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IT시장 규모 12조 9,800억 원…공공·금융·제조 분야 성장 주도

컴퓨터월드 2005년 3월 호
컴퓨터월드 2005년 3월 호

[컴퓨터월드] 2005년, 국내 IT시장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12조 9,80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2년 이후 국내 시장은 지속적인 경기 하락과 불확실성 증대, IT 과열 수요 진정에 따라 당시 성장이 둔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기업들의 시스템 교체 수요가 향후 국내 IT 투자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2005년 IT시장조사기관 KRG가 발표한 IT산업별 투자 동향과 트렌드를 중심으로 당시 주목받은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공공·제조·금융부문 IT 투자 활발…ERP 및 그룹웨어 수요 높아

2005년 국내 IT시장 규모는 일반기업 시장이 71.6% 비중을 차지하는 한편, 공공 및 교육·의료 시장은 28.4% 비중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기업 시장 중에서는 제조와 금융 분야가 각각 25.6%, 24.9%를 점유, 전체 시장 규모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통신 분야는 전체 시장의 6.6%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2천억 원 이상 대기업·중견기업 시장에서는 시스템 통합(SI) 관계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캡티브(Captive) 매출이 이들 매출의 51.6%에 달하는 4조 2천억 원 규모를 형성, 높은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캡티브 마켓을 제외한 대외시장은 3조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중 절반이 은행권 시장으로 분류됐다. 또 캡티브 마켓 중 삼성, LG, SK 등 빅3 SI 관계사의 점유율은 전체 IT시장의 27.1%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종이 80.4%, 건설업종 75.1%, 유통업종 61.8%가 캡티브 시장으로 구분됐다.

국내 IT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십억 원)
국내 IT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십억 원)

2005년 기업의 IT 투자는 매출별, 산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규모 2천억 원 이상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평균 투자액은 1백억 원을 넘겼지만, 2백억~5백억 원대의 중소기업 IT 투자 규모는 10억 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 집중화 현상이 예상됐다. 당시 기업들의 평균 IT 투자 규모는 매출액 대비 약 0.5~0.6% 수준이며, 금융업종은 2%를 상회했다.

아울러 기업의 IT 투자를 비용부문과 투자부문으로 구분했을 때 투자 예산은 전체 IT 투자의 40%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 외 60%는 인건비 및 유지보수 비용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지보수 비용 중 전체의 62%가 하드웨어(HW) 관련 비용이며,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 비용은 38%에 달했다. 전반적으로는 SW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KRG가 주요 인프라 및 솔루션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Y2K’ 이후 5년간 HW·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재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5년에도 시스템 투자가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150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은 오라클,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는 IBM과 오라클 제품을 도입한 레퍼런스가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보안 SW는 바이러스 백신, 방화벽, VPN, 스팸방지 등의 순으로 도입률이 높게 조사됐다.

특히 주요 솔루션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금융권의 경우 콜센터, 그룹웨어, 고객관계관리(CRM), 백업·복구시스템(BRS) 등의 도입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대 고객업무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이 같은 솔루션 도입이 크게 확대됐다. 제조업종에선 그룹웨어와 전사적 자원 관리(ERP) 도입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CRM과 공급망 관리(SCM) 도입률은 각각 18%, 17%에 달했다.

특히 2005년 IT시장에선 산업별로 차별화된 양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점쳐졌다. 선도 기업군은 IT 통합, 최적화 및 고도화 등에 집중하며, 일반기업 시장의 경우 건설·제약·식음료·조선/중공업 등의 분야에서 정보화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공공은 IT 통합 및 연계를 강화하고 여타 기관들로 정보화가 확산되는 등 IT기술 활용 고도화를 지속 추진했다. SMB(중소·중견기업) 및 SOHO(소규모 자영업) 시장은 당시엔 자발적 참여가 미비했지만, 정부 지원과 주요 벤더의 적극적 참여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애플리케이션 서버 제공(ASP) 등의 발전을 통해 점진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됐다.

