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AI 성장에 부응…개발·운영사 다각화
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도 고려돼야

[컴퓨터월드] 국내 데이터센터(IDC) 산업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IDC 시장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IDC가 수요확대는 물론 가치 있는 부동산 투자자산으로 평가받으며 건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한 국내 IDC를 아태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는 해외 사업자들의 한국 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ICT 강국으로의 도약과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의 기초가 되는 IDC 산업 성장을 위해 정책적 지원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속력 붙은 국내 IDC 시장의 동향과 주요 이슈들을 조명해본다.

네이버 ‘각 세종’ (출처: 네이버)
네이버 ‘각 세종’ (출처: 네이버)

국내 IDC 증가 추세…가속 붙이는 부동산 투자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설립된 IDC 시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며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전국에 총 187개의 IDC가 운용돼 왔으며, 올해 건립된 IDC 수를 종합하면 200여 개가 넘는다.

향후 IDC 시장 규모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Arizton)은 국내 IDC 시장 규모가 앞으로 연평균 6.7% 성장, 2027년 약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21년에 조사된 5조 원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다.

데이터센터 증감 추이 (출처: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데이터센터 증감 추이 (출처: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이 같은 배경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AI의 폭발적인 수요가 바탕이 됐다. IT 인프라 시장이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며, 국내외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 저장의 기반이 되는 IDC 인프라의 개발과 확보에 공격적으로 가세하면서 불이 붙었다.

특히 최근에는 전 산업군의 화두인 생성형 AI 및 거대언어모델(LLM)의 개발과 학습을 위해 고성능의 컴퓨팅 역량과 시설이 요구됨에 따라, 몸집 큰 사업자들이 하이퍼스케일 ID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IDC 내 더욱 방대한 규모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우수한 하드웨어(HW)를 얼마나 많이 탑재하고, AI 머신러닝(ML)을 위한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GPU를 얼만큼 확보했는가가 AI 비즈니스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

국내 IDC 확대 흐름에 발맞춰, 부동산 업계에서도 IDC가 새로운 투자 섹터로 떠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클라우드 사업자 확대, 대용량 데이터의 증가, AI 사업 성장 등으로 IDC 건설이 지속 확대될 것이라 전망, IDC는 더욱 성장할 투자자산과 부동산 상품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이와 관련,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Colliers)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를 통해 IDC의 평균 임차 기간은 10~20년으로 일반 오피스 임차인 계약에 비해 훨씬 긴 장기계약 형태를 띠며, 재계약률도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부동산 섹터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성장과 함께 IDC 수요도 급증해, IDC 관련 부동산 사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도 증가할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이동통신사들이 독과점하던 국내 IDC 시장에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건설사, 운용사 등 다양한 신규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IDC 관련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경기 하남시 풍산동 부지에 IDC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코람코자산운용도 5,200억 원 규모 안산 IDC 개발에 착수했다. 그 외의 GS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IDC 시공에서 지분투자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IDC가 IT 산업의 중추로 여겨지는 한편, 최근에는 상업용 부동산의 주요 투자 섹터로 IDC가 떠오르면서 투자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각화되고 있는 IDC 개발·운영사

과거 IDC 개발과 운용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 이동통신 3사가 주도해 왔다. 통신 이용 고객의 데이터를 담고 저장하기 위한 그릇이자, 네트워킹 시설로서 IDC는 통신사들에게 필수적이었다. 더불어 최근 통신사들의 IDC는 비통신 사업 및 B2B 매출 성장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OTT를 서비스하는 주요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함과 동시에, 신규 기업 고객 유치 및 클라우드와 AI 사업의 기반으로써 IDC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단행 중이다.

KT는 국내 10곳 이상의 IDC를 보유한 최대 사업자로서, 분사 독립한 CSP인 KT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용산과 강남을 비롯한 부산, 김해, 천안 등 지방권 IDC 건립을 확대했다. 그 뒤를 잇는 LG유플러스는 논현, 가산 등 수도권역과 지방에 각각 6개 이상의 IDC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초대형 IDC ‘평촌2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서초, 일산, 분당 등 서울과 수도권에 5개 IDC를 운영 중으로, 양주 지역에 자사의 6번째 IDC를 착공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클라우드 산업이 활성화된 이후부터는 CSP와 포털 사업자 등 더욱 다양한 IDC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를 본격화하며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2013년 첫 자체 IDC ‘각 춘천’을 오픈했으며, 지난달에는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두 번째 IDC인 ‘각 세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버 각 세종은 단일 기업 IDC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하는 인프라를 갖춰, 65엑사바이트(EB)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 같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사 클라우드 및 AI 비즈니스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포털 사업자이자 CSP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도 첫 자체 IDC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준공을 완료하며 본격 가동을 준비 중이다.

