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컴퓨터월드] 애자일 방식에는 몇 가지 키워드들이 있다. ‘고객 가치 우선’, ‘지속적인 개선’, ‘실험과 도전’, ‘실패를 통한 학습’, ‘짧고 반복적인 프로세스’, ‘소규모 자율 조직’, ‘혁신적인 마인드셋’ 등이 그 예다. 이 중에서 애자일 방식의 효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그러면 혁신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혁신에 대한 많은 정의 중에서 B2B 대상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허브스팟(Hubspot)의 CEO이자 창립자인 브라이언 핼리건(Brian Halligan)이 얘기한 “혁신이란 미래를 상상하고 그 상상과 현실과의 갭(Gap)을 메우는 것이다(Innovation: Imagine the future and fill in the gap)”라는 정의를 나는 가장 좋아한다.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혁신’

이렇듯 혁신은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없는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애자일 방식은 이런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해 낼 수 있게 한다.

140여년 전에 이런 혁신 과정을 실천해 인류가 창공을 날 수 있게 해준 사람이 있다. 어려서부터 새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하면 인간도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상상하며 성장한 독일의 오토 릴리엔탈은 새의 비상 관찰을 기초로 하여 29살이 된 1877년에 첫 글라이더를 시험 제작했고 1891년 처음으로 사람이 탈수 있는 글라이더를 개발해 인간의 활공비행의 시대를 열었다.

1893년 단엽기로 15m의 인공 언덕으로부터 비행을 성공하였으며 1895년에는 복엽기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1896년에는 발동기를 부착할 예정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시험 중 추락해 “매사에는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사망했다.

그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그것을 이루려고 했던 끝없는 도전이 없었더라면 인류의 비행역사는 훨씬 더 늦게 시작됐을 것이다. 오토 릴리엔탈이 ‘글라이더의 아버지’ 또는 ‘인류의 날개’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의 이런 혁신과 끝없는 도전 그리고 반복적인 실험정신은 지금의 애자일 방식과 일맥 상통한다.

현대에도 오토 릴리엔탈과 같이 상상을 현실로 실현하려는 많은 혁신적인 기업가가 있다. 그 중에서 민간 기업의 CEO로 2050년까지 100만 명의 지구인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사업 계획을 발표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그리고 로켓 제조 및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이다.

그의 이러한 사업 계획은 일반인에게는 매우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의 계획은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데다 이미 몇 차례 시험 로켓발사를 성공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그는 민간 기업의 CEO로서 상업성을 위해 로켓은 한번 쓰고 버려야 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꿔 발사한 로켓을 다시 지구로 송환시켜 연료만 재충전하여 재사용한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했으며 2015년에 재사용 로켓 시험발사를 성공시켜 NASA로부터 3조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이젠 NASA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선을 보낼 때는 더 이상 자체 제작을 하지 않고 스페이스X를 사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국제천문총회에서 2026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가 후에 다시 2029년으로 그 시기를 3년 늦췄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스페이스X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민간인 우주여행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을 최근에 성공리에 마쳤다. 민간인 4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은 2024년 9월 10일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에 탑승해 인류역사상 반세기 만에 우주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해 우주복만 입고 우주로 나서는 우주유영을 민간인 최초로 성공하고 닷새 간의 우주 여정을 마치고 플로리다 인근 멕시코만 해역에 무사히 안착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시험을 미래에 예상되는 화성 탐사에 대비한 우주복 시험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 및 유인 우주캡슐 드래건을 비롯해 우주선 발사와 비행, 귀환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기술을 제공했으며 우주유영에 필수적인 첨단 우주복도 개발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이외에도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태양 에너지 서비스 회사 솔라시티, 인공위성 인터넷 회사 스타링크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스페이스X를 통해 지구의 승객과 화물을 화성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시작으로 산소가 없는 화성에서는 당연히 가솔린 차를 사용할 수 없기에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를 보급하고 이 전기자동차의 에너지는 솔라시티에서 공급하고 화성에서의 통신은 스타링크를 통해 제공한다는 거대하고 치밀한 야망을 갖고 있다. 이런 그의 야심찬 계획이 전혀 허황되어 보이지만은 않다.

이제 일론 머스크의 혁신은 지구촌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우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엉뚱하면서도 황당한 면도 많이 있지만 그가 생각하는 혁신은 또 많은 사람에게 또 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런 혁신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애자일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혁신의 속도는 문제를 인지한 시점부터 고객에게 가치로 전달되기까지의 시간이며 이 혁신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그는 그의 조직을 What보다 Why에 주력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지속적인 배포(Continuous delivery)를 실행하는 자기조직팀(Self-Organized Team)으로 전환하여 지금의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되게 했다.

그의 확신에 찬 외침이 결코 공허하게 들리지 만은 않는다.

“만약 어떤 것이 충분히 중요하다면, 비록 그것이 승산이 적다고 해도, 그것을 해야 만한다(If something is important enough, even if the odds are against you, you should still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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