특히 집중된 투자는 HW 그리고 ERP 및 그룹웨어였다. 시장 전반에서 인프라 보완을 위한 HW 투자가 2005년에도 꾸준히 이어졌으며, 스팸방지 등의 보안 투자도 늘어나고 있었다. 주요 솔루션들 중에선 ERP와 그룹웨어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SCM과 CRM은 2006년 이후 도입 의사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등 당시 신규 IT 이슈를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었다.

KRG 이소희 책임연구원은 “2005년 한해는 사용자에게는 경기 침체기를 투자 기회로 이용하기 위한 명확한 목표설정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요구됐다. 한편 벤더에게는 고객 대응력 강화 및 서비스 개선, 정교한 타깃 전략과 요구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주목받은 BPM…본격 활성화는 아직

2005년을 기점으로 국내 IT시장에선 BPM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BPM은 침체된 IT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업종 간 영역 파괴, 기업의 투명성 제고, 국제 협약 규정 강화 등 당시 일련의 경영환경 변화가 기업들에게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RG 한정호 책임연구원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경영혁신은 결코 멈추거나 중단할 수도 없는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이에 몇몇 사람들은 경영의 의미를 ‘자원과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관리와 혁신’으로 풀이한다. 기업의 생존이 자원과 프로세스의 효율화에 달려있음을 의미한다. BPM은 이러한 측면에서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위한 도구와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PM 시장 활성화는 아직 이른 상황이었다. KRG가 국내 주요 BPM 솔루션 벤더를 대상으로 매출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4년 국내 BPM 프로젝트 시장은 총 198억 5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BPM SW 라이선스만을 놓고 보면 51억 6천만 원 수준이었다. 국내 BPM 솔루션 벤더가 현재 15~20개사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성적인 것이다.

BPM SW 라이선스 규모 (단위: 억 원)
BPM SW 라이선스 규모 (단위: 억 원)

당시 시장을 리드한 파일네트와 핸디소프트가 40~50억 원 정도의 매출로 각각 27.9%와 18.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 2위를 다투고는 있었지만,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따라 언제든 선두자리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업종별 BPM 수요도 금융(30%), 제조(28.3%), 공공(25%), 통신(13.3%) 등에 국한돼 있었다. 업종별 주요 벤더의 수주 상황을 보더라도 핸디소프트는 공공, 파일네트는 금융, 리얼웹은 제조, 미라콤은 통신 등 특정 영역에 편중됐다. 전사 차원의 BPM 프로젝트와 전 업종으로의 수요 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BPM 활성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졌다. 기업 전산실을 대상으로 KRG가 BPM 도입 의사를 조사한 결과, BPM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기업이 2004년 6월 15.6% 수준에서 2005년 1월 28.6%로 13%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PM을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라는 응답도 지난 2004년 9.3%에서 10.9%로 1.6%p 가량 증가했다. 2003년과 2004년 파일럿 테스트와 부서 단위의 업무 적용에 그쳤던 BPM 수요가 2005년을 기점으로 전사에 확장될 가능성과 다양한 업종에서의 BPM 적용 가능성이 전망된 것이다. 특히 2004년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세를 올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한 BPM 도입 가능성이 차츰 타진되고 있어 BPM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됐다.


리눅스 시장 성장률 5% 안팎…뚜렷한 확대 요인 없어

2004년 리눅스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당초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리눅스 OS는 높은 성능을 구현하고 보안 강화, 시스템 구축 예산 절감, 시스템 확장성 향상 등의 이점과 함께 정부 추진 정책으로 큰 폭의 시장 확대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공공시장과 몇몇 기업의 리눅스 도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4년 한해 우리나라 리눅스 OS 시장은 데스크톱과 서버 시장을 합쳐 31억 6천만 원 규모로 2003년 대비 4.5% 성장했다. 반면 수량은 오히려 2003년에 비해 15% 감소한 13,379카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눅스 OS 벤더들의 ‘제값 받기’ 및 ‘유료화’ 움직임으로 인해 카피당 단가가 높아진 결과로, 시장 자체가 커진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나마 리눅스 OS 시장을 받쳐주던 공공시장도 2004년 들어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당시 리눅스 시장 전망은 다소 어두웠다.

