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시장에서의 입지 기업시장으로 넓힌다"
매니지드서비스 및 보안·라우팅 통합 제품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 본격화

주니퍼 네트웍스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96년 2월 이제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웹(Web)을 기반으로 인터넷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시점에 창립된 이래 현재까지 생존, 고속 성장하고 있는 종합 네트워크 장비업체 중 유일한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IP를 기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어센드, 스트라다콤, 자일렌, 유리시스템즈, 베이네트웍스, 뉴브리지…. 심지어 세계적 자이언트 통신장비업체, 미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루슨트마저 알카텔로 합병되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 업계의 풍랑 속에서 시스코에 필적하는 가장 강력한 주자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성장했다. 주니퍼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통신사업자 시장의 절대 강자라는 입지를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넷스크린 인수를 통한 보안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고속, 대용량을 요구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시스코와 한판 결전에 돌입했다. 특히 주니퍼는 차세대 네트워크를 통해 과거 10년동안 성장 발전해 온 것 이상으로 향후 10년, 100년을 리드한다는 비전이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태국의 방콕에서 열린 '주니퍼 아시아 태평양 캐리어 서밋 2006'과 '주니퍼 아시아 태평양 J-파트너 서밋 2006'에서 제시된 주니퍼의 차세대 비전 및 전략을 알아본다.
<방콕=근착: 박종환 기자telepark@rfidjournalkorea.com>

주니퍼는 지난 1996년 설립된 1,030여개의 IT 기업 중 유일하게 2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기업이다. 그러나 주니퍼에게도 고민은 있다. 지금까지의 매출은 대부분 기존 라우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니퍼는 현재 전체 매출의 1/3에 지나지 않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매출을 최소한 50%에 육박하게 끌어올려야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고, 향후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매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 매출 50%까지 끌어 올릴 것
주니퍼가 단순 특화 제품으로 니치마켓을 겨냥하는 벤더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종합 네트워크 전문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하고, 정체된 통신사업자 시장보다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회사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 같은 사실은 주니퍼의 아태지역 캐리어 파트너 그룹 담당 제임스 윌슨 이사가 이번 '주니퍼 아시아 태평양 캐리어 서밋 2006'에서 밝힌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제임스 윌슨은 "주니퍼의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전체 매출의 1/3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향후 시장의 80% 정도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나온다. 이것이 주니퍼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라고 밝혔다.
주니퍼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자사의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은 다분히 보수적이다. 주니퍼가 지금까지 쌓아온 장비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장점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그대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다만 정체된 통신사업자 시장에 집중해온 역량을 엔터프라이즈에 분산하는 것이며,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 및 전략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방안은 몇 개로 집약된다. 우선 기존 통신사업자 시장에서의 입지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매니지드 서비스가 그것이다. 통신사업자의 신규 매출원을 창출해주면서도,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으로 기존에 유대를 강화해온 통신사업자들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라우팅 기술에 보안을 접목하고, 이를 통합 관리하는 제품도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의 주요 무기이다. 여기에 네트워크의 성능을 한층 효율화시키는 애플리케이션 및 WAN 가속기를 추가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주니퍼는 이 같은 제품 전략외에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채널, 파트너 정책도 대폭강화했다.

통신사업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의 첨병
◆ 통신사업자의 매니지드 서비스 강화= 주니퍼의 제품 및 서비스 등 주니퍼를 가장 잘 알고있는 고객은 누구일까? 단연 오랫동안 주니퍼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이다. 주니퍼는 이들 통신사업자들을 기업시장 공략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정체된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신규 매출원을 찾아야 하는 통신사업자들의 요구와 기업 시장을 뚫어야 하는 주니퍼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가 통신사업자들의 기업고객을 위한 '관리(managed) 서비스'이다.
주니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매니지드서비스 매출이 3배 증가했으며, 그동안 2개에 불과하던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 SP가 지난 1년 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5개로 늘어났다. 주니퍼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믿음이 통신사가 주니퍼 장비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라며, "기존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통신시장에서 검증된 장점이 주니퍼가 기업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윌슨 주니퍼 아태지역 캐리어파트너그룹 담당 이사는 "주니퍼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더욱 뿌리를 내리기 위한 동력은 한마디로 '성능'이다"라며,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주니퍼가 뿌리내렸던 동력으로 기업 시장에 들어간다면, 기존에 기업 시장을 공략하던 벤더들이 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주니퍼의 자신감이다"고 소개했다.
주니퍼는 매니지드 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니퍼의 수석 금융애널리스트인 키이스 팔터는 "전략 수립에서 설치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리셀러 파트너(통신사업자)를 지원하고, 낮은 운용비용을 유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하며,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리셀러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고객과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주니퍼는 기존에 9개가 운영되던 아태지역 고객지원센터를 19개로 늘렸고, 11개 나라에 매니지드 서비스팀을 신설해 이 시장을 전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주니퍼는 앞으로 매니지드 서비스 시장이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태지역에서 통신사업자가 매니지드 서비스로 거둬들이는 수익이 2004년 3억 7120만 달러에서 오는 2011년에는 13억 3000달러로 3.6배나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주니퍼의 전망이다.
제프 린드홀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관리 서비스는 통신사업자의 수익원을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전환시키고, 기업에게는 본래의 사업에만 집중하면서도 더 좋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통신사업자가 관리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높이고,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주니퍼가 두 시장 모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주니퍼의 J-파트너이며, 세계 최대의 IP-TV 사업자인 홍콩의 PCCW는 이 서비스망에 주니퍼의 B-RAS 장비를 대거 도입한 고객인 동시에 중·소기업 및 고급주택시장에 주니퍼의 '넷스크린 5GT(방화벽+VPN+무선랜)' 제품을 공급하는 리셀러로 활약하고 있다.