NHN클라우드도 광주광역시 첨단3지구 AI 집적단지 내 AI 특화 IDC인 ‘NHN클라우드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지난 10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특히 NHN클라우드는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한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직접단지 조성 사업’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돼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게 됐다. 해당 IDC에 NHN클라우드는 엔비디아 ‘H100’ GPU를 총 60페타플롭스(PF) 확보했으며, 과기정통부 주관 ‘K-클라우드 프로젝트’ 사업 참여사로서 11PF 규모의 국산 AI 반도체 NPU 팜 구축에도 나선다.

이외에도 LG CNS, SK(주) C&C, 삼성SDS 등 시스템 통합(SI) 업체들을 비롯한 국민은행, 다우기술, 더존비즈온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IDC를 운영함에 따라, 국내 IDC 산업의 양상이 다각화되고 있다.


각광받는 ‘코로케이션’ 서비스

국내 사업자들의 IDC 사업 확장뿐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Google) 등 해외 CSP의 한국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 CSP들은 클라우드 리전 확보를 목적으로 국내 IT 인프라 업체가 구축한 IDC에 입주하는 임대 형식으로 한국 시장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WS는 국내 시장 진출 후 4곳의 IDC를 임대해 운영 중이며, 최근 인천에 첫 자체 IDC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S는 서울과 부산 리전을 운영 중으로, 부산 지역 IDC 추가 건설을 추진하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구글의 경우 LG유플러스의 IDC와 임대계약을 체결해 운용 중이다.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출과 더불어, 기업 고객에게 IDC를 임대해 주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도 함께 각광받고 있다.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스스로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기 힘든 회사를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전문업체가 공간을 임대하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임대업 1, 2위를 기록하는 에퀴닉스(Equinix)와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는 대표적인 코로케이션 사업자로, 양사 모두 국내 진출 후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IDC를 개설하고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 고양시 및 김포시 등지 일대에 IDC를 신축하며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근본적으로는 일정 공간을 임대해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고객사가 다른 네트워크 사업자, 통신사 및 콘텐츠 제공사들과 직접 상호 연결해 물리적 트래픽을 빠르게 교환하고 네트워킹 성능을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중립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코로케이션 IDC의 특장점이다.

이에 대해 에퀴닉스 장혜덕 한국 대표는 “에퀴닉스는 인터넷 익스체인지(IX) 및 네트워크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 간 접속과 연결을 돕는 중립 허브로서 인터넷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통신사, 콘텐츠 제공사 나아가 금융 서비스와 CSP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 이들 기업 간 상호 연결되는 에퀴닉스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IDC 코로케이션 서비스 방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리테일(Retail) 비즈니스와 홀세일(Wholesale) 비즈니스 등 2가지 형태로 나뉜다. 먼저 리테일 비즈니스는 하나의 IDC를 여러 공간으로 잘게 쪼개 비교적 다양한 중소 규모의 고객사들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에퀴닉스의 핵심 비즈니스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홀세일 임대는 디지털 리얼티가 주로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CSP와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IT 기업 등 대형 임차인을 위한 IDC 맞춤 설계가 특징이다.

국내 사업자가 해외에 위치한 IDC를 임대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에퀴닉스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고객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세종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들의 인터넷 교환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DC 내 물리적 HW 장비 간 네트워킹 연결 방식을 발전시켜,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유로운 디지털 네트워킹 연결이 코로케이션의 핵심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AI 활용, 디지털 전환(DX),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한 네트워킹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중소 기업에서도 IDC의 필요성이 크개 대두돼 향후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 “에퀴닉스 코로케이션 서비스로 디지털 혁신 가속화 가능하다”
에퀴닉스 장혜덕 한국 대표
에퀴닉스 장혜덕 한국 대표