리눅스 OS 시장 전망 (단위: 억 원)
리눅스 OS 시장 전망 (단위: 억 원)

국내 기업 중 서버 OS로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 비중은 2004년 말 14.7%로 다소 높아지는 추세였지만 공급 금액으로 보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대부분의 용도 또한 웹서버, 메일서버 등 단순 업무에 그쳐 시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또 리눅스 유저 가운데 61%는 기술지원 미비와 서버 운용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어 서버 OS 교체를 고려하고 있었으며, 대체하고 싶은 OS로는 유닉스를 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S별 만족도에서도 리눅스는 유닉스, 윈도우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저렴한 구축 가격을 제외하면 리눅스 서버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이다. 데스크톱 OS로서의 리눅스는 이 같은 기록보다 더 심각해 도입률이 1%가 채 안되는 상황이었고, 도입 의사도 소극적이었다.

KRG 나영민 책임연구원은 “리눅스 유저와 잠재 고객에게 가격 우위만을 강조해서는 현재 형성된 시장이 확대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리눅스 신뢰도 회복을 위해 리눅스 서버를 위한 통합 기술지원 센터와 같은 형태의 지원 정책을 기관과 기업이 협력 시행함으로써, 리눅스 유저들의 신뢰도를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영민 책임연구원은 “리눅스 OS가 향후 유닉스, 윈도우와 더불어 OS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정부와 서버, PC 벤더, 그리고 리눅스 OS 벤더 등 각 분야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시장의 수요처 역할로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인력 양성, 리눅스 OS 업체의 지원 등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리눅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리눅스 OS 벤더들도 리눅스가 보유한 신속성과 융통성을 최대한 이용, 기존 범용 애플리케이션보다는 모바일, 정보가전, 임베디드 리눅스 등 새로운 솔루션 시장에 대한 접근을 우선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는 3~4년 후를 내다보는 투자적 개념으로 리눅스 OS의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IA서버 판매 증가…블레이드 시스템 사업 원년 맞아

2005년 IA서버 판매대수가 10% 선까지 진입하며 블레이드 시스템 사업이 함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블레이드 시스템은 IT인프라를 하나의 컴포넌트로 묶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각광받았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을 일체화한 시스템으로 총소유비용(TCO) 관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관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레이드 시스템은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비즈니스의 민첩성이 중요시되는 상황 속 기반 구조의 일체화에 따라 설치가 간편하고 유연성 있는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차세대 선도 기술로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Y2K 및 e-비즈니스 시대에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기업들은 IT인프라 구축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현실적으로 지속적인 서버 도입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또한 IT 성과 관리, 투자 대비 효과, TCO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그 현실적인 대안으로 블레이드 시스템을 손꼽았다.

블레이드 시스템 도입 목적
블레이드 시스템 도입 목적

2004년 국내 블레이드 시스템 시장 규모는 판매대수 기준 514대로, 2003년 대비 13%의 성장했다. 한국HP와 한국IBM 등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2003년 초기 판매대수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기피 현상으로 시장 도입기에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대폭적인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클러스터링 등 고속 연산 처리 부문의 경우 대규모로 시스템이 들어가야 하는 속성과 블레이드 시스템이 한번 도입되면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특성상 중장기적으로는 IA서버 판매대수의 10% 선까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국내 블레이드 시스템의 업종별 사용 용도를 살펴보면 공공은 대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링 및 시뮬레이션 부문에서 활용하고 있었으며, 제조업종에선 단위 업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블레이드 시스템의 경우 다량의 서버를 필요로 하는 닷컴 기업이 주 수요처로 예상됐지만, 닷컴 고객 인식이 미흡하고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의 과금 체계에 따른 업계 간 이해관계에 따라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반면 보안 문제 등으로 자체 전산실을 보유하고 있고 다량으로 서버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게임 업체의 경우 블레이드 시스템을 통한 공간활용도 및 TCO 절감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KRG 김영덕 선임연구원은 “블레이드 시스템이 성장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술적으로는 전력·발열 부문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안정성과 유연성에 대한 검증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고객의 요구를 다양하게 수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시장이 크게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벤더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덤핑 경쟁도 경계해야 할 부문이다. 단순히 블레이드 서버를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서비스로의 전환을 통한 원스톱 통합 서비스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최대 이슈는 차세대 시스템 전환

