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퀘스트 정종섭 대표

                                                     웨슬리퀘스트 정종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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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 현황

[컴퓨터월드] 글로벌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시장은 거래소(플랫폼)뿐 아니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유통·거래 인프라와 빠르게 결합하며, 확장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데이터 유통거래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국가인 미국, 중국, 유럽 데이터 유통거래(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시장 현황을 먼저 살펴보면서, 국내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를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미국

미국은 데이터 유통거래(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시장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플랫폼 시장은 글로벌 점유율과 거래 규모, 성장률 모든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미국 내 높은 디지털화, IoT·AI 등 신기술 조기 수용, 그리고 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문화 확산이 지속적인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

주요 성공요인으로 개인정보 활용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정책 환경에서 민간 데이터 브로커(예: Acxiom, Epsilon 등)들이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판매하는 구조의 정착, 전통적 데이터 브로커 기업 외에 혁신적인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출현을 통한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 데이터 수집·가공·유통의 전 단계에서 첨단 IT 인프라와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의 강력한 기술 및 인프라 우위,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시장데이터, IoT, 소비자 등) 거래 플랫폼 활성화, 헬스케어·금융·소매· 정부 등 전 산업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확산, 전 세계 130여 개국의 데이터 거래 이용자, 데이터 산업 관련 규제와 혁신적 데이터 사업자 간 균형을 통한 시장 성장과 소비자 신뢰 동시 확보 등이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이슈로는 데이터 브로커의 방대한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대한 침해 논란으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 및 프라이버시 우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인종· 성별· 연령 등의 데이터 편향 및 차별 발생 가능성, 데이터 활용시 투명성 및 공정성에 대한 요구 증대, 데이터 유출 사건 등으로 인한 신뢰 하락, 일부 빅테크·데이터 업체 중심의 시장 집중 등이 있다.
 

중국

중국은 글로벌 빅데이터 분석·유통 시장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 전략과 데이터 요소 시장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베이징, 선전, 구이양, 광저우 등 핵심 도시에 데이터 교환 플랫폼(데이터 익스체인지)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2023년 선전, 구이양, 광저우 데이터 거래소는 각각 연 거래액이 10억 위안(약 1,400억 원)을 돌파할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 AI, 빅데이터 활용 수요 증가로 데이터 거래량 및 시장가치가 동반 성장하고 있고,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데이터 보안법, 데이터 거래 중개기관의 검증 및 원천 설명 의무화 등)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이슈로는 데이터 소유권 및 가격 결정의 불명확성으로 인한 거래 투명성 및 신뢰성 저하, 데이터 유출, 오용 등 보안사건 빈번과 표준·감독 시스템 미흡, 지방 및 중앙정부 주도 정책으로 인한 민간주도 데이터 거래 활성화 한계, 엄격한 데이터 국경통제 정책 등이 있다.
 

유럽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AI,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GDPR 등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면서도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데이터 거래가 금융·헬스·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AI 인프라, 에지컴퓨팅, 5G 도입이 데이터 거래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주요 이슈로는 데이터 활용과 보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기회와 규제·감독의 충돌, 글로벌 대형 플랫폼의 데이터 집중으로 인한 경쟁 저하. 다양한 산업 간 데이터 공동 활용의 어려움, 역내/역외 데이터 이동 제한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국내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 발전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약 30조 74억 원으로, 2019년 이후 연평균 12~2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데이터 판매 및 제공 서비스업이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 거래 및 중개 서비스업의 시장 규모만 해도 2024년 기준 3조 3천억 원에 달했다.

데이터 구매‧활용 니즈와 관련해 민간에서는 마케팅, 고객 분석, 신사업 기회 발굴, 리스크 관리 등 고부가가치 데이터 활용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대하고 있다. 특히 내부 데이터 활용만으로 한계를 느끼는 기업들이 외부 데이터를 통해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등에 접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산업별 정책 효율화, 지역 맞춤형 서비스 설계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외부 구매 및 활용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거래시 애로사항

국내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언

2024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과기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의하면 데이터 구매 경험이 있는 기업의 데이터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 ‘구매 데이터의 가격 부담’이 39.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쓸만한 양질의 데이터 부족’(39.1%), ‘데이터 소재 파악 및 검색의 어려움’(36.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22년 국회입법조사처의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소·거래사·크롤링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데이터 거래의 주요 애로사항은 ▲쓸만한 양질의 데이터 부족(52.1%) ▲구매 데이터의 불합리한 가격 책정(37.0%) ▲데이터 유통채널 부족(36.3%) ▲데이터 소재 파악·검색의 어려움(31.5%) 등으로 2024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외에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도하는 거래소·생태계 성향이 높아, 민간 주도의 혁신·자율적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 현황과 국내 데이터 유통거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과 주요 발전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를 위한 큰 방향성은 현재 정부 주도 생태계 중심에서, 정부 정책 지원과 동시에 민간이 주도하는 두축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주요 발전 과제를 제언하면, 첫째 고수요· 고활용 데이터를 확충하고 제공해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고수요· 고활용 데이터 수요를 정확하게 조사하고, 신사업 창출 등 민간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고수요 데이터·상품을 중점적으로 발굴하고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기업이 해외 서비스 개발 및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해외 데이터 확보 및 국가 간 데이터 공유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 기업을 육성하고 데이터 활용기업의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 데이터 공급 측면에서 국내 데이터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데이터 핵심기술에 대한 개발을 지원하고 아울러 혁신적인 데이터 상품·서비스와 수요자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수요 측면에서는 데이터 활용역량이 부족한 중소·스타트업 등이 데이터 기반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역량 및 비즈니스 모델 진단을 통해 데이터 분석·활용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사업화 수요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활용을 아우르는 통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셋째, 편리하고 안전한 데이터 유통거래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민간의 데이터 활용 촉진 및 안전한 이용 환경 구축을 위해 데이터 품질인증과 데이터 유통거래 활용 기반 마련 등을 통해 데이터 유통거래의 편의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과제로 데이터 품질 인증제도 활성화, 우수 데이터 플랫폼 인증제도 도입 및 운영, 데이터 가치평가 활성화, 데이터 거래사 활용 강화, 거래유형별 표준 계약서 확대, 데이터안심구역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산재된 데이터의 편리한 검색· 활용 및 데이터 공급·수요·중개자에 대한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플랫폼 간 연계, 통합 인증체계 마련, 공통 데이터 카탈로그 구축, 데이터 식별·이력관리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법 제도 측면에서는 해외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 간 상충에 따른 법제도 균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고, 데이터 유통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이슈에 대응이 어려운 중소·스타트업 등에게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무리

한국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은 꾸준한 성장과 제도적 기반 확충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양질 데이터 부족 · 데이터 기업과 데이터 활용기업의 역량 부족, 데이터 유통거래 체계 고도화 필요, 플랫폼 간 연계 부족, 법제 충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숙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민간의 혁신적 서비스 개발이 시장을 이끄는 쌍축 방향 하에서, 데이터 유통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 주도 플랫폼 강화, 투명한 가격·품질 기준, 데이터 검색·매칭 서비스, 실질적인 법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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