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처리 시간 60% 단축, 신규발생 문서 85% 감축
보험업계 프로세스 혁신 첫 시도, 3개월만에 완료, 4월부터 전사 확산 2차 프로젝트 추진

보험사에는 각종 문서가 넘쳐난다. 고객의 자필 서명이 된 각종 보험청약서를 비롯해 보험증권, 보험금 청구서, 사고 경위서, 진단서, 각종 영수증이나 감정서 등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급증하는 문서 양도 문제지만 이를 보관하고 쌓아둘 장소를 확보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곳곳에 대형 서고를 마련해 두지만 금새 채워진다. 이렇다보니 문서의 실시간 조회는 엄두도 못 내고 찾는데 만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동부화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전사 PI 과제로 현업부서가 주체가 돼 전자문서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 작년에 1차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는 2차 프로젝트를 연이어 진행할 계획이다. 동부화재의 문서관리시스템은 실질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모범적인 프로젝트로 꼽히고 있다.
이강욱 기자 wook@rfidjournalkorea.com

동부화재는 2003년 4월, 기간계 e-Claim 시스템 구축 오픈에 맞춰 자동차 보상이미지시스템 도입에 착수했다.
이 시스템은 기간계 시스템과 보험개발원의 사고차량 견적시스템인 '아레콤(Arecom)' 시스템과 연계돼 자동차 사고 시 처리되는 내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보상처리를 가능케 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동부화재 자동차 보상이미지심사 시스템 구축은 파일럿 형태로 소규모로 추진됐으나 동종업계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서 보험사의 프로세스 혁신(PI)과 이를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컸던 사업이었다.
동부화재는 자동차 보상이미지시스템의 구축과 성과를 기반으로 전사적인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의 연장선으로 2004년에는 장기계약, 장기보상, 송무 문서관리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 혁신(PI)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마스트플랜 일정에 따라 2005년 3월 전자문서관리시스템 세부추진계획이 확정돼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

총무파트 주도하에 프로젝트 착수
문서관리는 거의 전 부서가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전사적 업무 성격을 띠고 있어 프로젝트 주체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총무 파트에서 담당하기로 결정해 총무 파트 팀장이 프로젝트 오너를, 현업 담당자가 프로젝트 매니저를 담당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출발 당시 동부화재 IT투자 예산 심의 조직인 'e-PMO'의 심의를 거쳤다. e-PMO는 IT 투자 예산이 3억원을 초과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대표이사를 비롯해 CFO, CIO, 6개 부분 현업 기획담당 임원이 참여해 프로젝트의 정보를 공유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조직이다.
e-PMO를 거침으로써 EDMS 프로젝트에 대한 전사적인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었고 경영진의 후원 속에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었다.
EDMS 구축과 함께 기존문서 재정리(동부화재 내부명 : 문서대청소) 작업도 시작됐다. 동부화재 최순환 대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함께 기존 문서도 전면 전자문서화해 '종이 없는 사무실'(Paperless Office) 환경 기반을 구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EDMS 시스템 구축과 함께 기존문서 재정리가 3단계로 추진됐다.

대용량 처리 능력을 기준으로 사업자 선정
EDMS 프로젝트 추진에서 동부화재가 가장 먼저 고려한 점은 대용량 처리 부분이었다. 안정적이고 빠른 처리에 중점을 뒀다. 보험사 이미지 자체가 대용량이고 문서양이 매우 방대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 진행된 제안요청 설명회에는 스펜오컴, 유니온정보시스템, 데카소프트(파일넷) 3개사가 참여했다. 사업자 선정은 사업부문과 기술부문 9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 작업이 진행됐다. 총 8명의 실무위원 개별 평가 후 결과를 종합하여 산출한 결과와 실무 및 가격 평가를 거쳐 유니온정보시스템을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스펜오컴은 수행능력 및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부분에서 낮게 평가돼 탈락됐고 유니온과 데카소프트 2개사로 압축됐다.
데카소프트가 제시한 파일넷 솔루션은 금융권 저변이 넓고 대용량 처리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동부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엔진단의 커스터마이징 지원에서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니온의 경우 지명도는 다소 낮았으나 대법원이나 경찰청과 같은 대형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풍부한 금융권 경험을 가진 엑스소프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복잡한 업무의 커스터마이징 능력이 높게 평가돼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프로젝트는 2005년 7월에 착수해 2005년 11월말에 마무리됐다. 실제 개발기간은 3개월 불과해 매우 짧은 편이다. PI의 일부로 추진돼 신속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비교적 짧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기존의 영업포털, e-Claim, 법무시스템 등 복잡한 기간계 인프라 시스템과의 연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는 점을 동부화재는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연계작업을 통해 2D바코드 출력, 출력물 이미지변환 및 EDMS 자동저장과 같은 전자결재 자동화 필수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 구현
동부화재는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활용하려는 욕구가 중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을 핵심 목표로 가져갔다. 그리고 실질적인 활용을 위해 400여 전국지점에 스캐너를 도입했다. 대부분 전자문서관리시스템 도입시 비용상의 이유로 전 지점 스캐너 도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나 동부화재는 실질적 활용과 전자문서 정착을 위해 전 지점 도입을 추진했다.
동부화재 최연재 PM은 "이번 구축에서 동부화재가 역점을 둔 것은 전사적 활용부분"이라며 "일부 스캐너 도입 부담으로 집중화(지역 거점 일부 지점에 고속 스캐너를 설치하는 방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동부화재는 434대의 스캐너를 전국 각 지점에 도입했다. 집중화 처리가 오히려 업무처리를 지연시킨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스캐너의 전국보급으로 업무 처리가 빨라지고 FAX 사용의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봤다.
FAX의 경우 실제 업무 외에 문서정리와 사후 관리가 필요했으나 전국 지점 스캐너 도입으로 이러한 부분이 사라졌다. 총 434대의 스캐너가 도입됐고 추가 보급될 예정이다.
EDMS 시스템은 IBM AIX 운영환경과 웹스피어 V5.2로 구성된 기간계 시스템과 유니온정보시스템의 이미징 엔진인 '디딤스(dDIMS) EDMS'와 SOAP 통신을 통해 원활한 데이터 연계가 이뤄지는 구조로 구축됐다.

