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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성장 이끄는 쌍두마차 ‘CEO-허드’ ‘CIO-모트’





최근 떠들썩한 이사회의 스캔들 속에서도 HP의 마크 허드 CEO는 성장과 효율성에 계속 주력하고 있다. 또한 랜디 모트를 CIO로 영입하면서 기업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렛팩커드의 이사회 회장직으로 선출되기 이틀 전에, 마크 허드 CEO는 인포메이션위크의 가을 컨퍼런스에 참석해 300명의 IT 경영진들과 100명의 기술 지원 및 후원사 앞에서 강연한 바 있다. 그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세 가지 단어 즉, 성장과 효율성 그리고 자본(Growth, Efficiency, and Capital)을 강조했다. 이것은 현재 HP의 모토이기도 하다.
최근 이사회의 '스파이' 스캔들이 불거지자, 그는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했다. HP의 이사회는 비윤리적이며 불법적인 행위 즉, 이사회 멤버와 기자의 통화 기록을 수집해 언론에 이사회 대화를 유출한 '범인'을 색출하도록 조사에 착수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불법 행위가 알려지자 캘리포니아주 검찰이 진상 파악에 나서게 되었고 정보 유출자 색출을 지시했던 패트리샤 던 회장이 내년 1월에 사임하게 되었으며 사건에 연루된 이사가 퇴임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HP의 실적은 과거보다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10월 31일로 마감되는 회계연도에 912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해 5% 이상 성장함과 동시에 세계 최대의 기술 회사인 IBM을 누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익의 경우 IBM이 여전히 세 배 이상 높긴 해도 HP의 순익도 두 배로 증가한 5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PC 업계의 선두 주자인 델이 품질 문제와 미 연방 당국의 회계 조사 등의 문제로 인해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에 HP의 PC 판매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허드 CEO가 15,300명에 이르는 인원을 삭감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해 19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매출액보다 운영 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허드가 2005년 4월에 CEO로 임명된 이후 HP의 주가가 85%나 급등했으며 당시 월스트리트의 이익 추정치를 매 분기 넘어섰다.

매출 IBM 누를 것…순익도 두배 증가
하지만 그의 '두 번째 행동'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PC와 저렴한 서버, 그리고 이윤이 높은 프린터 업체로서의 이미지보다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공급 업체로서의 기업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또 다른 방안을 찾고 절감한 비용을 연구 개발 분야로 투자해야만 한다.
HP 장비의 주요 고객사인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Principal Financial Group)의 게리 숄튼 CIO는 "마크 허드가 취임한 후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HP의 비즈니스 상당수가 이제 일반재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HP는 주요 수익원인 프린터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대규모 컴퓨터 장비를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 소프트웨어와 보다 정교한 IT 컨설팅 서비스 등 신규 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숄튼은 "HP는 현재 기업 쇄신에 돌입했지만 가치를 창출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CIO인 랜디 모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허드는 HP의 주요 성장 분야에 대해 첫째, 기업 고객용 프린터의 네트워크 관리와 상용 프린터 시장으로의 진입 둘째, 데이터 보안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노트북과 휴대용 컴퓨터의 판매 진작 셋째,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서 보다 많은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버의 판매 등 세 부문으로 규정지었다. 허드는 이러한 성장 분야를 '지휘'할 인물로 모트를 지목하고 그를 지난 여름 델에서 스카우트해왔다. 델과 월마트에서 CIO로 재직했던 모트는 경영진이 판매 기회를 높일 수 있도록 대규모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한 경력이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목표를 제대로 짚어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제 그는 HP에서 과거의 성공을 다시 이루어내야 한다.
HP는 NCR의 테라데이터 시스템이 아닌 자체 기술로 300테라바이트에 이르는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하고 있다. 허드가 HP에 합류하기 전에 NCR의 CEO였으며 모트는 과거에 테라데이터 고객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주목할 만한 것이다. 허드는 "HP 자체 인프라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신화적인 업적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해 HP는 고객별 마케팅과 고객 분석, 잠재 고객 평가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영업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허드는 "이번에 고용하고 있는 인력들의 업무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해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도록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임무"라고 밝혔다.

