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채널 홍수 시대 CRM 등 정보시스템으로 차별화
백화점-업무 통합 및 CRM․모바일 POS 도입 활발
할인점-물류시스템 구축 및 거래업체간 협업 주력

산업화와 정보화가 급진전 되면서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시장에 등장, 유통업체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CRM을 구축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SCM을 도입해 신속한 상품 구매와 전달, 재고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등 정보시스템 활용 비중을 점점 높이고 있다. 올해 주요 백화점 및 할인점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보수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업무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과 고객 관리 강화, 신규 할인점 개설 및 물류시스템 구축 등 IT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유지 기자 yjlee@infotech.co.kr

경기에 가장 민감한 유통업계의 올해 IT투자는 대부분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새로운 유통업태의 성장에 따른 위협을 받으며 예년의 성장세를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백화점들은 지난해 말 세운 올해 IT예산을 대폭 축소하거나 당장 급한 것들만 진행하는 분위기다.

10개 유통사 올해 IT투자액 2천억원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상반기에는 대부분 계획한 프로젝트를 미루며 기존에 구축한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하반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형 할인점들은 지난해에 비해 그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새로운 점포 오픈이나 리모델링 등으로 IT 투자액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갤러리아,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애경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등 국내 10개 주요 백화점 및 할인점의 올해 전체 IT시스템 투자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IT시스템 투자액을 크게 감소한 업체는 현대백화점과 애경백화점이며, 신세계 또한 백화점 보다는 이마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진행했던 백화점 관련 프로젝트를 올해 상반기 대부분 완료한 후 이마트 부문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에 갤러리아와 한화마트, 한화스토아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유통은 한화마트 및 한화스토아에 대한 기본적인 부문 외의 투자를 보류한 채 갤러리아를 위한 IT 투자에 분주하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2000년 초부터 핵심 e비즈니스 전략으로 IT인프라 강화, 이를 통한 조직 업무 개선, 거래업체간 협력 강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1999년 조직업무개선과 경영체계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그룹 전사적인 업무개선에 나선 롯데쇼핑은 그동안 재무 및 구매 관련 ERP, 영업정보를 통합 관리해 관련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RIS(Retail System), 거래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웹 EDI, SCM 등을 구축했으며, 꾸준한 업무시스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업무개선 및 거래업체간 협력 강화
올해에는 기존 KM(Knowledge Management)을 웹기반의 eKM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전자메일, 전자결제 문서관리 등 그룹웨어와 지식관리 등을 모두 통합해 EIP(기업정보포탈)를 구축하는 형태로, 현재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 외에 ERP와 연계한 ABC, BSC 도입, 백업센터 구축, 전략적 기업경영시스템(SEM) 도입, EAI를 통한 시스템의 효율적인 통합 관리, 네트웍 통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는 업무시스템 선진화 및 협력사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신기간 업무시스템(ERP)을 구축, 선진 경영기법을 접목해 단위 업무 통합을 꾀해왔다. 특히 '윤리경영'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및 견실 경영을 선언한 신세계는 기간업무시스템에 포함된 구매통장시스템(FBS)와 입점상담관리 및 전자계약 시스템, PRM(Patner Relationship Management) 구축을 통해 상품 구매에서 대금지급, 세금계산서까지 모든 관련 업무 효율화와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개발하기 전 해외 컨설턴트를 고용해 컨설팅을 받았으며, 협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이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평가 등 정보관리 체계를 수립했다. 이외에도 무장애 시스템 운영을 위해 백업센터를 구축해 올해 5월 말 가동식을 가졌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부문은 지난해 이마트 부문에 먼저 구축한 PRM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PRM은 EDI 수발주 및 세금계산서, 웹 부가정보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또한 시스템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효율적인 시스템 구성과 실질적인 영업지원을 위해 시스템 자원과 인프라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홈쇼핑과 Hmall 시스템 통합을 진행했으며, 신판시스템 리뉴얼과 협력사 통합 포탈 구축, 수불시스템 및 상품권시스템 재구축 등 H-RIS 및 신판시스템에 대한 정보시스템 구축 계획(ISP)을 수립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세운 계획대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방침이지만 아직 프로젝트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황이다.
애경백화점은 지난해와 올해 수원점 등 신점포 오픈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올해에는 특히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중견 백화점인 만큼 정보시스템 투자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검증된 시스템 도입을 위주로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업무에 기반한 핵심 정보시스템 투자를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되 업무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그룹웨어를 웹 환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 CRM․신 POS 등으로 차별화 시도
