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명'에 제 2의 열정을 모두 쏟아 부을 것"

유통정보화 및 TRS 전문 업체인 회명산업 김응기 부사장(54세). 그는 한국후지쯔 유통영업 담당 출신으로 국내 유통부문 IT 영업의 달인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의 영업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런 그가 26년(1979~2004)여 동안 몸담고 있던 한국후지쯔를 떠나 지난해 2월 이 회사 정보통신부문 담당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회명산업은 국내 IT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지도 않았고, 또한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다. 김응기 부사장이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거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서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마지막 남은 열정까지 모두 쏟아 부어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때문인지 그는 지난 1년 4개월여 동안의 회명산업에서의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의욕적이었고, 패기에 찬 모습이었다는 게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평이다. 회명산업 역시 그를 맞아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우선 영업을 시스템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었고,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체계도 전면 수정했다. 특히 그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영업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회명산업은 지난해 매출실적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달성했고, 올해 역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어떤 조직에서든 필요로 하는 인물이 되자'는 좌우명대로, 그리고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강조한다. 최고의 영업인으로 손꼽히는 그가 한국후지쯔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회명산업에 어떻게 접목시켜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만나본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rfidjournalkorea.com

한국후지쯔에만 26년 근무한 베테랑
김응기 부사장은 지난 79년 한국후지쯔를 두 번째 직장으로 선택, 2004년 11월까지 26년여 동안 이 회사에만 근무해 온 몇 안 되는 장기근속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한국후지쯔의 유통사업부 신설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이 회사가 신세계 백화점이나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의 굵직굵직한 유통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아직도 한국후지쯔가 국내 유통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김응기 부사장의 노력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88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개장 예정이었던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과 롯데백화점(잠실점)이 한국후지쯔 제품을 선택한 일화는 지금도 많은 관계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이들 백화점들은 각각 IBM 기종(압구정점)과 NCR 기종(시험용)을 사용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후지쯔 제품을 선택했던 것.
한국후지쯔는 당시 경쟁사인 한국IBM이나 한국NCR사들보다 유통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였을 뿐만 아니라 구축사례가 없어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후지쯔는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경쟁에서 승리했다. 그것은 당시 영업책임자였던 김응기 부사장의 노력과 영업비결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다는 게 당시 영업에 참여했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현대백화점(무역점)의 전산담당자는 한국후지쯔의 시장점유율이 5위 밖에 안 된다면서 문전박대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응기 부사장의 끈질긴 승부욕과 성실한 자세가 결국 승리로 이끌어 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이와 관련 "고객들이 원하는 자료를 충실히 제공했을 뿐이고, 밤을 새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노력이 가장 컸다"며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한국후지쯔는 하드웨어 판매회사에서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회사로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됐고, 또한 한국후지쯔가 국내 유통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마련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업의 달인'으로 평가
사실 김응기 부사장은 한국후지쯔 재임 시절 영업실적이나 추진력, 그리고 애사심 등 여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입사한 이후 입사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승진을 해 왔고, 단 한 번도 제 때에 승진을 못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가 열정적으로 회사 생활을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응기 부사장 역시 이 같은 평가에 부정을 하지 않는다.
그는 또 중간관리자로서의 완충역할도 충실히 소화해 냈고, 특히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고 한다. 때문인지 그를 두고 좋지 않게 평가하는 주변 관계자들은 거의 없다고 할 만큼 그는 대인 관계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한국후지쯔를 떠난다고 했을 때 아쉬움을 표한 주변 관계자들이 많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도 고객들이 그를 찾고 있고, 회명산업이 그를 영입한 이유도 바로 이 같은 배경임에 분명하다.
어쨌든 그는 한국후지쯔를 떠나 이젠 중소기업이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회명산업에서 마지막 남은 열정을 불태울 각오이다. 한국후지쯔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그의 뛰어난 실력 등을 어떻게 접목시켜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들어 본다.

솔루션과 서비스로 승부할 것
회명산업의 정보통신사업부가 보다 더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솔루션 회사로서 체계를 갖추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고객들에게 이렇다 하고 내세울만한 독자 솔루션이 없고, 서비스 체계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기존 고객들을 지원할만한 체계는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보다 더 완벽한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회명산업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나 사업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 찾고 있고, 또한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회명산업은 하드웨어 시스템 판매보다 솔루션이나 양질의 서비스를 공급해 주는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갈 계획입니다.