산업별로도 다양한 IT 이슈가 등장했다. 먼저 금융업종은 2005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됐다. 은행권은 바젤Ⅱ, 보험은 리스크관리, 증권·카드 분야는 비용 절감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금융업종은 타 업종과 기술·프로세스·데이터를 결합하는, 소위 ‘컨버전스’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컨버전스 진행에 따라 유통 경쟁력이 막강한 은행업종의 시장 주도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05년을 기점으로 금융기관의 통합화 추세에 따라 금융기관 수는 감소하고 대형화된 추세를 보였고,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도 급속하게 진행됐다. 또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고 연금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자산운용 서비스 규모도 확대됐다. 인터넷 뱅킹과 사이버 증권 등이 성숙기에 진입했고, 모바일 뱅킹도 확대되는 등 채널의 다양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었다.

이에 맞춰 금융권마다 IT를 통한 차별화에 주력했으며, 전산 예산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효율성을 지향하는 추세가 반영돼 아웃소싱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IT기술 측면에선 호스트 중심체제에서 오픈 환경으로 이행하는 추세가 지속됐다. 웹 기반의 분산 컴퓨팅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통합시스템 구축도 적극 검토됐고, 이에 따른 EA의 필요성도 증대됐다.

이에 따른 2005년 금융권의 가장 큰 관심은 차세대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신BIS협약’, IT 관리, 데이터 통합, EA 등이 주목받았다. 은행업종은 차세대 시스템 및 바젤Ⅱ, 유비쿼터스와투자 대비 수익률(ROI)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보험업종은 차세대 시스템,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개선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증권업종은 차세대 시스템을 비롯해 비용 절감, 거래소 통합시스템, 아웃소싱이 주목받았다. 카드업종은 차세대 시스템 및 IC 카드, IT ROI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2005년 금융업종 IT 이슈
2005년 금융업종 IT 이슈

1999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차세대 시스템은 2005년에도 주목받는 이슈였다. 그간 은행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시스템 전환이 추진됐으나 증권과 보험업종으로도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더해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의 실질적인 접근이 이뤄지며, 변화 관리 컨설팅도 시도됐다.

신BIS협약에 따라 2007년 말 적용을 위해 2005년 중반까지 바젤Ⅱ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야 하는 은행권들의 시스템 구축 노력도 본격화됐다. 신BIS협약은 국내 모든 은행을 적용 대상으로 하고 최저 자기 자본 규제, 감독 기능 강화, 공시 기능 강화를 주요 골자로 했다.

2004년까지 국내 일부 은행, 증권사 등이 업무 능력 및 성숙도 평가(CMM/CMMI) 인증을 획득하는 등 IT 관리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시도가 진행돼왔다. 당시 대부분의 1·2 금융권에서 CMMI 레벨 획득을 고려하고 있어 CMMI 및 IT인프라 라이브러리(ITIL)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데이터 통합도 금융업종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투이컨설팅 김인현 대표는 “데이터 품질은 결과를 관리하기보다는 과정을 관리함으로써 확보될 수 있다. 2005년에는 메타데이터 도구 보급의 확산, 데이터 품질관리 자동화 도입이 뚜렷한 추세로 나타날 것이다”라며 “특히 경영환경 변화의 가속화로 기업의 정보분석에 대한 실시간 요구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통합체계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밖에 EA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실현 가능하고 성과를 나타낼 방안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라고 첨언했다.