한화유통은 2000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우선적으로는 4개년 장기 계획을 수립해 최신형 PC 교체 및 광케이블, 백업라인 등 네트웍 설비에 투자하며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았다. 또한 본사와 본점, 점포별 백업체제와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해 시스템 장애도 대비했다.
올해 4년간의 하드웨어 인프라 개선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업무의 편의성 증대를 위한 시스템 개선과 특히, 갤러리아에 대한 고급화 차별화 전략에 맞는 고객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IT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유통은 우선 지난해 구축해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CRM의 안정화 및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연계한 신용카드시스템 재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대적인 POS 교체를 통한 백화점 내 신 POS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며, 현재 고객 편의 및 업무 효율을 위한 모바일 POS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협력업체와의 협업 강화를 위한 협력사 포탈 구축 등 MD시스템 구축, 고객DB의 완벽 보안을 위한 보안컨설팅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EDMS 및 KM 도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고객 만족 서비스를 위한 CRM 구축 및 고도화, 신 POS 시스템 도입은 거의 모든 백화점들이 공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는 백화점들이 고객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및 고급화가 생존 전략임과 동시에 경쟁력이라는 판단 때문. 할인점과는 달리 상권을 도시 전체로 넓게 잡고 있는 백화점은 세분화된 고객 분석과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이탈고객을 방지하고 잠재고객을 자기 고객으로, 일반 고객을 VIP 고객으로 전환, 확대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나서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현재 갤러리아 외에도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은 기존에 구축한 CRM을 확대 재구축 하거나 올해 재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신용카드나 포인트, MD 등을 CRM과 연계해 더욱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CRM 개발을 진행, 완료하고 지난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신세계 카드, 문화센터, 온라인회원 등 모든 고객 정보를 통합했으며 OLAP,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다양하고 신속한 분석을 꾀했다. 이 시스템 구축으로 신세계백화점은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상권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시스템 안정화와 함께 유형별 다양한 방식의 고객 분석과 행사관리, 데이터 마이닝 등을 통해 활용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백화점, 모바일 POS 도입 적극 추진
롯데백화점은 1999년 일본 마루이 이마이 백화점의 시스템을 도입해 구축했던 CRM 재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내년 4월 전점 적용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현재 NCR을 비롯한 5개 CRM 공급업체의 제품을 평가해 선정 중에 있으며, 2차에 걸쳐 재구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 정보를 세분화해 캠페인을 연계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며, 궁극적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토털 라이프 사이클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2001년 CRM을 구축해 현재 3년째 운영 중에 있으며 활용도와 성과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며 e-CRM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홈쇼핑과 Hmall 온라인쇼핑몰 회원을 모두 통합했으며, 앞으로 온라인 회원뿐 아니라 여행사업부, 호텔 등의 그룹계열사 고객 통합, 그룹 내 시스템별 고객 DB 통합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세분화된 고객유형 등의 데이터를 가지고 마케팅 시스템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 POS 시스템 또한 백화점 업계의 이슈다. 백화점들은 기존 도스 기반의 POS에서 윈도우즈 기반 POS로 빠른 전환을 하고 있으며, 특히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고객 서비스 고도화와 업무 편의를 위한 모바일 POS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롯데백화점은 월드점에 PDA 40대와 무선 액세스 포인트 15대를 설치해 모바일 POS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롯데정보통신과 인텔이 롯데 그룹의 전체 컴퓨팅 환경을 인텔 아키텍처로 적극 수용하는데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구체적인 규모와 착수 시점을 조율하고 있지만 이 제휴를 통해 롯데그룹은 대대적으로 모바일 업무환경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무선랜 액세스 포인트를 전체 매장에 설치하고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 기반 노트북을 각 매장에 배치해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향상시키는 한편, 현장의 데이터와 중앙 시스템의 실시간 연결 및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매출 증진과 고객을 위한 실시간 마케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또한 2001년 미아점 매장 노트북에 포스기능을 탑재해 모바일 포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이래 지난해에는 목동점에 같은 방식의 모바일 POS 350대를 설치했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전체 백화점 POS를 신 POS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바일 POS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갤러리아도 현재 검토 중인 모바일 POS 도입을 결정하게 되면 명품관 전 매장에 모바일 POS를 설치하는 등 대규모 구축이 예상된다.

