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부문 _ 조선

매출액 성장세 따라 IT 투자도 동반 상승
조선업계에 프로세스 혁신(PI) 바람이 거세지면서, 국내 주요 선사들의 IT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월드가 국내 7개 주요 선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5개사가 지난해보다 IT투자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그 중 3개사가 올 예산 규모를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려 책정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 몇 년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경쟁력 및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IT시스템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 성장 위해 'IT'가 필수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 분야는 안정적인 생산 활동과 정상적인 수출물량 출하로 생산(건조)과 수출 부문이 각각 9.3%와 7.7%의 성장세를 유치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이미 3~4년 치에 육박하는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도 안정적으로 생산과 수출물량 출하가 지속될 전망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지난 2003년 이전 수주된 저선가 물량들이 대부분 출하 완료되고 조선용 후판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보여 크게 개선될 전망이며, 신규수주 물량의 경우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수주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가상승에 따른 유전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원유시추선 수주물량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대한상의는 생산은 물량기준으로 2005년보다 6.2%,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9.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요인에 반해 원화강세기조가 유지되면서 원-엔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 악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병모 상무는 "조선업 중에서도 특히 일반 상선을 건조하는 조선소에서는 선박의 수주에서 인도에 이르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함으로써 각종 설비의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간 단축을 위한 방법으로 동시설계 및 생산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확정되지 않은 각종 정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생산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조선업체들은 생산 인력의 고령화, 생산성 향상율의 저하, 제한된 자원 문제의 해결 및 활용률 향상, 업무절차의 간소화 및 신속화, 정량화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관리의 부가가치향상 등도 과제로 안고 있다.
따라서 조선업체들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로 IT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투자 1순위는 ERP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투자 1순위로는 전사적자원관리(ERP)가 꼽혔다. 전체 응답자 중 80%가 ERP를 최우선 투자 분야라고 답했다. 조선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조선사들 중 처음으로 패키지를 도입해 ERP시스템을 구축한 대우조선해양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03년 도입 당시만 해도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다른 제조업과는 달리 선주의 요구에 따라 선박을 설계, 생산하는 주문생산체계라는 점에서 ERP 도입 자체에 대한 업체들간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는 잠수함이나 군함처럼 일정한 기준이 정해져 있거나 항공모함처럼 건조하는데 4년 이상 소요되는 단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ERP 도입이 가능하지만 1년에 40척을 건조하는 조선소에서 ERP 도입은 그 성공사례가 아직까지 없었고, 이미 향후 2~3년간의 경영계획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일결산 등과 같은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ERP시스템을 도입해 전사적 KPI 설정 및 관리를 통해 재고 감축, 생산 현장의 주요 자원의 수요 및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자재의 적기 공급률 향상, 기준정보의 질적 향상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다른 선사들도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PI 추진계획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패키지를 이용하거나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ERP화하는 작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보안과 모바일 솔루션도 대세
ERP에 이어 조선업체들이 올해 주요 투자항목으로 꼽은 것은 보안(51.1%), DBMS/DW(48.9%),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44.4%), 백업 및 재해복구(42.2), 시스템 콘솔리데이션(24.4%),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24.4%), 모바일(22.2%) 등으로 나타났다.
보안 부문이 ERP 다음 투자순위로 꼽힌 것은 조선 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일 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시스템 및 데이터에 대한 정보보호 및 보안 필요성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안장비 도입을 고려하는 회사들이 서버 보안이나 DB보안 등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체의 투자 우선순위 중 모바일 항목이 눈에 뛴다. 이는 선박 제조가 이뤄지는 야드가 몇 십 만 평에 이르고 각종 원자재 및 반제품들이 여러 곳에 산재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모바일 솔루션을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의 경우 사내외 제작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반제품에 대한 효율적인 물류관리를 위해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 적용함으로써 ▲중량물 운반 장비의 정확한 위치, 반제품의 적치 관리, 공정 진행 상황, 제품의 품질 검사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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