미디어·통신산업, 통합 IT 체계 구축 박차

서비스 가입자 포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2004년 정체된 것으로 평가받은 통신서비스 산업도 통합 IT 체계 구축에 속도를 냈다. 정보통신 정책 마련, 차세대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 착수 및 통신방송 융합 신규서비스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및 시장 구조에 변화가 본격화됐다.

통신산업의 IT서비스 시장은 2004년 6,8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07년까지 평균 7.9%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5년 이후 주요 IT 추진 과제는 VOD 기반의 사내 방송 시스템, DMB 지원 인프라, 디지털 콘텐츠 관리시스템, 케이블방송사의 TPS 체계 구축 등이었다. 미디어 산업의 IT서비스 시장은 2004년 1,464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2007년까지 평균 11.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또 주요 IT 추진과제는 CDI 기반 분석 CRM 구축, ITIL 기반 ITSM 구축, 신규 비즈니스 지원 인프라 구축, ERP 업그레이드, BPM 등이 꼽혔다.

2005년 부각된 핵심 이슈는 통합 IT 체계 구축이다. 기존 핵심 비즈니스에 대한 역량 강화와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신규 컨버전스 비즈니스를 수용하기 위한 IT인프라 구축, 고객 중심의 프로세스 혁신과 변화, 멀티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통합 서비스 체계 구축, 디지털 콘텐츠 인프라 체계 구축 등 비즈니스 구조 개선과 연계됐다. 이 때문에 데이터웨어하우징, CRM, ERP, BPM, ITSM, SI, 비즈니스 아키텍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포털 등이 다양하게 각광받았다.

통신산업 IT서비스 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십억 원)
통신산업 IT서비스 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십억 원)

제조업종, 노후화된 기간시스템 업그레이드 수요 높아

2004년 제조업종에서는 ERP, SCM 중심의 IT 투자가 지속되며 SMB 시장에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우선 비즈니스적인 환경 측면에서 국내 제조업종은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됐다. 다만 프로세스 관리와 업무수행 지연시간을 단축시켜 항상 최신의 상태를 유지하는 리얼타임 엔터프라이즈(RTE) 지향 추세가 나타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당 전략 수립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또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전략 솔루션에 대한 업그레이드 움직임이 활발했다. 특히 ERP, SCM을 중심으로 한 IT 투자가 지속됐으며, SMB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ERP 시장 기회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SMB 기업들은 대기업과 협업·공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ERP 구축에 적극 나섰다.

2005년 제조업종 IT 투자는 2004년과 유사한 추세를 지속했다. 전체 시장에서 2004년과 비슷한 수준인 25.6%의 비중을 나타내 공공·금융과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들이 포함돼 있어 IT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성장요인으로는 우선 전자 분야를 비롯한 수출기업 중심의 수익성 개선으로 IT 투자 회복 가능성이 높으며, 그동안 미뤄져 왔던 노후화된 기간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수요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아울러 글로벌 경영체제를 뒷받침할 IT 통합 작업이 본격화돼 해외법인 ERP 구축 및 연계, 글로벌 SCM 구축 등의 수요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선도기업들이 BPM을 주축으로 한 신기술 도입을 활성화하며, 3D CAD, 자동조립로봇, 디지털 도면 등 제품 개발 및 생산 자동화를 위한 IT 활용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그간 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해 성장해 온 중소기업 시장도 ERP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제조 분야 향후 추진 솔루션
제조 분야 향후 추진 솔루션

2005년 제조업종의 IT 이슈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됐다. 첫 번째 이슈는 기존 구축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제조업종은 타 분야보다 IT 투자 및 시스템 구축이 활발해 시기상 노후화된 시스템에 대한 교체와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대기업 중심으로 고도화 수요가 활발했으며, ERP 활용이 안정화되면서 초기 구축에서 제외된 다른 기능을 추가로 도입하거나 신규 개발도 이뤄졌다. 기업 내외 타 시스템과의 연계 및 통합 프로젝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었다.

