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하우 최준호 CPO, 차지형 CTO

[컴퓨터월드] 스텝하우가 업무 매뉴얼 자동화 솔루션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면 자동 캡처와 편리한 공유 기능으로 번거롭던 매뉴얼 제작·관리를 간소화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는 목표다. 스텝하우의 솔루션과 향후 방향성을 최준호 CPO(최고제품책임자)와 차지형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 들어봤다.

스텝하우 최준호 CPO(왼쪽), 차지형 CTO
스텝하우 최준호 CPO(왼쪽), 차지형 CTO

매뉴얼에 드는 불필요한 업무 부담 절감

기업 업무에 있어 교육은 간과해선 안 될 요소다. 신입 사원이 빠르게 담당 업무를 숙지하거나, 기존 직원이 새로운 업무를 배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때 내부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활용되는 것이 업무 매뉴얼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로 상세히 구성된 매뉴얼은 한눈에 업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제는 제작과 관리다. 업무 매뉴얼은 캡처 도구로 만들어져 제작이 번거로운 데 비해, 자주 쓰이지 않아 서랍 어딘가에 방치되는 일이 다반사다. 결국 고생해서 제작한 매뉴얼임에도 필요한 순간에는 찾을 수 없거나,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스텝하우 최준호 CPO는 “회사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업무 매뉴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화면을 하나하나 따와서 매뉴얼을 제작하는데, 그 일이 번거로운 것은 물론 관리가 원활하지 않은 탓에 필요할 때 찾기도 힘들었다”며 “업무 매뉴얼 작업이 자동화된다면 더 중요한 업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스텝하우’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자동 캡처로 빠른 제작, 링크 활용한 손쉬운 공유

스텝하우는 앤틀러코리아의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에서 만난 황성욱 대표, 최준호 CPO, 차지형 CTO가 의기투합해 세운 스타트업이다. 올해 1월 법인 설립 후 앤틀러코리아로부터 프리시드(Pre-seed) 투자를 받았으며, 7월 앤틀러코리아, 매쉬업벤처스, 더벤처스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월에는 사명과 같은 이름의 매뉴얼 자동 제작 솔루션 ‘스텝하우’를 출시했다.

스텝하우의 핵심 기술은 업무 매뉴얼 자동화다. 사용자의 워크플로우를 스크린샷으로 단계별로 저장하고, 모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뉴얼을 자동 생성한다. 스크린샷은 프로그램 실행 후 이뤄지는 화면 클릭, 입력한 텍스트 등을 자동 캡처하는 방식으로 수집한다. 화면을 일일이 캡처해 PPT, PDF로 제작하던 과거 방식보다 효율화된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차지형 CTO는 “웹 브라우저 환경을 예로 들면 웹페이지는 HTML로 구성된다. 사용자가 버튼을 클릭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하면, HTML을 통해 행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솔루션으로 구현함으로써 프로그램 실행만으로 사용자 활동을 자동 인식해 매뉴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텝하우 소개 이미지 (출처: 스텝하우)
스텝하우 소개 이미지 (출처: 스텝하우)

스텝하우는 편리한 공유 기능도 지원한다. 생성된 매뉴얼은 링크로 공유할 수 있으며 DOCX, PDF, PPT 등 다양한 파일 형태로 변환해 배포하는 일도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스마트 임베드(Embed) 기능으로 노션(Notion) 등 타 플랫폼으로의 업로드를 제공한다.

원활한 관리를 위한 팀 워크스페이스 기능도 갖췄다. 만들어진 매뉴얼은 팀 워크스페이스에 자동 저장된다. 팀원들이 매뉴얼을 필요할 때마다 공동 편집할 수 있으며, 부서/직무별로 폴더 구조를 관리하는 일이 가능하다.

현재 스텝하우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구축형(온프레미스, On-premise)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ERP(전사적자원관리) 등 구축형 솔루션 사용이 많고 스크린샷 캡처가 어려운 대기업 내 업무 환경을 고려, B2B 솔루션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구축형 버전의 기능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AI 기능으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까지 구현

스텝하우는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계별로 이뤄지는 특정 업무의 매뉴얼 제작을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스크린샷 이미지로부터 설명을 자동 생성하는 AI 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켠 뒤 업무를 수행하기만 해도, AI가 알아서 매뉴얼을 만들고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매뉴얼 제작에 드는 공수를 최대한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연내로 스크린샷 이외에 별도로 문서나 설명이 필요한 내용을 매뉴얼에 더하는 프로세스 문서화 기능을 업데이트한다. 새로운 기능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업무 내용을 담거나, 담당자를 안내하는 등 보다 세밀한 프로세스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차지형 CTO는 “업무 프로세스를 매뉴얼로 재구성하는 일은 개별 업무의 경우보다 복잡하다. 스크린샷으로 담아낼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외에도 직접 문서를 첨부하거나 설명을 담아야 하는 요소가 포함된다”며 “이미지, 문서, 텍스트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프로세스를 매뉴얼에 담아내는 기능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호주 등 아태지역 중심 해외 진출 시도

스텝하우의 또 다른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국내보다 SaaS 사용이 익숙한 해외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더 큰 매출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스텝하우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특히 싱가포르와 호주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준호 CPO는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의 아태지역 본부가 많이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시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에 진출한다면 주변 국가로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호주는 유럽과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 시차가 크지 않아 고객 응대가 용이하며, 구매력이 높아 영미권 진출 전 제품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좋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스텝하우는 ‘2024 K-글로벌 이노비스타(2024 K-Global Innovista)’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K-글로벌 이노비스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주관하는 엑셀러레이팅 사업의 일환으로, 인포뱅크 투자사업부 ‘아이엑셀(iAccel)’과 플러그앤플레이 코리아가 공동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기업에는 로컬 및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함께 투자 유치를 위한 국내 데모데이 참여 지원이 제공된다. 또 ‘플러그앤플레이 APAC 서밋’과 싱가포르 최대의 스타트업 행사인 ‘스위치(SWITCH)’ 참가 기회도 주어진다. 스텝하우는 K-글로벌 이노비스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APAC 시장 진출을 가속해 나갈 계획이다.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업무 매뉴얼 자동화는 스텝하우의 ‘첫걸음’이다. 현재 개발 중인 프로세스 자동화 기능을 넘어 업무 환경에 꼭 필요한 솔루션으로 자리 잡는 것이 최종 지향점이다. 업무 시스템을 아우르는 솔루션으로 성장하고자 지식 관리 시스템(KMS)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등 다양한 방향성을 검토하고 있다.

최준호 CPO는 “업무 매뉴얼 자동화를 넘어 KMS나 BPM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현된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 위에 휴가, 급여 등 사내 모든 정보를 담는 플랫폼을 만든다면 KMS로 발전할 수 있다. 스텝하우가 계획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아우르는 자동화 역량에 집중한다면 BPM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CPO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단계다.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며 업무 환경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솔루션이 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스텝하우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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