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포스트그레SQL’의 성장세 힘입어 영향력 확대
엔진 코어까지 다루는 기술력 앞세워 사업 수주 이어져

[컴퓨터월드] 비트나인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 초 본격적으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 시장 공략에 들어간 비트나인은 포스트그레SQL(PostgreSQL) 기반 ‘아젠스SQL’를 앞세워 공공 금융권 사업을 수주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비트나인은 특히 코어 엔진 레벨 단까지 관리할 수 있는 R&D 역량과 탄탄한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확대되고 있는 오픈소스 DBMS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경쟁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변화하는 DBMS 시장…떠오르는 ‘포스트그레SQL’

클라우드가 주류로 떠오르며 DBMS 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 DB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변화는 그동안 상용DB 제품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해 왔던 오라클의 점유율 변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매년 발표하는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보고서’를 보면, 2018년 공공부문에서 오라클은 7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3년 보고서에는 63%로 5년 사이 점유율이 약 10%P 감소했다. 특히 2023년 보고서에서는 2018년에 없었던 포스트그래SQL의 점유율이 2.68%로 나타나 오픈소스 기반 DB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DBMS 벤더(상위 5개) 현황 (단위: 개, %) (출처: 행정안전부)
​2018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DBMS 벤더(상위 5개) 현황 (단위: 개, %) (출처: 행정안전부)
​2023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DBMS 벤더(상위 5개) 현황 (단위: 개, %) (출처: 행정안전부)
​2023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DBMS 벤더(상위 5개) 현황 (단위: 개, %) (출처: 행정안전부)

‘소프트웨어(SW) 유형별 국산화 현황’에서도 위와 같은 흐름이 발견된다. 외산 DBMS 비율이 2018년 90%에서 2023년 79%로 11%P 감소하는 사이, 국산 DBMS는 9%에서 20%로 성장했다. 국산 DBMS 점유율 확대는 상당 부분 오픈소스 DB가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장변화는 오픈소스 DBMS 성능이 안정화됐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비싼 가격 등 여러 불만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어 오라클을 사용해야 했던 수요자들이 오픈소스 DB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포스트그레SQL(PostgreSQL)’이다. 포스트그레SQL은 SQL 표준을 준수하며 복잡한 쿼리를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어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러 오픈소스 DB 중에서도 포스트그레SQL은 특히 강력한 커뮤니티를 토대로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트그레SQL은 다른 오픈소스DB보다 오라클DB와의 호환성이 높은 제품을 개발하기에도 적합해 오라클의 영향력이 큰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8년에 공공부문 DBMS 상위 5개 벤더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포스트그레SQL이 2023년에 2.68% 점유율로 5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탄탄한 R&D 역량과 24시간 기술지원 서비스가 강점

지난 10년간 포스트그레SQL에 대한 기술력을 쌓아온 비트나인은 포스트그레SQL 기반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인 ‘아젠스그래프(AgensGraph)’를 출시한 데 이어, 포스트그레SQL 기반 RDBMS 솔루션 ‘아젠스SQL(AgensSQL)’을 발표하고 관계형 DBMS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젠스SQL 주요 기능 5가지
아젠스SQL 주요 기능 5가지

오픈소스 엔진을 기반으로 하지만 상용 DBMS에 상응하는 기능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 ‘아젠스SQL’의 장점 중 하나는 ‘오라클 호환성’이다. 포스트그레SQL은 아키텍처가 오라클과 유사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다고 평가받는다. 비트나인은 쿼리 개수, DB 문법 등 여러 요소 작업을 지원, 관련 애플리케이션 마이그레이션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젠스SQL은 오라클 제품과의 호환성이 높아 통상 20%의 공수만 투입하면 이관할 수 있다. 20%의 노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트나인은 자동 이관할 수 있는 자체 기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트나인의 또 다른 강점은 R&D다. 오픈소스는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성능, 유지보수 등의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직접 기여하는 컨트리뷰터(Contributor), 커미터(Committer)가 부족한 벤더사들은 오픈소스 엔진 코어 레벨 단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비트나인은 해외에 R&D 센터를 두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며 기술력을 강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2015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R&D 인력을 확보했으며, 명문 IT 학교가 많은 파키스탄에 현지 R&D 센터를 설립해 포스트그레SQL을 엔진 코어를 다룰 수 있는 다수의 컨트리뷰터를 영입했다. 컨트리뷰터 인력을 보유한 만큼 단순 기술지원을 넘어 엔진 코어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