두 번째 이슈는 BPM을 중심으로 한 신규 분야 IT 투자 확대다. 프로세스 효율화 측면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BPM 전략 및 솔루션 도입이 예상됐다. 당시 가트너는 2005년까지 대기업의 90% 이상이 BPM을 기업 내 신경망 시스템에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외 역동적인 기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6시그마, EDW, EP, CRM 등에 대한 신규도입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세 번째 이슈는 SMB 시장을 중심으로 한 ERP 구축이 2005년에도 붐을 이룰 것이란 예측이다. KRG 자료에 따르면 당시 중소기업의 ERP 도입률은 30%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SAP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ERP 벤더와 중소형 ERP 벤더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닷컴 기업 IT 투자 약 20% 성장…1,300억 원 규모 형성

마지막으로 시장 규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해왔던 온라인 게임업종 및 포털업종 등 국내 닷컴 기업들의 IT 관련 투자 규모는 2005년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300억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닷컴 기업들의 2004년 한 해 IT 관련 투자 총액은 1,100억 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에 비해 8.6% 성장한 금액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연평균 24.7%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닷컴 업종 중 포털업종의 2004년 IT 투자 총액은 724억 원 규모를 기록, 전체 시장의 65.8%를 차지했다. 2005년 포털업종의 IT 투자 규모는 2004년 대비 11.9% 증가한 811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온라인 게임업종의 IT 투자 총액은 2004년 376억 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05년에는 새롭게 출범하는 온라인 게임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04년보다 34.7% 성장한 507억 원대의 투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됐다.

닷컴업종의 IT 투자는 주로 HW 부문에 집중됐었다. 2004년 한 해 국내 닷컴 기업들의 전체 IT 투자 중 HW와 SW 투자 비중은 각각 77.4%와 22.6%로 HW 관련 투자가 SW 관련 투자보다 약 3.4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 기업들이 서비스에 필요로 하는 HW의 구입 비중이 높았던 점을 시사한다. 또 이들이 필요로 한 대부분의 솔루션을 자체 개발 인력이나 용역을 통해 개발했기에 패키지화된 SW의 구입 비중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특성으로 인해 닷컴 기업들은 다른 전통적인 기업들의 IT 투자와는 조금 다른 특성을 보였다. 닷컴 기업들의 IT 투자는 높은 매출에 비례해 이뤄졌다. 전통적인 산업군의 IT 관련 투자가 매출액의 0.5% 수준인 것에 비해, 닷컴 관련 기업들의 IT 관련 투자는 매출 대비 5.5% 정도의 높은 투자 비중을 보였다.

또한 전체 투자의 70% 이상을 HW 관련 투자가 차지했다. 다른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의 HW 투자가 SW의 약 1.5~2배 정도인 데 비해, 닷컴 기업의 HW 투자는 SW 투자의 약 3.4배로 높은 특성을 나타냈다.

닷컴 기업 HW·SW 투자 현황 (단위: 백만 원)
닷컴 기업 HW·SW 투자 현황 (단위: 백만 원)

이에 대해 KRG 박윤식 책임연구원은 “국내의 닷컴 관련 기업은 그 유명세나 기업들의 매출 규모에 걸맞지 않게 그동안 IT 관련 투자, 특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사각지대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폭발적인 시장 규모의 증가와 함께 급격한 시장 환경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맞닥뜨리게 됐다”며 “닷컴 기업들은 훌쩍 커진 기업 규모와 그에 따라 더욱 다양해진 시장 대내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다.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기업 내부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각종 정보에 대한 효율적인 분석을 위한 IT 관련 기반의 강화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이는 그동안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등한시됐던 각종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윤식 책임연구원은 “이미 매출 규모 1천억 원 이상의 선도기업들을 중심으로 ERP, 그룹웨어, CRM, DW 등의 수요가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NHN과 다음 등 포털 기업에서는 이미 ERP와 그룹웨어 등의 도입이 진행되고 있어, 기존 서비스 관련 IT 투자와 함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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