Q. 올해 에퀴닉스의 한국 및 아시아 시장 데이터센터 확대 현황은.
A. 에퀴닉스는 서울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오사카, 도쿄 등 주요 아시아 비즈니스 거점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운영 중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데이터센터 추가 확장을 계획 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에퀴닉스의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에서 아태지역 매출이 약 21%를 기록했으며, 다른 시장 대비 성장률은 가장 높았다. 아시아 지역 투자 비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2019년 8월부터 서울 상암DMC에 ‘SL1’ 데이터센터를 개소해 서비스 중이다. 또한 고양시 향동지구에 자리 잡은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SL2x’ 데이터센터 완공을 곧 앞두고 있다.

Q. 주요 서비스와 핵심 포트폴리오는 무엇이 있나.
A. 에퀴닉스는 전력 공급은 물론, 냉각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장비에서 발생되는 높은 열과 온도를 관리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실시간 운영을 맡는다. 또한 고객이 데이터센터 통합 모니터링 포털 ‘에퀴닉스 스마트뷰(SmartView)’를 활용해 전력, 기계 설비, 냉각 등의 이상은 없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원격 실시간 점검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의 업무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자사가 보유한 전 세계 250여 개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네트워크 현대화를 구현하는 ‘에퀴닉스 패브릭(Equinix Fabric)’이 있다. 이전까지는 기업 상호 간 네트워크 연결이 케이블을 이용한 하드웨어적인 전통적 방식이었다면, 패브릭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한다. 이뿐만 아니라, 서버나 방화벽, 라우터 등의 네트워크 장비들을 포함한 클라우드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에퀴닉스 메탈(Equinix Metal)’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서비스들을 이용하면, 고객은 서울에 있더라도 미국과 독일 등 전 세계에 있는 데이터센터와 원격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해당 지역에 자신의 물리적 장비를 구축하지 않고도 이용 가능해 클라우드와 같은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Q. ESG, 지속가능성에 대한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 비전은 무엇인가.
A. 에퀴닉스는 데이터센터 운영을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미 96% 달성을 완료한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도록 발전기, 냉각기 등의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지속가능성이 고안된 장비들을 도입해 개선해 가고 있다. 또한 매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해 점검 중이다.

Q. 성장 중인 AI,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관련한 에퀴닉스의 강점은 무엇인가.
A. 최근 시장에서 AI에 대한 관심도가 커짐에 따라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요 CSP들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고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방식들이 고려되기도 한다.

에퀴닉스는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면서도 AWS, MS, 구글 등이 제공하는 최첨단 AI 개발·학습 도구들을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CSP와 전용 노드로 연결되는 ‘클라우드 온램프(On-ramp)’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평균 40% 이상의 온램프 노드들이 에퀴닉스와 연결돼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프라이빗 인프라가 최대한 클라우드와 가깝게 배치되는 ‘클라우드 인접성’을 지원한다.

 

인프라 솔루션 산업도 ‘청신호’…HW 국산화는 ‘미비’

IDC 산업의 성장과 함께 인프라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전문 업계의 역할도 커졌다. IDC는 고객의 비즈니스 연속성, 안정성, 신속성을 제공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끊김 없는 관리가 필수다. 그러나 IDC 인프라와 시스템, 네트워킹 등을 지속 점검하고 관리하는 인력은 시설 규모 대비 부족해, 순환 교대근무 방식으로 소수의 엔지니어들이 번갈아 가며 근무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러한 인력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인프라 통합 운영 관리 솔루션들이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프라닉스의 ‘시스마스터 스위트(SysMaster Suite)’와 같은 솔루션이 있다. 해당 솔루션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발전기 및 통합 운영 관제 서비스 등 데이터센터의 모든 구성요소를 통합해 관리하는 지능형 통합 운영 관리를 지원한다. 특히 시스마스터 스위트 솔루션은 조달청 디지털몰에 등록된 제품으로, 안동시 시설관리담당부서를 비롯한 공공기관, 일반기업, 금융기관 등에서 모니터링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인프라닉스는 최근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추세에 맞춰, 통합 관제 플랫폼 ‘K-웨어(K-ware)’도 공급하고 있다. K-웨어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구성요소별 통합 관제는 물론, IDC를 이용하는 개발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 툴까지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이다. 인프라닉스는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및 유관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K-웨어 확산과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프라닉스 ‘K-웨어’ 솔루션 구성요소 (출처: 인프라닉스)
인프라닉스 ‘K-웨어’ 솔루션 구성요소 (출처: 인프라닉스)

