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문제 대두, 네트웍 환경 발전 등으로 재조명, TCO 절감 및 편리한 관리가 이점

수년 전 선보였다가 수그러들었던 씬 클라이언트가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내부 보안사고 및 바이러스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씬 클라이언트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반 PC와 비교해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점과 최근의 국내 네트웍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씬 클라이언트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초기 도입 비용이 일반PC에 비해 저렴하지 않고, 국내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은 시장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급업체들은 올해를 중심으로 이 시장이 서서히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nfotech.co.kr

씬 클라이언트란 서버 기반 컴퓨팅(SBC : Server Based Com-puting)으로서, 말 그대로 가볍고 얇은 단말기를 뜻한다. 그렇다고 일반 PC의 축소판은 아니다. 일반 PC와는 다른 개념이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일반 PC의 컴퓨팅 환경은 클라이언트 중심의 컴퓨팅이다. 서버는 클라이언트를 네트웍에 연결시키거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파일과 프로그램을 보관할 뿐이다.
반면, 서버 기반 컴퓨팅이란,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100% 서버에서 실행되며, 클라이언트는 단지 서버의 실행 결과만을 보여주는 단순한 터미널 역할을 하는 컴퓨팅 환경을 말한다. 즉, 클라이언트에서는 하드디스크, 메모리, CD롬 드라이브, FDD 등의 저장 공간이 전혀 필요 없이 단순히 키보드, 마우스 등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만 있으면 된다.
사용자는 단말기의 종류, 네트웍의 종류, 사용 OS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단말기에서도 자신의 작업환경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단일 서버에 다수의 사용자가 로그인하여 각 사용자마다 분리 및 보호된 세션 내에서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가능하다. 작업 후에는 서버에 있는 개인 사용자의 공간에 작업 내용이 저장된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데스크톱의 경우, 업무가 클라이언트쪽으로만 집중되다 보니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문서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 대규모의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할 때마다 데스크톱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개별적인 배포 및 설치, 유지보수, 네트웍 대역폭 확장을 위해서도 엄청난 비용이 요구된다.
그러나 씬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서버 기반 컴퓨팅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외형이 축소된 만큼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그 대신 서버 의존도가 높아진다. 새로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해도 서버에만 설치하면 된다. 클라이언트의 하드웨어 사양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도 없고 소프트웨어 배포나 설치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또한, 서버 기반 컴퓨팅은 기존 클라이언트/서버(C/S) 환경에 맞게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별도 프로그래밍 없이 자연스럽게 웹 기반으로 옮겨가게 할 수 있어 개발비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관리자의 업무를 크게 줄여준다.
즉, 일반 PC에 비해 총소유비용(TCO : Total Cost of Ownership)을 줄일 수 있으며, ROI(Return on Investment)극대화, 관리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45~65% 비용절감 효과 제공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TCO의 절감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약 2,000명의 사용자가 6년 동안 씬 클라이언트를 사용할 경우 약 58.2%의 TCO의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00명의 사용자가 같은 시간 동안 씬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면, 54.2%의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보다 자세히 500명의 사용자가 데스크톱 PC를 도입했을 경우와 씬 클라이언트를 도입했을 경우를 살펴보면, 초기 도입비용에서는 데스크톱 PC의 경우 475달러가 드는 반면, 씬 클라이언트 시스템은 458달러로 약 3.6%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3년이 지났을 때 데스크톱은 760달러, 씬 클라이언트는 546달러로 28.1%가 절감된다. 2,000명이 사용할 경우에도 초기 도입 시, 데스크톱이 1,790달러, 씬 클라이언트가 1,634달러로 8.7%의 절감을 꾀할 수 있지만, 3년이 지나면, 데스크톱은 2,910달러, 씬 클라이언트는 1,950달러로 33%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조사기관의 발표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 해준다. IDC에서는 씬 클라이언트 도입 시 총운영비용(TCO)이 65% 절감된다고 밝혔다. 또한 Tolly Group에 따르면 씬 클라이언트를 도입시 비용이 45~65%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리티리서치앤드컨설팅에서도 65%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평균적으로 약 60%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조사기관들의 이러한 분석 결과는 씬 클라이언트는 PC의 잦은 고장 요인 중 하나인 하드디스크가 없어 고장률이 낮고 이는 A/S 비용의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반 데스크톱 PC와 달리 초기 투자 이후에 CPU 및 메모리 등을 확장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새로운 운영체계나 소프트웨어 등이 출시되어도 각 클라이언트마다 일일이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되는 씬 클라이언트의 특성도 관리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덧붙여 관리자 측면에서는 서버에서 모든 기능을 통제 및 관리할 수 있어 시스템 관리자의 수고를 덜 수 있고, 이는 곧 PC 관리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및 내·외부 보안 문제 해결
씬 클라이언트의 또 다른 특징은 고가의 방화벽 없이도 바이러스의 침입 차단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서버에 설치해 사용하는 씬 클라이언트는 안티 바이러스 프로그램 역시 서버에만 설치하면 된다.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국내 한 화장품 회사의 경우, 예전에는 본사 관리 직원이 일일이 매장에 직접 찾아가 바이러스 문제 등을 해결해 주어야 했지만, 지금은 본사에서 관리직원이 중앙에서 PC들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HDD 및 FDD 등 저장매체가 없기 때문에 회사의 중요한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권한이 없는 사용자는 아예 접근 자체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회사 경영자의 입장에서 볼 때 직원들이 게임이나 주식투자 등 비업무적인 일에 매달리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이점으로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씬 클라이언트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간 씬 클라이언트가 국내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이유로 국내 사용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사용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PC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씬 클라이언트는 서버 상에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해 사용하는 점에서 사용자들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한다. 