할인점, 물류시스템 및 SCM 구축 '활기'
한편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들은 올해에도 많은 신규 점포 개설을 계획함에 따라 신규 점포에 들어가는 IT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9개점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올해 총 4개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 상해점을 포함해 53개점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이미 2개점을 오픈하고 앞으로 11개점을 추가로 출점할 예정이다. 또한 23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도 올해 12개점을, 현재 25개 매장을 보유한 까르푸는 지난달과 이달 초 두 개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까르푸는 올해 2개점만을 신규 오픈하는 대신 올해 기존 3개 점포를 시작으로 내후년까지 총 17개점에 대한 대대적인 매장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할인점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 투자하는 분야는 단연 물류시스템 및 공급망 관리. 올해에도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들은 이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2월 말 10개월간 130억원 규모를 투입해 구축한 신MD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은 롯데마트의 제반 업무를 총망라해 적용돼, 발주부터 물류센터를 거쳐 매입, 판매,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상품 전 유통과정을 하나의 정보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납품확인서 결재업무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해 웹 EDI로 협력업체에 납품 결과를 송신, 납품 후 소요되던 협력업체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했으며, 전표별·상품별 바코드를 추가해 매입업무 등의 효율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DW와 GOT 발주시스템, POS, 웹-EDI 시스템을 구축했다. 향후에는 ERP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전 부문의 신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POS, GOT(Graphic Ordering Terminal) 발주, 물류, 매출/재고관리, 표준 물류 바코드 도입 등을 진행했으며, 입점 상담관리 및 전자계약시스템, 수발주 및 세금계산서 EDI 등을 구축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엔진, 물류 및 영업지원 시스템을 오픈했으며, 물류센터에서 배송될 상품을 각 점포의 여건에 맞게 먼저 분류해 상품이 점포에 도착한 후 재분류할 필요가 없도록 카테고리별 세분 분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까르푸도 유통 및 물류와 관계된 모든 복잡한 문제들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통합된 환경에서 제공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고객과 공급자, 이를 이어주는 유통업체인 까르푸 세 주체 간 밀접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정확하고 신속한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까르푸는 올 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SCM 재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웹 EDI와 물류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는 공급자들의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인 SPM(Supplier Performance Magagemnt)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 매장별로 시스템을 관리하던 체제를 본사 차원에서 통합해 점포를 관리하는 체제로 바꾸었으며, 시스템 운영체계를 윈도우즈 NT와 유닉스로 교체하고 있다.
까르푸는 글로벌 기업이면서 가장 먼저 한국 대형 할인점 시장에 진출한 업체인 만큼 모든 시스템을 세계적인 표준에 맞춤과 동시에 한국 유통시장의 특성에 맞게 정보시스템을 최적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신규 점포 투자보다는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 하면서 대규모 네트웍 업그레이드, POS 시스템 교체, 시스템 정비에 힘을 기울일 예정. 이 리모델링은 철저한 고급화 전략으로 한 점포당 1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중형 할인점(SSM:Super Suprermarket)인 한화마트를 중심으로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기 어려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운 한화유통은 현재 한화마트 8개점와 슈퍼마켓인 한화마트 21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유통은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며 슈퍼마켓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지난해 60개 점포였던 한화스토어를 21개점으로 줄였다.
현재 마트부문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한화마트는 시범적으로 SCM을 구축해 유한킴벌리, 농심 등 몇몇 거래업체들과의 관계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PMS 구축 '눈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001년부터 5년간 데이터의 정확성과 전달의 신속성, 사용자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시스템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왔다. 방대한 상품을 실시간 관리하는 등 현업에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데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세 축은 PMS, SCM, CRM.