비트나인 글로벌 파키스탄 R&D 센터
비트나인 글로벌 파키스탄 R&D 센터

비트나인 관계자는 “회사 내에 포스트그레SQL 내부 엔진 단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오픈소스 업데이트를 기다릴지, 엔진 코어에서 빠르게 해결할지 고민한다”면서 “비트나인은 컨트리뷰터 인력을 갖춘 만큼 문제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대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력 향상을 위해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교류하며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환경을 회사 내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나인은 R&D 역량 못지않게 탄탄한 기술지원도 갖췄다. 원활한 기술지원을 위해 비트나인의 R&D 분야를 총괄하는 센터를 국내에 두었으며, 해외 우수 인력이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에서의 포스트그레SQL 요건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외산 벤더의 기술지원 이슈가 화두에 오르며 국산 업체로 교체되기도 하는 등 국내 기술지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는 모양새다.

비트나인 관계자는 “해외 여러 곳에 R&D 센터를 두고 있지만, 국내 인력이 중심이 돼 움직인다. 또한 국내외 R&D 인력은 화상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는 등 교류를 이어가며 역량을 국내에 집중한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R&D 역량을 모아 24시간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나인은 파트너 모집과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트나인은 전국적으로 파트너사를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이들 파트너사에 대한 기술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비트나인 파트너스 데이 2023’를 개최해 파트너사에 ‘아젠스 SQL’과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동시에 많은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비트나인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트너사를 모집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교육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언제 어디서든 아젠스SQL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챗GPT(Chat GPT) 기반 온라인 기술지원 서비스 ‘아젠스데스크(AgensDesk)’를 지난달 공개하기도 했다.


다양한 목적에 활용 가능한 ‘목적형 DB’ 대응

비트나인이 최근 주목하는 분야는 ‘목적형 DB’다. 빅데이터가 트렌드로 떠오른 후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해졌다. 목적형 DB란 각 기관 및 기업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DB를 쓰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형 데이터는 포스트그레SQL 같은 RDBMS로 처리하고, 비정형 데이터는 그래프DB로 분석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젠스SQL EE+ 제품 구성
아젠스SQL EE+ 제품 구성

비트나인은 아젠스SQL에 그래프DB 주요 기능을 결합한 ‘아젠스SQL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플러스(아젠스SQL EE+, AgensSQL Enterprise Edition Plus)’를 지난 9월 출시했다. 비트나인은 2020년경 ‘아파치 AGE(Apache A Graph Extension)’이란 이름으로 아파치 재단 인큐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그래프DB 기능을 RDBMS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아젠스SQL EE+는 비트나인이 연구해 온 ‘아파치 AGE’와 노-코드 방식의 탐색·분석 도구인 ‘그래파이저(Graphizer)’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정형 데이터는 RDBMS에서 관리하고, 복잡한 연관 데이터를 추출해 그래프 데이터로 저장 및 시각화, 분석하는 작업까지 하나의 솔루션 안에서 가능하다.

비트나인 관계자는 “그래프, 분석 등 다채로운 목적형 업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여러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아젠스SQL EE+는 그래프DB 기능까지 탑재해 솔루션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반 다져서 해외시장 진출까지

비트나인은 공공부문을 공략한 후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아 금융, 제조 등으로 분야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비트나인은 한국철도공사와 아젠스SQL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철도공사는 핵심업무인 열차운행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아젠스SQL을 적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오픈소스 기반 DB 제품이 핵심업무에 적용되는 사례가 적은 상황에서 이번 철도공사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의 이번 프로젝트는 내년 완료를 목표를 하고 있다.

비트나인에 따르면 철도공사 이외에 국내 대형 은행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계약을 추진중이다. 비트나인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며 “앞으로 오픈소스 진영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산 벤더로 자리매김해 솔루션을 수출하는 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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