◆ 라우터에 보안기능 통합한 SSG로 시장 공략 본격화 = 주니퍼의 엔터프라이즈 전략은 한마디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라우팅 기술에 보안기술을 접목한 통합제품과 여기에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 시키는 가속기 제품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주니퍼 아태지역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담당인 앤드류 마 이사는 "보안 시장의 급성장으로 관리 이슈가 빠르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안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주니퍼의 목표는 라우팅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보안 기능을 통합하고, 중앙에서 모든 요소를 일괄적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니퍼의 라우터 기술, 즉 인터넷 컨트롤러(IC)가 주니퍼의 보안기술인 IDP, 방화벽, SSL/VPN 기능과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통합제품인 SSG(Security Service Gateway) 스크린 5.4 버전을 올 3/4분기에 출시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SSG는 현재 5.1 스크린 2개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5.4 버전이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되어 있다. SSG는 한마디로 보안기능을 추가하거나, 새롭게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약 500명 이상의 대, 중기업을 집중 공략하는 제품이 될 것이다.
주니퍼의 SSG 초기 모델은 아직 국내에서 공급된 사례가 없다. 주니퍼의 강력한 라우팅 기능에 보안기능이 추가된 SSG 정도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우리 정부가 CCRA에 가입하면서 정부 및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여타 기업에 까지 공급 기회가 커지게 된다.
새로운 '채널? 파트너' 정책 구축 및 혁신
◆'엘리트 플러스' 파트너 정책 신설= 주니퍼 본사의 에디 민셜 필드운영 담당 부사장은 "지난 2년 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파트너 전략을 수립하고, 솔루션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며, "지금까지의 노력에 카고어·레드라인·페리빗 등 최근 인수한 회사들이 더욱 큰 힘을 보탬으로써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본사의 채널 파트너 정책에 맞춰 새로운 채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지난 5년간 시스코에서 채널을 담당했던 신철우 상무를 영입한데 이어 단기간에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채널 파트너 수도 대폭 늘렸다.
주니퍼가 새로 선보이는 '엘리트 플러스(Elite Plus)' 채널 프로그램은 일반 디스트리뷰터 파트너 수를 늘리고, 가속화 솔루션을 담당할 새로운 디스트리뷰터를 확보하며, 보안 및 가속화 솔루션을 판매하는 엘리트 파트너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주니퍼 신철우 채널총괄 상무는 "엘리트 플러스 프로그램은 국내의 채널 파트너 개발을 위한 투자증대의 일환"이라며, "강화된 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주니퍼는 엘리트 파트너들에게 정기 교육·기술 지원·합작 마케팅기금 지원·인센티브 지급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주니퍼는 서비스 사업자(SP) 부문에서 9개의 IPG(인터넷프로덕트그룹-라우터) 엘리트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기업 부문은 SPG(시큐리티프로덕트그룹-보안/웹 가속)와 APG(애플리케이션프로덕트그룹-WAN 가속)로 나누어 2개의 엘리트 파트너 및 9개의 셀렉트 파트너를 두고 있다. 또 IPG, SPG, APG 파트너를 제외한 모든 리셀러 파트너들은 총판사인 인성디지털의 지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주니퍼의 리셀러 수는 모두 170개에 달한다.
한편, 주니퍼는 엘리트 파트너들에게도 신규 시장 발굴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주니퍼는 엘리트 파트너에게 기존의 SP·공공·대기업 이외의 신규 시장 중 특정 분야를 전담케 하고, 이 분야의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미나와 교육 사업 비용을 주니퍼가 지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밖에도 강화된 채널 교육을 통해 자사의 인증을 획득한 채널 관계자 수를 올해 1분기 30명에서 3분기에는 6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 아래, 한국인 강사를 선임하고 교육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