즉, 모든 데이터들이 서버 상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업무를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이 사용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경영자 입장에서는 업무향상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사용자들은 꺼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국썬의 한철현 부장은 "썬레이는 그 동안 국내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도입이 늦춰져 왔다."며, "국내 사용자들은 자신을 통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씬 클라이언트의 도입을 검토했던 기업들이 초기 하드웨어 비용의 절감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장기적으로 TCO 절감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수요 부진의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다. 썬 클라이언트를 도입하는 주요 목표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액세스할 수 있는 '온 디맨드 액세스' ▲서버에 정보를 둠으로써 얻는 정보보호 효과 ▲하드웨어 단말기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고객사들은 하드웨어 단말기 비용 절감 효과에만 연연해하다보니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TCO 절감 효과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사용자들 정서와 맞지 않아, 사용자 단말기 비용에만 집중
씨트릭스의 권순철 차장은 "서버 기반인 씬 클라이언트의 본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가지 모두를 검토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TCO 절감 효과를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시장 자체가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과 업체들의 과당경쟁, 네트웍 인프라의 불안정 등을 들 수 있다. 씬 클라이언트가 처음 업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던 2000년 초, 씬 클라이언트는 일반 PC를 대체하는 포스트 PC로 거론됐다. 하지만 씬 클라이언트가 갖고 있는 성능과 특성으로 볼 때 PC를 대체할 순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PC를 대체하기 보다는 세컨드(Second) PC로 봐야 옳다는 것이 업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만큼 시장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정된 시장에 비해 당시 씬 클라이언트를 공급하는 업체는 약 20개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중국이나 대만에서 수입해 들어온 단말기의 경우 성능이 현저히 떨어져 불량률이 높아 고객사들은 씬 클라이언트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또한 당시의 네트웍 인프라 역시 씬 클라이언트같이 네트웍을 중시하는 SBC에는 부적합했다.
시장에서 외면을 받던 씬 클라이언트가 다시금 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이러스 및 내·외부 보안사고 등의 문제들이 계속 불거져 나오기 때문이다.
전산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PC의 잦은 다운 현상, 바이러스의 빈번한 출현 등으로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되며 기업환경에서 사용자의 40% 이상이 PC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PC 다운 통계 분석을 보면 1주일에 3번 이상이라는 대답이 44%를 차지했다. 또한 바이러스 발생 추이는 2002년 8만 7천여개의 기업체 중 24.5%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했으나, 2004년에는 17만여개의 기업체 중 38.8%로 발생 횟수가 늘어 경영진과 사용자 모두 새로운 환경의 IT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히타치는 대규모 '네트웍 단말기' 도입의사를 밝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초, 일본 히타치는 사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PC 30만대를 폐기하고 '네트웍 단말기'로 대체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씬 클라이언트를 사내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4월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유출 방지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히타치 대규모 네트웍 단말기 도입에 업계 관심 집중
히타치는 사내 정보·통신부문 사업소를 대상으로 3월까지 총 2,000대의 신형 단말기를 설치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8,000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PC 교체주기에 맞춰 지속적으로 단말기를 교체해 오는 2009년까지 본사 및 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약 30만대의 PC를 폐기할 방침이다.
히타치가 도입한 네트웍 단말기는 정보를 기록하는 하드디스크가 없는 대신 정보 및 소프트웨어가 모두 본사 서버에 저장된다. 사원들에게는 인증 장치를 배포하고 이용 시 ID 및 비밀번호를 확인한다. 자격이 없을 경우, 단말기의 전원은 껴지지 않는다.
히타치 관계자는 "본사 서버는 해킹 이외에는 정보 유출이 불가능하다."며, "철저히 바이러스 감염 및 외부 침입을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에서 밝힌 기업정보의 유출 실태를 보면 내부보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지난 1998년부터 2004년 8월까지 기술유출 기도단계에서 적발된 사례는 총 54건으로 이에 따른 피해예방액은 약 46조 7천억원 규모이다. 2004년에만 14건이 적발되어, 그 규모는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출되는 정보의 종류는 수행과제에 대한 결과 데이터와 연구결과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민간기업 39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밀 정보 유출자 현황을 보면 퇴사직원이 70%, 현직사원 11%, 경영진 2% 등 내부직원에 의한 기밀정보 유출이 83%를 차지하여 내부보안 예방이 얼마나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각 업체들이 씬 클라이언트의 최대 장점인 TCO 절감의 부각, 관리의 용이성 등을 이유로 다시금 씬 클라이언트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조업 및 교육, 정부공공, 병원 등에서 관심 높아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제조업 및 교육 시장, 정부공공 관공서,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씬 클라이언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썬은 지난 3월, 부산 위생병원에 씬 클라이언트 시스템인 썬레이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 2~3개월 동안 고객사를 10여개사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틸론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LCD 반도체 생산라인의 SBC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씬 클라이언트인 '씬플렉스'를 공급해 이미 검증까지 마쳤다.
포춘(Fortune) 100대 기업의 100%, 포춘 500대 기업의 97%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시트릭스는 중소벤처기업 및 병원,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네티아도 중소기업, 제조업, 금융기관, 공공 등 다양한 고객사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엔컴퓨팅은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중국을 포함한 20여개의 국가에 자사의 씬 클라이언트 단말기들을 수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공공 및 학교, 중소기업 등을 타깃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미8군 캠프 및 현대자동차, CJ, 삼성전자, 충청대학내 인터넷 카페 등을 판매 사이트로 갖추고 있는 9미디어는 보험 및 은행 등 금융권 시장의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 네트웍이 가능한 SBC 개념의 LCD 모니터를 출시해 금융 기관, 공공 교통기관, 상업시설 전용 등 기업용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대형 교육장이나 회의장용으로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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