회명산업이 현재 가장 어려운 입장은 무엇인가.
회사 이름이 IT와 관련된 기업 이미지가 아닌 제조업이라는 인상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과 관련된 미래 사업의 이미지를 대외에 널리 알리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자 해결해야만 할 과제라고 봅니다.
회명산업이 비전 있는 정보통신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인식을 빠른 시간 내에 알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내부 직원들이 정보통신 사업을 신나게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환경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회명산업은 어떤 회사입니까.
회명(會明)이라는 회사명은 모여서 밝게 살자는 의미로 창업주이신 한형수 회장께서 직접 지었다고 합니다.
원래 이 회사는 PDP나 LCD에 들어가는 특수세정제를 제조 공급하고 있고, 여기서 나오는 물을 재처리 하는 특수 기술-수 처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연간 매출액이 1,000억 원 정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 회사 내에 정보통신사업부가 있습니다. 원래 회명정보통신(주)이라는 회사명으로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독자적으로 펼치고 있었으나 사업이 어려워 2004년 4월 합병을 한 셈이지요. 회명정보통신은 창업주이신 한형수 회장님께서 정보통신사업에 관심이 높아 설립하게 됐다고 합니다.
회명정보통신은 유통/물류 SI 사업과 관련된 하드웨어 및 서비스를 공급해 왔었습니다. 특히 TRS(무선통신) 제품은 포스코, 기무사, 서울소방방제센터 등의 굵직굵직한 고객들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전문성 유지가 성공의 관건
국내 IT 시장은 장기불황으로 인해 경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 계획이신지요.
중소기업의 어려운 점은 전문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다행히 회명산업은 그 동안 주력해 왔던 디지털 TRS가 상당히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이유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게 되면 모든 업무를 무선통신기기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의 의료 서비스,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서의 각종 정보 제공 및 판매 서비스, 그리고 물류 서비스 등 그 어느 곳에서든 무선단말기가 필요로 할 것입니다.
특히 회명은 굵직굵직한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성장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회명산업이 총판을 하고 있는 통합보안 솔루션인 블루코트도 대형 금융기관이나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어 이 솔루션 사업 또한 상당히 커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미 이 제품은 LG카드나 Buy The Way 같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있고, 고객들로부터의 평가도 상당히 높습니다.

지난해 영업실적은 얼마나 되고, 올해는 얼마나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정보통신부문만 말씀드리면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39억 원과 78억 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더 많은 102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 3월 말 현재 16억 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고, 6월 말까지는 6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고, 이 같은 성장추세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올해는 당초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들어 200개의 아디다스 점포에 후지쯔 POS를 이미 납품했고, 오리온 제과의 영업점에는 850대의 후지쯔HHT 단말기 공급 수주를 따냈습니다.
그러나 회명산업은 이 같은 양적 성장보다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7개 도시에 유지보스 체계 갖춰
어쨌든 회명의 정보통신사업부는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지 않나요.
그렇게 해야만 하겠지요. 현재 하고 있는 사업부문인 TRS사업은 모토로라의 총판으로서 시장성장력도 클 뿐만 아니라 많은 프로젝트의 경험을 살려 적은 인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유통정보사업(후지쯔POS, PDA, RFID, 물류솔루션, H/W보수유지사업 등)과 통합보안솔루션사업(미국BLUE COAT사의 솔루션)의 총판(Master Distributor)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 인력이 다소 부족한 형편이어서 경력사원을 적극 영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봅니다.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고, 여기에 직원들 간의 팀워크까지 가세한다면 그 어느 조직보다 효율성 있는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어쨌든 이 같은 사업 품목과 조직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홀로 설 수 있는 정보통신사업부가 될 것입니다.

회명산업만의 특별한 기술과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전국 7개 대도시에 하드웨어 유지보수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이 같은 지원체계를 갖춘 곳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유지보수 체계는 경험이 없거나 노하우가 없다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없습니다. 그만큼 회명산업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7개 유지보수 지원조직에서는 회명산업이 공급하고 있는 POS나 PDA 등의 제품을 언제든지 기술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제 2의 열정으로 성장시킬 것"
김 부사장님은 한국후지쯔에서 유통부문 최고의 영업인으로 손꼽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업을 잘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는지요.
특별한 노하우라기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들이 가장 고민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에서 오랜 동안 일을 해 본 사람들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 그런 인력을 확보해 백화점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주기 위해 주변에 있는 인력이나 자원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고객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특징을 한 가지 말씀 드리면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최선을 다 한다는 사실입니다.
영업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각각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사항은 고객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김응기 부사장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남들이 필요로 하는 정직한 인재가 되라'는 좌우명을 아버님으로부터 이어받아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해 살아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학교, 군대, 직장 등에서 눈치 안 보고, 열심히 일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왔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는 한국후지쯔에서 배우고, 익혔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비록 현재는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제 2의 열정을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응기 부사장은 "회명산업 맨으로서 직장생활의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다"면서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고, 큰 틀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의 경험을 어떻게 살려 나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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