회사 성장시키는 양질의 정보 제공이 주 임무
이와 동시에, 모트는 HP의 방만한 운영을 단순화시키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세계 100여 곳의 작업장을 29곳으로 통합하고 IT 직원들을 19,000명에서 8,000명으로 삭감했으며 사용 중인 애플리케이션도 5,000개에서 1,500개로 줄인데다 85곳의 데이터 센터를 6개로 통폐합했다. 물론 그의 이 같은 작업은 상부 경영진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허드는 "이것은 랜디 모트의 IT 전략이 아니라 HP의 IT 전략"이라고 밝혔다.
모트는 또한 회사의 자립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IT 직원의 감축이 완료되면 90%의 직원들이 HP 직원들로 구성되게 된다. 현재 HP 직원의 절반은 타사 계약직 직원들이다. 모트는 IT 자동화를 통해 관리 업무의 대체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기업들이 그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의 여러 시도가 이제 HP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따라 HP는 비용 절감을 위한 IT 장비 도입에 나서고 있다. 모트의 IT 혁신 작업이 완료되면 서버가 30% 줄고 컴퓨터 프로세싱 파워가 80% 늘어 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또한 기존의 스토리지와 네트워킹 비용의 절반 가격으로 스토리지 용량을 두 배로 늘리고 네트워크 대역폭도 30% 증가시킬 계획이다.
모트는 또 다른 성장 분야를 발굴하고 있다. HP는 회사의 개발 그룹과 연구소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신기술을 IT 매장에 도입해 고객들에게 시연할 계획이다. 모트는 HP의 IT 부서 내부에서의 혁신도 가속화해 2009년 경에는 직원들의 업무 시간 80%를 신규 프로젝트에 할애하며 나머지 20%만 유지 보수 업무에 투입할 방침이다. 현재는 50대 50 정도이다.
중앙화를 추진하고 IT 인원을 정리하는 것은 혁신이 아닌 필수적인 해결 과제이다. 닷컴의 거품이 꺼질 때에도 진행되었던 것으로, HP로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향후 5년 동안 HP 서비스에만 10억 달러를 투자하게 될 제너럴 모터스의 CIO인 랄프 지겐다는 "표준화가 강화된 시스템은 HP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IT 부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브라질에 있는 HP 지사와 연계해 가격과 배포 시스템, 주문 입력 방식을 상이하게 구동하고 있는데 이러한 격차를 없애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지겐다는 "그렇다고 해서 HP를 하나의 회사처럼 관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HP의 분산형 시스템은 각 그룹의 업무를 배우는데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으며, 영업 인력에게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HP가 프리미엄 가격을 부과하고 있는 중국처럼 때에 따라 더 높은 비용이 든다. 지겐다는 "중국의 HP의 업무 방식이 브라질에 위치한 HP와 다를 경우 HP를 활용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제너럴 모터스의 업무 진행이 더디게 될 것"이라면서, 허드 CEO가 표준화를 추진할 인물이라는 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긴 하지만 허드는 운영을 개선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은 확실하게 심어주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가 CEO였을 때에는 HP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못했다. 허드는 피오리나의 매트릭스 관리 구조를 풀고 영업 담당자들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보고 라인도 확실하게 정해놓고 있다. 그는 피오리나만큼 언론에 노출되지도 않으며 세간의 이목도 집중시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회사 내부의 혁신과 쇄신에 초점을 맞추고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허드의 접근 방식에 일부 고객들이 동조하고 있다. 방송국과 군사용 통신 시스템 제조 업체인 해리스의 최고 기술자인 리차드 플레인은 허드의 HP가 3년 이하의 단기적인 제품 개발 로드 맵을 제시하고 있어 피오리나가 제시한 10년 장기 로드 맵보다 자사의 예산 편성 계획에 도움이 크다고 밝혔다.