PMS(Product Management System)는 테스코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ERP 프로젝트로, 유통 특화 솔루션인 리텍(Retek) 제품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1월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PMS는 수요 예측에 의한 자동 발주, 입고, 판매, 반품, 재고 수불 등 유통 분야의 핵심 업무가 지원될 전망이며,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회계 ERP와 물류시스템, 고객 관리 시스템과 함께 통합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특히 유통업계의 ERP 구축은 일반적이지 않고 ERP를 구축한 업체들도 대부분 회계 패키지만을 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ERP 구축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MS 구축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진 이사는 기대 효과에 대해 "유통 전문 패키지인 PMS는 급성장하는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이라 기대한다. PMS를 통해 재고평가 방법 변경에 따른 보다 정확한 재고평가, 수요 예측에 의한 자동 상품 공급 체제 구축, 고도의 분석에 의한 성과 측정, 다양한 시뮬레이션에 의한 계획 정확성 제고, 프로모션 등이 이루질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NGC(Next Generation Card). 이는 마일리지를 기본으로 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고객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기존 훼밀리카드 시스템을 NGC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업 관리에 의한 분석이 포함된다.
SCM은 물류혁신에 의한 원가절감 및 효율화를 목적으로 한 물류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장의 쇼핑백 등 소모성 상품을 온라인상에서 공급업체의 전자 비딩 방식을 거쳐 구매할 수 있는 MRO와 점포의 시설을 중앙에서 집중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업체들의 시스템 투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형 할인점 업계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대도시 포화론이 팽배한 가운데 더 이상은 '저렴한 가격'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적정한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백화점 못지않은 서비스와 매장 설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매장 창출을 모토로 시장 진출부터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는 홈플러스와 대대적인 매장 리모델링에 들어간 까르푸의 움직임 등은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할인점들은 DW(Data Warehouse) 구축으로 상품별 매출 현황 분석 등을 통해 고객 요구를 충족할 뿐 아니라 신용카드 제휴 및 마일리지, 캐시백 등 다양한 서비스 향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ERP.CRM 회의론 고개
백화점, 할인점의 IT시스템이 비즈니스 및 업무 전체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각 업체의 CIO나 정보시스템 담당자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바로 현업의 활용도를 높여 IT시스템 구축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실제 업무에서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막대한 돈을 투자해 구축한 시스템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CRM과 ERP에 대한 회의론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현재 국내의 ERP 패키지들은 유통업 특성에 맞지 않다고 인식되어 있어 대부분 구축하지 않았거나 회계나 인사 부분만을 도입한 상태이지만, CRM은 비교적 주요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는 폭넓게 구축되어 있어 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닌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각 업체 전산담당자들은 "CRM은 구축 완료가 끝이 아니라 가동 시점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CRM을 재구축 중이거나 구축해놓은 상태라 미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CRM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해놓은 결과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모르겠다'거나 '명확한 수치로 판단될 수 없다'는 등 그 성과의 불분명함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한 예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그에 따른 비용이 절감되어야하는데 오히려 DM 발송은 늘어나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으며, 많은 비용을 사용해도 그만큼 고객들의 로열티가 증대되거나 고객이 확대되면 문제는 없지만 이러한 계량화된 '성과'의 결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현재까지는 현업에 확고히 기반해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이러한 요인으로 각 업체의 CIO를 비롯한 정보시스템 담당 부서는 현업 중심의 시스템 구축, 현업 최적화, 활용도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 실무자들은 시스템이 그나마 기존의 전산 주도형에서 현업 중심으로 많이 전환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사 시스템 운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신세계I&C 손창원 상무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누가,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현업의 요구사항을 통해 개발, 활용하도록 관리체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구축이 아니라 활용도를 얼마나 높이는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에서는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나 관리체계, 성과 지표 측정 등을 수립하고 있다.

