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역량 위주로 재정립, 미래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

정용주(46세) 대상정보기술 사장. 그는 CIO 출신으로 지난해 1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CEO로 취임했다. 만 2년째 이 회사를 운영 관리해 오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성장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그는 엔지니어이자 이 회사 연구소장 출신으로 미래 IT 시장을 주도해 나갈 기술 및 제품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 대상정보기술의 성장 발전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상정보기술은 지난해 전년대비 약 15%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정보기술은 어느 특정 하드웨어 판매보다 솔루션과 서비스, 컨설팅 등으로 승부해 오고 있다. 대상정보기술을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정용주 사장을 직접 만나본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rfidjournalkorea.com

올해도 15% 이상 성장
CIO 출신으로 최고경영자인 CEO를 맡으신지 만 2년이 다 돼 갑니다. 지난 2년을 정리해 본다면.
지난 86년 11월 당시 미원그룹(현 대상그룹) 공채로 입사해 그룹계열사인 한남화학 전산실에 배치 받았습니다. 이후 1991년 미원그룹의 SI 업체인 대상정보기술이 창립되면서 창립 멤버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운 좋게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었습니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가 어떻게 성장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류시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부문에 영업력을 집중했습니다.
대상정보기술은 수많은 SI 프로젝트를 구축해 본 풍부한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가 핵심 역량이라고 판단합니다. 즉 상호저축은행, 원자력안전기술원, 광주시교육청, 부천시장 등의 SI 프로젝트를 구축했고, 금융연수원이나 산업단지공단 및 환경관리공단, 전북은행 등의 대형 고객들의 유지보수를 맡아오고 있습니다.
또한 오라클이나 시만텍, 넷앱 등의 각종 솔루션들에 대한 기술지원 및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U-Biz 기술연구소를 통한 차세대 성장 사업을 발굴하거나 특화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고, 24시간 지원할 수 있는 콜센터 및 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핵심역량을 잘 살려 꾸준히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에는 약 590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전년보다 약 15% 이상 신장했고, 올해 역시 전년 수준을 약간 웃도는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화로 어려움 모두 해결
흔히 엔지니어 출신들은 경영관리에 다소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즉 완벽을 추구하거나, 본인이 최고라든가, 아집이 크다는 등의 지적을 많이 받습니다. 사장님 본인은 어떻다고 판단하시는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아집이나 신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집이나 신념을 잘 활용하면 성공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집으로 변하는 이유는 대화의 중심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개방(Open)된 가슴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개방된 마음만 있다면 경영관리에 있어서 풀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기업 경영의 모든 것을 대표이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그 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 있고, 시스템적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사장이 없어도 시스템적으로, 다시 말해 각 사업부의 책임자들이 책임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직 구성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면 어려운 문제는 모두 다 잘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대상정보기술은 경영혁신실이 별도로 있어 이곳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서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큰 문제없이 잘 해결해 오고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가장 어렵다
그 동안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어려웠던 일은.
가장 보람된 일이라면 20여개 대상 그룹 계열사의 전산 통합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데 일익을 한 일입니다. 지금은 대표이사이지만 그 당시 대리 시절이었는데,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아주 황금 같은 시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한 예로 당시 미원유화 혁신활동의 하나로 BPR을 추진했고, 그 결과 회사의 경영시스템이 현저히 개선되어 타사로부터 포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한국산업단지공단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총괄 PM(Project Manager)으로 프로젝트를 납기 내 완료 하였을 때, 연구소에 부임하여 팀원들과 밤샘작업을 하면서 KTF 포털, 하이마트 SFA, 인터넷 방송 솔루션인 '인터캐스터'를 개발한 것 등이 보람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크고 작은 일이지만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여러 팀원이 함께 고생해서 성공했던 일들이 더 큰 보람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작은 일이건 큰 일이건 회사가 가야 할 목표를 향해 여럿이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노력하여 모든 사원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좀 더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웠던 일 역시 많았었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어렵습니다. 대표이사로서 최종 의사결정자라는 부문에서 결정에 따른 판단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 항시 합리적이고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자 노력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소(小)를 위해 대(大)를 희생할 수 있는 것이 먼 안목으로 보아서는 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솔루션과 서비스로 승부
국내 IT 경기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최저점을 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극복할 방법은 없는지요.
국내 IT기술은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우리 생활의 편리함도 가져오는 등 현대인이라면 IT 기술의 발전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IT산업은 IMF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 주력 산업군으로 부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IT 경기 또한 침체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가 IT경기보다 선행되기 때문에 국내 IT경기는 경기가 좋아진 후에나 IT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2008년부터 IT경기가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경기부양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이슈가 요즘 부동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정책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대상정보기술은 성장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변화. 즉 대상정보기술의 미래비전 및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요.
요즘이 중장기 비전과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의 시기 입니다. 얼마 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해 캔(Can) 미팅을 갔다 왔습니다. 사업부서와의 많은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업과 경영과의 갭을 좁혀나가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룹의 IT서비스를 선도하고, 솔루션 기반 사업으로 이익을 달성한다'는 미래 비전을 수립하였습니다. 전략방침으로는 사업구조 고도화로 가치를 창출하고, 고품질 서비스로 수익을 증대하며, 내부역량 제고로 활기찬 기업문화를 조성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모든 것이 관리자뿐만 아니라 직원 모두가 목표와 방향을 인식하고 한 방향으로 매진 할 때 팀웍의 시너지가 생성되어 미래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일환으로 우리 대상정보기술은 BSC를 도입합니다. BSC를 통해 과거의 재무적 성과의 측정뿐만 아니라 미래의 재무적 성과를 이끌어 내는 비재무적 지표를 관리하게 되어 지속적인 기업 발전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수익구조 개선이 급선무
국내 SI 시장은 일부 몇몇 대기업 SI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폐해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큰 폐해라면 어떤 것이고, 해결방안은 없는지요.
우리 대상정보기술은 SI업체로서는 중견규모이기 때문에 아래서 치이고 위에서 치이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중소기업을 육성한다고 많은 제도를 내놓고 있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반면 SI업체는 너무 많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든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봅니다.