HP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레이 오지나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앤디 벡톨샤임처럼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HP 연구소장인 딕 램프먼 역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며 CTO인 셰인 로비슨 역시 마찬가지이다. HP의 나노기술 연구원인 스탠 윌리엄스가 나노기술 분야에서 최고이긴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렇다 할 연구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자신의 전략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
허드가 전 CEO였던 피오리나와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닮았다. 바로 자신의 전략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이다. 그는 "회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투표로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결단을 내리고 직원들을 따르게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밝혔다. 또한 해고를 단행하고 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HP는 민주적인 경영과 근로자에 대한 배려 등을 골자로 한, 전설적인 설립자들인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의 원칙에도 부응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는 허드가 이사회 대화 유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를 통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패트리샤 던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대화 내용이 언론에 알려진 것을 계기로 사립 탐정 회사를 고용해 프리텍스팅(pretexting)이라는 수법을 통해 이사회 멤버들과 기자들의 통화 기록을 수집했다. 하지만 이 같은 HP의 유출자 색출 방법은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 업체인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설립자인 토마스 퍼킨스 이사가 회사의 조사 방법에 항의를 표명하고 사임한데 이어, 패트리샤 던도 의장직을 내놓게 되었다. 또한 이사회 멤버인 조지 키워스가 유출 혐의를 받아 사임했다. 하지만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룬 것이다. 키워스는 레이건 행정부의 과학 자문 담당자였으며 HP에서 오랫동안 이사로 재직해오면서 HP의 기술적인 자산으로 여겨져 온 인물이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캘리포니아 검찰이 HP의 이번 행위가 법률을 위반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법무부와 의회도 개입하고 나섰다. 경영 컨설턴트인 톰 피터스는 "사람들은 이 같은 프리텍스팅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HP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의 CIO인 숄튼은 "HP는 이번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 모멘텀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C 시장 공략 가속화로 4년만에 최고 판매
현재까지 HP의 포지셔닝이 훌륭한 편이지만 델과 IBM, 썬 등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이 예고되고 있다. PC 분야에서는 가격 인하 바람이 거세며 보다 많은 이윤 창출을 얻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HP의 대대적인 PC 마케팅 캠페인인 '다시 오는 나만의 컴퓨터(The computer is personal again)'를 주제로 한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2분기 HP의 PC 출하량이 810만 대로 집계되어 전세계 PC 시장의 15%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과 이윤 역시 지난 4년 중에서 최대치를 기록했다. 델은 970만 대를 출하해 17.7%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인터내셔널 트럭의 부사장인 데이터는 지난 8월 31일 시카고에서 개최된 CIO 미팅에서 허드 CEO가 자사의 유통 배포 시스템이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PC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HP는 데스크톱 시스템의 강자인 델에 비해 노트북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P의 프린터 사업부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분기 매출액은 5% 성장한 62억 달러로 48%의 순익을 달성했다. HP는 하드웨어 벤더가 PC를 관리하는 방법처럼 프린터의 네트워크를 위한 관리 계약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디고(Indigo) 기술을 통해 상용 프린터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HP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 역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HP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컨설팅 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HP의 기업 고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차세대 데이터 센터'를 위한 제품 역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7월, HP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인수 사례로 기록될 45억 달러 규모의 머큐리 인터랙티브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머큐리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수명 주기 관리용 소프트웨어의 선두 업체이지만 HP의 야망은 그보다 원대하다. 머큐리는 기업의 IT 포트폴리오에 있는 애플리케이션들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콤포넌트를 분류하는 레지스트리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오라클과 BEA 시스템즈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머큐리의 레지스트리와 통합해왔으며 이 기술은 웹 서비스 컨설팅과 HP의 오픈뷰 소프트웨어의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P 컨설팅 그룹의 서비스 지향적인 아키텍처 담당 이사인 테리 숀로크는 "머큐리의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블레이드 서버와 스토리지 관리 분야가 향후 인수 대상
허드는 더 멀리 내다보고 있다. 머큐리 인수가 성장 시장인 가상 서버와 스토리지에서의 주도권을 잡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초, HP는 시스템 성능을 두 배로 높여주는 인텔의 아이태니엄 칩을 토대로 한 기업용 서버를 출시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와 싱가포르, 인도에 위치한 SOA 개발 연구소도 선보일 예정이며 중소기업을 위한 저렴한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허드는 "서비스와 제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레이드 서버와 스토리지 기술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분야가 향후 인수 대상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허드도 시인하고 있듯이, HP의 쇄신이 완료되기엔 멀었다. 그는 "현재 변화와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P는 IBM과 동일한 수준인 매출액의 4%를 IT에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IBM의 수익성과 효율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그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진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높은 비용 절감과 IT 인프라의 구조 조정 등이 요구된다. 향후 HP의 움직임을 더욱 예의주시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Aaron Ricad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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