상자/유통업계 IT조직 현황
백화점 아웃소싱 활성화, 할인점은 '스스로'

비교적 역사가 긴 백화점들은 대부분 정보시스템 운영 관리를 계열 정보통신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대신 자체적으로 정보기획 담당 조직을 두고 정보시스템 기획, 시스템 타당성 검토, ROI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할인점은 대부분 자체 조직으로 기획에서부터 운영 관리까지를 소화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의 CIO직제는 취약한 상태. 백화점과 할인점 중에서는 LG유통, 현대백화점, 삼성테스코, 한화유통만이 IT를 총괄하는 공식 임원을 두고 있으며, 대부분 전략기획 부서를 총괄하는 임원이 책임을 겸하고 있다.

■롯데쇼핑(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쇼핑은 1996년 12월 그룹내 전산조직을 통합해 롯데정보통신을 설립했다. 현재 롯데정보통신의 백화점 및 마트 IS사업팀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은 2000년 1월 경영혁신운동의 일환으로 전사업무개선을 위한 BPR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BPR추진팀을 구성했다. 업무개선과 동시에 IT관련 시스템 개선과 신규 구축, 통제 관리까지 함께 진행해왔다. 롯데쇼핑은 2001년 BPR추진팀 내 정보기획담당 조직을 신설했으며 BPR이 끝나는 시점에서 롯데백화점은 정보기획담당조직을 정보기획팀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올해를 기점으로 마트 부문이 분리되었으며, 롯데마트 기획실 내에 정보기획담당을 두고 있다.

■삼성테스코(홈플러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CIO인 이강태 전무가 총괄하는 정보서비스 그룹이 있다. 정보서비스 그룹은 2001년 7월 신설되었으며 현재 아웃소싱 인력 17명을 포함해 83명의 인력이 있다.

■신세계(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초기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분리하면서 기존 전산부서를 통합해 신세계 I&C를 설립했다. 현재 신세계 I&C의 ASP 사업부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시스템 개발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자체적으로 시스템 기획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IT인력은 295(외부인력 포함)명이다.

■애경백화점
애경백화점은 1990년 전산조직을 신설했으며, 현재 정보시스템팀에서 백화점과 면세점 시스템 구축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경영지원본부 이남용 이사가 총괄하고 있으며, 정보시스템팀 인력은 총 26명이다.

■한국까르푸
한국까르푸는 본사에 17명의 전산 조직이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매장마다 한 명씩 관리 인력을 두고 있다. 현재 까르푸는 주로 LG CNS와 함께 시스템 개발 및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큰 프로젝트의 경우 프랑스 그룹 본사에서 파견된 지원팀과 함께 진행한다.

■한화유통(한화마트, 한화스토아)
한화유통 전산부서의 역사는 80년대 후반 한양유통 전산실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한화그룹 계열사의 전산 통합을 위해 발족한 후 한화유통의 시스템 운영관리 등은 한화S&C에서 맡고 있다. 한화유통 내에는 현재 공병화 상무가 총괄하는 정보기획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1년 9월에 신설했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1984년 당시 금강개발산업 백화점 사업본부 내 전산팀이 발족되어 전산업무를 진행해왔다(현재 정보기술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홈쇼핑, Hmall 등 유통 및 여행, 항운물류 등 각 부문별 7개사로 독립, 분할했으며, 이 과정에서 각 부문의 IT조직을 통합해 전문 IT서비스 회사인 HDSI를 설립했다. HDSI는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그룹사의 시스템 개발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며, 대표이사 겸 백화점 IT실 김종순 상무이사가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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