이 외에도, IDC 내 랙당 서버 및 온도와 습도 유지를 위한 공조, 전기, 배관설비 등에 대한 관리도 중요한 요소들이다. 특히 최근 AI 모델 개발 경쟁에 따라 기업들의 고전력 GPU 서버 구축이 늘어나면서, 일반 서버 대비 수십 배 소모전력이 높은 GPU 서버의 냉방이 주요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절감과 전력 소모 문제는 ESG 및 지속가능성 여부와도 직결되는 문제라, IDC 운영사들은 이를 감안한 다양한 서버 ‘쿨링(Cooling)’ 방안들을 고안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IDC 대부분은 에어컨 냉매를 이용해 서버를 쿨링하는 다소 전력 소모가 큰 ‘공냉식’ 시스템을 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음으로는 물과 특수 액체를 활용하는 ‘수냉식’ 및 ‘액침냉각’ 시스템이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인 서버 냉각 방식으로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IDC 내 도입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KT가 목동, 분당, 강남 IDC의 냉각 시스템을 수냉식으로 개선했으며, 삼성SDS도 동탄 IDC에 수냉식과 최신 액침냉각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SKT 또한 지난달 자사 액침냉각 설비의 기술 검증을 마친 바 있다.

SKT 액침냉각 시스템 (출처: SKT)
SKT 액침냉각 시스템 (출처: SKT)

추가적으로 기존 데이터센터를 SW 기반으로 전환해 가상화된 데이터센터로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도 주목받고 있다. SDDC는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모든 인프라를 가상화하고 자동화된 SW로 운영함으로써 HW 종속성과 제약을 줄여, 유연하고 민첩한 인프라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현 방안이다.

이러한 SDDC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대표 기업으로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인프라 영역을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SDI)부터 인프라 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운영하도록 돕는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까지 제공해 기업 IDC의 차세대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동화된 재해복구(DR)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문제 상황 발생에 예측·대응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갖춰,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클라우드 시스템 등 인프라 전체 영역을 기술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측 관계자는 “당사는 최근 대구광역시 ‘D-클라우드’의 무중단 시스템 구현을 지원한 바 있다. 레거시 인프라에서 SDDC 기반의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 및 아키텍처를 수립하고 서비스 중단 최소화를 위한 재해복구 정책 수립까지의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SDDC 기반의 자원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보장하고 고성능 외장 스토리지와의 연계를 통한 ‘액티브-액티브(Active-Active)’ 데이터센터로의 단계적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SDDC 로드맵 (출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SDDC 로드맵 (출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IT 산업의 성장 및 IDC 인프라의 고도화에 따라 완만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국내 솔루션 업계와 달리, HW 측면에서는 여전히 국산 HW가 민간 IDC 시장에 들어설 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공공부문에서는 케이티엔에프(KTNF)와 같은 국산 서버 개발·공급 전문업체가 국가정보자원관리, 국방데이터센터, 한전을 포함한 공공기관 및 지자체 등 공공 데이터센터에 국산 서버를 공급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부문에서는 IDC 개발사들의 완고한 외국산 HW 선호로 인해 다수 국내 HW 업체들이 개발한 국산 제품 도입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 해외 선진국들은 자국 중심의 보호정책을 통해 자국 장비 사용을 지원하며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정책적인 면이 미진해 제품 개발보다는 제품 조립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국산화 제품 개발의 장려 및 국산 서버 사용에 대한 평가 항목 개선 등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HW 국산화에 관한 의견을 피력했다.