업무 효율성 크게 개선
현재 1단계 사업완료 후, 업무별 성과를 통해 빠르게 안정화시켰다. 시행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도입효과는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업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 문서의 자동화 프로세스 구축으로 장기계약이나 장기보상의 경우 문서의 업무처리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동부화재는 내부적으로 업무처리시간이 60% 가량 개선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에는 약 237,000 시간이 소요됐으나 향후 98,000 시간으로까지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시간 문서 검색 시간도 크게 줄었다. 문서 검색에 걸리는 시간이 사무실 서고의 경우 5.8분, 거점서고의 경우 130분이 걸렸으나 전자문서를 통해서는 10초내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신규로 발생되는 문서도 크게 줄어들었다. 장기보험 관련 발생문서가 현재 875만장에서 향후 128만장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3억5천 만 원의 비용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적인 업무 효율성 향상뿐만 아니라 종이 없는 사무실(Paperless Office) 환경기반을 구축한 점도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동부화재는 모든 업무문서를 전자문서화 구현해 보험약관 통합관리 및 전자문서의 라이프사이클 자동관리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전자문서 확산은 새로운 프로세스 수용을 가능케 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아웃소싱과 재택근무를 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월 평균 7,000건의 아웃소싱 처리가 이뤄지고 있고 4월부터는 재택근무제를 파일럿 형태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고용시장의 유연성 증대로 비용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 자동화 기반의 업무 생산성 향상도 나타나고 있다. 2차원 바코드에 의한 내부문서 자동분류와 폼 자동인식을 통한 외부문서의 자동 분류체계 마련했다. 업무별 문서유형별 문서자동분류 기능(증권번호, 사고번호, 소송번호 등)을 제공하며, 종이문서로 스캔된 우수판결 사례, 신체감정 사례 등의 법무정보에 대한 본문검색 기능도 제공된다.
사용자 편의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 장기보상 및 소송업무 시에 계약서류 및 약관서류를 쉽고 편리하게 조회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 문서에 대해서는 메모 기능을 통해 업무전달 기능이 구현됐다. 듀얼(Dual) 모니터에 의한 심사처리를 통해 기간계 업무현황과 전자문서를 동시에 보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업무처리의 불편함을 해소시켰다.

4월 2차 프로젝트 착수 예정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 구축과 활용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동부화재 전자문서관리 시스템은 조기 정착됐고 이제는 전사 확산을 앞두고 있다. 기간계 시스템과 연계된 전자문서관리시스템은 이제 동부화재의 명실상부한 핵심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기까지는 '종이문서 결제는 받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밑바탕이 돼 철저한 PI 프로젝트로 추진된 점과 동부화재 현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정이 유니온정보시스템의 EDMS 구축 노하우와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동부화재는 1차 전자문서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중장기 계획 중 인프라 구축이라는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단계 사업수행 계획을 확정해 오는 4월부터 바로 2차 사업진행에 착수할 계획이다.

Interview
최연재 과장
동부화재 경영지원팀

조기 정착을 위한 방안은.
▶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활용하려는 욕구가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을 기울였다. 시스템 구축부터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을 지향했고 구축 완료와 동시에 전국지점을 순회하면서 현업담당자 및 심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기능 추가 시 적극적인 공지로 활용을 유도했다.
강제적인 조치도 있었다. 안정화 기간을 지나고서는 팩스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팩스로 전송된 문서는 처리를 못하도록 했다. 그 결과 90% 이상이 전자문서를 통해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곧 90%의 문서가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보관해야하는 문서를 제외하고는 문서가 거의 없어졌다.

전사적 확산으로 이어진 비결은.
▶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이 제일 큰 원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종이문서 결제는 받지 않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작용하고 있었다.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은 EDMS 도입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에 용이했다. EDMS 구축 이전 동부화재는 여타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종이문서 보관과 관리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 있는 서고는 2달 분량이면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기흥 창고로 이동시켜야 했고 어떤 사무실은 1/3 이상이 박스로 가득 차기도 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최첨단 빌딩인 동부금융센터 본사에도 단순문서를 보관하기 위해 서고를 다수 운영해야 할 만큼 공간의 압박이 심했다. 이를 EDMS 구축과 기존문서 재정리로 해결했다. 기존 문서 40%를 삭제했고 서고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기존 서고로 사용되던 공간을 사무실이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100장이던 문서가 전자문서로는 10장이면 충분해졌다.
초기에는 팀장의 의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종이 문서를 없애라'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결합되면서 급진전되고 2차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타 부서에서 2차 프로젝트에는 우리도 끼워달라는 요구가 속출하고 있다.

2차 프로젝트는 어떤 내용인가.
▶ 1차 프로젝트는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1차 완료 후 업무 돌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2차 프로젝트로 전사 업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차 프로젝트에는 자동차 보험, 일반보험, 융자, 부동산, 기업연금, 총무 업무 등에 모두 적용 예정이다. 전사 확산을 위해 전담 TFT가 제기됐으나 시기적으로 힘들어 1차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총무파트 주도하에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궁극적으로 종이없는 사무실 구현을 목표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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