영업해서 만든 건데 MS가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도대체 누가 다 가져가는 것인가?

- SPK의 주장대로라면 MS가 한국에서 20여 년 넘게 영업해온 리셀러들을 버리고 88%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악덕 유통 구조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외국계 기업 어디든 이런 유통 마진 구조는 없을 것이다.

7. 마진 구조는?

SPK 6.6%, 리셀러 5%이다.

SPK가 직접 고객을 영업 및 관리하는 리셀러들보다 이익이 더 많은 구조가 과연 타당하다고 보는가?

8. 수수료 인하 이유는?

조달등록 시 매출 단가는 3년간 고정이나, MS로부터의 매입 단가는 계속 인상되어 리셀러들에 대한 수수료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

- 매입 단가 인상과 리셀러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가?

- 실제로 SPK는 2022년도 결산공고에서 순익(매출에서 매입을 제외한 금액)이 138억 원이고 영업이익도 16.37억 원을 냈다.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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