수도권 IDC 밀집…부지확보 문제 및 다수 민원 제기도

IDC 시설이 수도권 및 경기권에 집중적으로 편중돼 있다는 것도 주요 화두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치된 전체 민간 데이터센터 중 76.3%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강승훈 팀장은 “데이터센터는 보통 몇십 년 이상의 비즈니스를 바라보고 짓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과 이들의 고객들이 수도권에 상주하고 있어, 지방 데이터센터 설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고객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 인력 확보 문제도 지방 데이터센터 유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민간 데이터센터 분포도 (출처: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민간 데이터센터 분포도 (출처: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이러한 IDC 수도권 밀집 현상의 해결책으로 정부는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발전소, 변전소, 송전서 등을 포괄한 전기 사용에 관한 ‘전력계통 영향평가’를 실시해 신뢰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 ‘거부권’을 주기로 했다. 더불어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시설 부담금을 50% 할인, 한시적인 예비전력 요금 면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가 현실적인 사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IDC 운용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만을 무기로 삼아 민간 사업자의 지방 이전을 강제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정부가 수도권을 ‘전력 수요 밀집 지역’으로 지정하고 까다로운 심사가 이뤄지는 만큼, 전기 사용과 수도권 내 부지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지방분산 정책 기조에 따라 행정안전부 및 과기정통부 주도 공공 클라우드 전환과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CSP들은 각자 경남권, 전남권 등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IDC를 설립했으며 추가 개발을 계획 중이다. 그런데 다른 민간 IDC 개발사들에게는 전력과 수전이 충족되는 개발 부지확보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효성중공업 그룹 관계사인 에브리쇼의 안양 데이터센터 건립 철회 사례가 있다. 에브리쇼는 지난 2021년 6월 안양시로부터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결사적인 반대에 부딪혀, 2년간의 씨름 끝에 건립을 추진했던 부지를 매각하게 됐다.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으나 데이터센터가 전자파와 소음 등을 발생시켜 주민 건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여러 갈등을 빚은 것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데이터센터 운영 적합성에 관한 ‘유해성 여부 검증 영향 평가’ 보고서 결과에 의하면, 시뮬레이션을 통한 열섬현상은 없었으며 소음진동 관리법의 규제 기준도 만족하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전자파 영향 예측에서도 데이터센터 외벽으로부터 주거지역에 닿는 거리별 전자파 노출량이 전기설비기술기준 대비 0.007% 이내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에 대해 IDC 업계 한 담당자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대한 주민 민원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 지표를 고려하지 않는 지자체와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 처리는 민간 사업자들에게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안전을 고려한다면 정부에서는 더욱 전자파 우려와 관련된 사항들을 철저히 검증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른 안전 기준을 제시해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명확한 기준과 구조를 마련해 적법한 행정 절차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담당자에 따르면, 에브리쇼의 안양 데이터센터 설립 무산 사례 외에도 다른 사업자들의 용인, 안양 지역 데이터센터 건립이 주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IDC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개선도 고려돼야”

생성형 AI의 영향력 확대, 산업별 DX의 부상 등 IT 산업의 고도화 물결을 따라 국내 IDC 산업 역시 향후 성장이 전망된다. 그럼에도 국가 차원에서의 IDC 산업 지원은 그 성장 수준을 뒤따라오지 못한다는 업계 시각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데이터부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AI까지 모든 IT 산업의 근간인 IDC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개선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IDC 산업을 중요한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정책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며, 산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과기정통부에서는 클라우드 산업 내 한 분류로, 환경부의 제도하에서는 통신 분류로, 국토부 건축법상으로는 방송통신시설 분류 아래에 속하는 등 데이터센터의 특수성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산업으로 인정되지 못함에 따라, 그 특성에 맞는 정책 및 제도를 적절히 적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데이터센터 산업계에 속한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부처만 해도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 외에도 산업부, 행안부, 국토부, 환경부 등과 법·제도 면에서 얽혀 있어 각각의 대응에 많은 자원이 소요되고 있다. 이런 비효율적인 상황을 가급적 일원화된 컨트롤 타워를 통해 관련 행정 사항들이 처리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DC 규제가 아닌 활성화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현재 국내에는 지난해 카카오의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 이후 다양한 규제가 생겨나고, 관련 법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발전하는 산업에 맞춰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문제는 이런 규제와 같이 산업 발달을 지원하는 활성화 정책도 균형 있게 제시돼야 함에도 현재로선 데이터센터 발전 및 활성화와 관련된 뚜렷한 정책은 없다는 점이다”라며 “데이터센터 산업은 DX 흐름에 따라 필요한 필수 인프라로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R&D 지원, 전문인력 양성, 국산화 지원, 인식개선, 표준 및 가이드 개발 및 확산 등 적절한 활성화 정책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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