대상정보기술의 기업문화라면 어떤 것일까요.
대상정보기술은 물론 대상그룹 전체가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약간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감도 없지 않지만 이것이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타사보다도 이직률이 낮은 편입니다. 특히 퇴사 이후에도 현직 사원들과 끊이지 않고 교류하고 있습니다. 퇴사자들의 모임인 'DIO'를 비롯해 야구동호회 등을 통해 많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적인 분위기가 변화와 혁신의 물결에 동참하도록 독려할 때는 가끔은 단점으로 작용되기도 합니다. 가족적인 분위기가 우리 회사에 장점으로 크게 작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병행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 대상정보기술의 가장 어려운 입장은 무엇이고, 개선할 방법은
수익구조 개선입니다. 미래의 우리 대상정보기술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차세대 성장 사업 발굴입니다. 사업 BU(Business Unit) 별로 로드맵을 설계하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우리 대상정보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그 비전과 목표에 맞춰 전 직원이 함께 매진 한다면 고객이 찾는 좋은 회사로 성장 발전할 것입니다.

세계 시장은 '통합과 융합'이 변수
세계 컴퓨터 시장애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될 기술과 상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통합과 융합이라고 봅니다. 기업의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다국적화 되면서 기업경영은 더욱 첨예한 경쟁환경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자원의 효율적 관리, 시장과 환경에의 적응성 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 수단으로 도입된 IT는 기업의 필수불가결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고, 나아가 이를 어떻게 효율화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동시의 기업경영의 핵심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가운데 최근 IT서비스 시장은 EA, IT 거버넌스, SOA 등이 3대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아직 개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이전과는 다른 패러다임 하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덕장'이라는 평가 받고 싶다
SI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빅 3를 제외하고 과연 몇 개 업체나 살아남을 지 의문입니다.
매각, 합병, M&A 등 이러한 시장구조의 변화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SI업체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구조조정을 통한 정리 기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내 SI업체가 너무 난립해 있으며 이러한 난립이 곧 제살 깎아먹는 경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경쟁심화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의해 경쟁력 있는 몇 개 업체만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SI업계는 그 동안 그 법칙이 적용이 잘 안 됐습니다. 앞으로는 시장원리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개편되고 정착되리라고 생각됩니다.

SI 업체들은 최근 매출 확대 방안으로 솔루션 유통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대상정보기술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봅니다.
대상정보기술이 펼치고 있는 솔루션 사업은 다른 회사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유통 사업이 아니라 ▲기술력과 ▲컨설팅 ▲유지보수 지원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 사업입니다. 솔루션 중심의 SI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5년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대상정보기술의 솔루션 비즈니스는 타사와 비교할 수 없게 특화되어 있으며 전문화 되어 있어 훨씬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정용주 사장은 개인은 물론 기업을 운영 관리하는데, ▲중용과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하는 리더가 되고자 노력 및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대상정보기술과 함께 성장 발전해왔기 때문에 회사 직원의 개인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대표이사와 사원이라는 관계 이전에 동료라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정 사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같은 두 가지 경영 방법을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평이다. 대상정보기술이 아직은 중견 기업이지만 미래 큰 기업으로 성장 발전 가능성이 그 어느 기업보다 크다는 것을 엿 볼 수 있었다. 정용주 사장은 사원들로부터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게 개인적인 소망임을 밝혔다. 그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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