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SW 투자, 생산성과 효율성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
[컴퓨터월드] 소프트웨어(SW)는 이제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경제와 사회를 혁신하는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SW는 국가 경쟁력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세상을 혁신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 SW가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전통적 경제 시스템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프트웨어, 국가 경제와 산업 구조의 중심에 서다
오늘날 SW는 국가 경제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W 산업은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측면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제조업 대비 높은 생산성과 빠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 의료, 자동차 등 다양한 전통 산업에서 SW 투자와 활용이 크게 늘며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고 노동생산성을 향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1.6%에 불과하던 ICT 서비스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020년 4.4%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고용 비중은 1.0%에서 2.3%로 늘어났다. 또한 제조업 대비 ICT 서비스의 생산성은 약 30% 더 높고, 수출 비중도 20년 동안 2.5배 증가해 2020년 기준 14.1%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SW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SW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마이클 포터의 다이아몬드 모델에 따르면, SW는 혁신의 신속성, 협력적 생태계 조성, 환경 변화에의 적응, 지속적 혁신 유도, 그리고 산업 간 확장성을 통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SW 중심 자동차(SDV)의 경우 기존의 독립적 하위 시스템을 SW 플랫폼으로 통합해 자율주행과 같은 지능형 기능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관련 서비스 산업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SW 산업의 이러한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주요 산업별 ICT 투자 비중이 클수록 노동생산성도 증가, 이를 나타내는 상관계수가 0.91을 기록해 SW 투자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협력과 유연성으로 구축되는 혁신 생태계
SW는 디지털 재화로서 물리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SW 개발자뿐 아니라 교육,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도구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구글과 IBM이 각각 AI 기반 의료 이미징과 신약 개발 도구를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운영하며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주요 오픈소스 플랫폼 기여 기업에는 금융, 헬스케어,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포함돼 있으며, 깃허브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협력적 생태계는 SW의 공공재적 특성을 극대화하며, 산업 간 융합과 새로운 시장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기반 SW는 기업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021년 5,519억 달러에서 2026년 1조 1,315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며, 이러한 성장세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 벤츠는 서비스형 SW를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를 OTA(Over-the-Air)로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구독료 수익 모델을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했다.
지속적 혁신과 확장을 위한 SW의 역할
SW는 데이터를 활용한 지속적 학습과 성능 개선을 통해 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사용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SW는 더 지능화되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며, 이를 통해 이용자 충성도를 강화한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은 발표 후 단 5년 만에 챗GPT(ChatGPT)와 같은 대중적인 응용 프로그램으로 상용화됐으며, 두 달 만에 사용자 수 2억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SW의 혁신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SW는 또한 다양한 산업과 제품에 걸쳐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운영체제와 API를 통해 이종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하고, 새로운 기능과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운영체제가 자동차, 스마트홈 등 다양한 도메인으로 확장되며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품 구조의 복잡성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과 도메인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큰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에서 SW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1968년 5만 줄에 불과했던 차량용 소프트웨어 코드 양은 2020년 1억 줄을 넘어섰고, 2030년에는 3억 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복합적인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SW는 단순히 기술적 도구를 넘어 산업과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SW 중심의 혁신은 경제와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며, 앞으로도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혁신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적 지원과 협력 생태계 구축을 통해 SW의 혁신적 가능성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