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6억원 규모 형성
전년 대비 18% 성장, 백본·보안 수요 꾸준
지난해 국내 네트웍 통합 시장은 8,096억원 규모를 이뤄 2003년과 비교했을 때 18% 정도 성장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가운데는 기타(비 네트웍 분야) 매출이 일부 포함되기는 했지만 그 비중이 크지 않고, 상반기 시장조사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정도 시장규모가 커졌던 것을 감안하면 네트웍 통합 시장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시장이 이처럼 성장한 것은 백본 쪽에서 꾸준히 수요가 있었고 네트웍 보안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Y2K를 기점으로 새로운 망을 구축했던 고객들이 망을 업그레이드할 시점에 도달한 것이 백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네트웍 통합 업체들이 2~3년간 공을 들여온 네트웍 보안도 인식이 뿌리를 내리면서 고객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밖에 2003년 하반기에 큰 프로젝트들이 대거 연기되었던 것도 지난해 시장 규모가 커진 요인 중 하나로 얘기된다.
업체별 매출 실적을 들여다보면 LG CNS가 1,775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 CNS는 제조, 금융, 공공, 통신·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루 뛰어난 성적을 올렸는데, 통신사업자와 위성·케이블 방송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콤텍시스템, 에스넷시스템, 쌍용정보통신, 인네트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전체 시장에서 매출 상위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는 추세를 보였다.



상위 5개업체 매출 비중 더욱 커져
대기업 계열사 NI시장 영향력 확대, 수익성은 날로 악화
IT 시장 전반에 걸쳐 대기업 SI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독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에 따라 네트웍 통합 시장에서도 LGCNS, 쌍용정보통신, 에스넷시스템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매출 상위 5대 업체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58.4%였으나,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20003년 72.0%로 비중이 더욱 늘어났으며, 올해는 73.8%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확실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 NI 업체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대형 SI 업체가 대부분의 큰 프로젝트를 독식하는 상황에서 전문 NI 업체가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가격을 싸게 주고,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며, "큰 프로젝트일수록 서버, 네트웍, 보안, 소프트웨어 등 전문 영역 별로 각각 계약을 맺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체 영업담당자는 "전문업체들이 생존의 위기감 때문에 실적이 좋으나 안 좋으나 늘 새로운 솔루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느라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해마다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는 작년에도 여전했다. 매년 수익성 면에서는 경쟁 업체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링네트 또한 지난해 경상이익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그 폭이 조금 낮아졌다고 한다. 업체들은 새로운 고객, 솔루션,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 외에도 운전자산 축소, 채권 관리, 구조조정 등 손실을 줄이기 위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기업과 공공 부문이 시장 견인차
대학도 백본 교체 등 수요 증가, 금융 분야는 더욱 위축돼
지난해 네트웍 통합 시장에서 각 수요처 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일반기업 26.5%, 통신·ISP 23.9%, 정부·공공 19.5%, 금융 15.6%, 교육·연구 9.1%, 유통·서비스 5.4% 순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요처였던 것으로 나타난 일반기업은 상반기에는 거의 4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는데다가 중소기업들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선랜, IP텔레포니 등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몇 개의 특정 대형고객에 의존하기 보다는 고객 수가 많은 NI 업체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연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신 분야는 케이블 TV 사업자들이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선 데다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강화하는 것이 큰 활력소가 됐다. 이러한 움직임이 KT, 하나로텔레콤 등 대형 통신업체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시스코 코리아의 경우 케이블 TV 사업자 시장에서 거둬들인 성과가 지난해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I 업체 가운데서는 LG CNS와 링네트가 좋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5억 미만 사업이 절반 넘어, 대형 프로젝트는 크게 감소
공공 분야는 수치상으로는 세 번째이지만 이 시장의 공급 단가가 타 분야보다 낮은 것을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기업이나 통신 분야 못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교육 분야도 지난해보다는 비중이 늘어났는데, 대학들의 백본 교체나 10GE 구축 등이 이 분야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프로젝트 규모별로 시장의 추이를 살펴보면, 대형 프로젝트의 수는 더욱 줄어들고 소규모 프로젝트가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5천만원~1억원 미만의 프로젝트가 13.3%를 차지했고, 1억원~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는 29.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는 지난 한해 발생한 프로젝트 물량의 53.0%를 차지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비교적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는 10억원 미만의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수치가 된다.
반면, 5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는 2003년 8.0%에서 2.8%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시장이 많이 줄어들었고, 통신사업자들도 아직까지는 백본이나 BcN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하겠다.

보안, IPT가 최대 이슈
IP 텔레포니 기대에 못 미치고, 보안·10GE는 요구 늘어
2004년이 시작되면서 NI 업체들은 IP 텔레포니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2003년부터 대형 금융기관들이 대규모 IP 컨택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IP 텔레포니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초에 출발이 괜찮았던 IP 텔레포니는 결국 부진이 계속되면서 결과가 애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말았다. 하지만 업체들이 꾸준히 준비를 하고 있고, 고객들의 인식도 완전히 자리를 잡아 내년부터는 양상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보안은 네트웍 보안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IPS나 L7 스위치의 요구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F5네트웍스, 넷스케일러 등 L7 전문업체들이 속속 국내 지사를 설립했고, IPS도 시장이 만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스코가 기존의 기존의 IDS 제품군을 IPS로 대체했고, 쓰리콤은 한국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티핑포인트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보안은 스위치, 라우터 등 전통적인 네트워킹 장비보다 수익성도 높은 분야여서 올해도 업체들이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불을 뿜었던 10기가비트 이더넷도 대학,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나타나면서 올 한해 더욱 큰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2005년 최대 기대주는 통신
BcN·FTTH 등에 기대 커, 장비 업계도 영업·마케팅 강화할 듯
지난해 네트웍 통합 시장의 기술별 주요 시장을 살펴보면 ▲IP 컨버전스는 금융과 공공 분야가 ▲무선LAN은 통신, 대학, 금융 분야가 ▲MSPP는 통신·ISP가 10기가비트 이더넷은 대학과 공공이 주요 수요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들은 올 한해 ▲IP 컨버전스는 공공 및 통신·ISP ▲무선LAN은 통신·ISP, 대학, 금융 ▲MSPP는 통신·ISP와 공공 ▲10기가비트 이더넷은 대학, 공공, 통신·ISP가 주 수요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네트웍 통합 시장이 언제쯤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2006년 상반기를 꼽은 사람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올해 하반기를 꼽는 사람도 25.0%나 돼 올해 상반기를 잘 견디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업계에서 이 같이 예측하고 있는 것은 특히 내년에 통신 시장에 기대가 크기 때문. 그 동안 프리미엄 네트웍을 꾸준히 고민해온 통신사들이 내년에는 BcN, FTTH 등에 본격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고, 정부기관들의 인터넷망을 통합하는 IP 연동망 사업도 내년에 본격 시행된다. 또, 장비 업계에서 노텔과 LG전자의 합병, 시스코와 쓰리콤 한국지사의 사령탑 교체 등 분위기가 쇄신됨에 따라 벤더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 및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점도 시장 성장에 기대를 걸게 만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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