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김대일 오픈소스컨설팅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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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월드] “세상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로마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은 AI로 통한다”라고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요즘 AI가 세상 모든 분야의 화두가 됐다.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빼고는 더 이상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다. AI가 세상 모든 분야의 중심이 됐다.

2022년 오픈AI가 챗 GPT라는 공을 쏘아 올린 후 3년도 안 된 지금은 AI는 거의 지구의 크기만큼 커져 버렸고, 이제 이 공의 크기가 얼마나 더 커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엄청난 속도의 진화이고 진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특이점 도래 시기 2045년에서 2029년으로 당겨져

인공지능이 인류 지능의 총합을 넘어서는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하는데 알파고를 만든 레이 커즈와일 구글 딥 마인드 기술 이사는 2005년에 그가 쓴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특이점의 도래 시기를 2045년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2024년에 그가 쓴 새로운 저서 ‘특이점이 더 가까이 왔다 (The Singularity is nearer)’에서 특이점의 도래 시기를 2029년으로 앞당겼다. 그의 이런 주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연산 속도와 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결코 허튼소리만은 아닐 것 같다.

우리 인간이 만든 AI가 우리 인간의 생활을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답변이 점점 더 정확해지면서 사람들은 AI의 서비스에 더욱 만족하게 되고, 단순 업무 보조 용도로 쓰던 AI를 AI 비서(AI Agent)로 진화시킴으로써 사람이 하던 특정 업무 전부를 AI에 맡기기 시작했다.

특이점이 정말 가까워지고 있다. 만일 인류가 특이점을 맞이하게 된다면 우리는 행복한 AI 유토피아를 누리게 될까? 아니면 끔찍한 AI 디스토피아를 맞이하게 될까?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채용 플랫폼 회사 리쿠르트 홀딩스(Recruit Holdings)는 AI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여 AI 지원자 스크리닝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였다. 그리고 1,3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메타도 올해 초에 AI 에이전트의 성능 향상으로 전 직원의 5%에 해당하는 3,600명을 감원했다. 반면에 AI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1억 달러의 보상 패키지를 마련해 스카우트하겠다고 선포해 경쟁사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전기 자동차 회사 BYD는 운전자(사람) 개입이 전혀 없이 자율 주차가 가능한 레벨4 수준의 주차 시스템을 개발했다. BYD는 이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는 기술은 자신하면서도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이용자에게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데 반해 BYD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다 발생하는 모든 손실과 손상에 대해서 100% 책임지겠다고 선언했다.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다.

가까운 미래에 모든 주행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모두 자동차에 있는 완전 자율 주행차인 레벨5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레벨5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운전자는 매우 행복해질 것이다. 반면 많은 택시 기사, 대리 기사는 소중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AI 유토피아를 누리게 되고 누군가의 AI 디스토피아에 갇히게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어쩌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홍길동 씨의 회사는 작년에 AI 대체 가능 인력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개인별로 3개월 단위로 직원들의 업무 활동과 직원들이 일한 로그 히스토리를 분석해 AI 대체 가능 인력을 판정하는 AI 에이전트이다.

이 AI에이전트는 0시부터 평가를 시작하고 에이전트가 “100% AI 대체 가능 인력”이라는 판정을 내리게 되면 그 즉시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해고 절차가 실행된다. 자동 해고 절차가 시작되면 즉시 해당 직원의 시스템 접근 권한과 회사 출입카드는 비활성화 되고 해고 메일은 새벽 4시에 직원의 개인 메일로 발송된다.

어제 저녁 회식을 마치고 귀가한 홍길동 씨는 출근 시간에 임박해 잠에서 깨어나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했다. 출근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뛰어가 ID카드를 보안 장치에 접촉한 순간 문은 열리지 않고 “홍길동 씨는 지난 밤 사이 AI 에이전트 평가 결과 100% AI대체 가능 인력으로 판정됐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개인 이메일로 통보된 해고 안내 메일을 참조하십시오”라는 소리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올 뿐이었다.

AI는 더 이상 우리를 지원하는 도구가 아니다. AI는 우리를 대체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앞으로 AI 유토피아에서 살 것인가? AI 디스토피아에 갇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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