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PC와 MID 등 개인화된 '모바일'기기가 차세대 '성장 엔진'







인텔이 새로운 형태의 소형 컴퓨터 시장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울트라모바일 PC(UMPC)와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소형 단말기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인터넷 지향적이며 멀티미디어 기능이 탑재된 휴대용 제품을 위한 칩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구약성서를 보면 황야에서 예언자가 등장한다. 인텔의 데이비드 펄머터 또한 인텔을 구원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의 하이파(Haifa)에 위치한 인텔 리서치 센터에서 걸어 나왔다. 펜티엄과 센트리노 마이크로프로세서 제품군 개발을 담당한 '설계 두뇌'의 한 사람인 펄머터는 '다디(Dadi)'로 알려진 이스라엘인으로, 지난해 7월에 코어 2 듀오 칩을 발표했다.

이 프로세서는 인텔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AMD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탈환하는 일등공신이 되었고, 최소 1년 동안 인텔의 주가가 28% 상승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즉, 칩의 성능 강화를 위해 트랜지스터를 늘려나가 결국에는 전력 소비가 늘어나고 발열량도 커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발열량을 억제하면서 칩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발표한 것이다.

"UMPC와 MID 등 차세대 소형 디바이스로 돌파구 연다"

이제 펄머터는 '부관'인 물리 에덴과 함께 인텔의 모빌리티 그룹을 맡고 있으며 인텔의 방향을 재정립하게 될 것이다. 울트라모바일 PC(UMPC)와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소형 단말기의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인텔은 인터넷 지향적이며 멀티미디어 기능이 탑재된 휴대용 제품을 위한 칩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인텔이 2000년부터 노트북에 특화된 프로세서에 치중해 센트리노 칩을 탄생시킨 이후 인텔의 최대 포지셔닝 전환이다. 펄머터는 노트북과 데스크톱, 서버 등 주류 제품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력과 비용을 달성하도록 진화하기 위해 인텔 내부에 팀을 구성한 뒤 2년 넘게 추진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의 칩 제조업체가 하이엔드 범주의 스마트폰 영역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울트라모바일 아키텍처는 인텔에게 전략 이동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기업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성장하고 있는 디바이스에 대한 도박이며 무선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융합해서 이미 폭 넓게 보급된 블랙베리를 비롯한 경쟁 제품과의 한판 승부를 펼쳐보이겠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자신감이 있기에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것일까? 첫째, 펄머터의 로우-프로파일(low-profile) 타입에 에너지 효율적인 칩 디자인이다. 둘째는 가격이 저렴한 상품 제조 전문 경험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시장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컴퓨터 업계에서의 브랜드 이름이다.

만일 펄머터와 에덴의 판단이 정확하다면 그들은 대형 기업 고객을 유치하고 인텔의 차세대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어디에서건 이용할 수 있고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를 가진 디바이스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다면 하이파는 그들의 은퇴 장소가 될 것이다.

인텔의 UMP 2007 채택하는 단말기 밴더 늘어나

새로운 인텔 아키텍처를 사용한 첫 번째 디바이스에는 대만 단말기 제조 업체인 HTC가 올해 초에 발표한 Shift가 포함되어 있다. Shift는 미니 PC로, 7인치 터치 스크린에 착탈식 키보드를 탑재했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인텔의 개발자 포럼에서 HTC측은 Shift가 인텔의 울트라 모바일 플랫폼(UMP) 2007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드명이 맥카슬린(McCaslin)이었던 울트라 모바일 플랫폼 2007은 노트북과 같은 그래픽 기능을 제공하는 945GU 익스프레스(Express) 칩셋과 ICH7U I/O 컨트롤러 허브(Controller Hub)에 A100 및 A110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이다. UMP 2007은 3분기에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HTC의 Shift와 후지쯔, 삼성 등의 UMP 기반 단말기에 채택될 예정으로, 인텔의 노트북 칩셋에 비해 40% 이상 배터리 수명이 긴 것으로 알려진다.

수년 동안, 스마트폰이 모바일 전문가들의 컴퓨터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현재까지는 전세계 기업용 이메일 계정의 1~2%만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할 뿐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으로, 가트너는 2006년 7,300만 대에서 올해 출시 대수가 1억 대수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50~60%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의 채택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 17%의 점유율을 기록한 기업용 스마트폰이 올해 19%, 내년에는 24% 성장할 것이라고 가트너가 전망했다.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아이폰(iPhone)의 경우, 스티브 잡스가 밝힌 첫해 판매 목표는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1% 즉, 1천만 대이다. 일부 분석가는 이에 대해 목표치가 다소 낮게 설정되었다고 보고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측은 애플이 올해에 7백만 대를 판매할 것이며 내년에는 1,5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과거 휴대용 단말기 분야로의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었다. 폴 오텔리니 CEO는 지난해 6월 엑스케이프(Xscape) 휴대폰 프로세서 사업부를 매각처분하면서 기업 역사상 최악의 실패라고 비난한 바 있다.

울트라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HTC와 삼성 및 단말기 제조 업체를 비롯해 인텔이 직면한 도전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팜 컴퓨팅의 제프 호킨스 설립자가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개최된 All Things Digital 컨퍼런스에서 모습을 드러낸 호킨스는 트레오(Treo)의 신제품격인 폴레오(Foleo)의 장점에 대해 밝히며 회의적인 군중들에게 제품 구매를 호소했다. 호킨스는 폴레오에 대해 서브 노트북이며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노트북을 대신할 수 있는 '보조용' 제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참석자들이 이 디바이스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미뤄볼 때 성공 가능성은 그다지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가트너의 분석가인 토드 코트는 "2007년 최악의 신제품"이라고 혹평했다.

페로 시스템즈(Perot Systems)는 2,100여 블랙베리와 스마트폰을 도입했으며 윈도우 모바일 6.0 운영체제를 비롯해 기업용 이메일 액세스를 위해 액티브싱크(ActiveSynch)로 표준화하고 있다고 CIO인 마이크 맥클래스키가 밝혔다. 그는 "윈도우 모바일 6과 블랙베리에서 기업 업무를 원활하게 볼 수 있으며 기업용 데이터에도 언제나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클래스키는 울트라모바일 분야에 대해서 아직은 비즈니스 케이스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자사의 도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UMPC의 장점이 불명확하고 이미 사용중인 솔루션 대비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아직 희망사항일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벤더들은 시장의 기회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Q1 모델의 홍보물에서, 삼성은 전통적인 스마트폰과 PDA, 개인용 미디어 플레이어의 한계(불충분한 대역폭, 열악한 화면과 사운드 품질, PC와의 싱크 문제 등)를 지적하며 Q1이 컨버전스 시장의 욕구를 채워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윈도우 XP 태블릿 PC 에디션을 구동하며 1GHz 펜티엄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 스타일의 Q1은 이더넷과 Wi-Fi, 블루투스, VoIP 기능을 제공하며 7인치 화면에 사용자들이 윈도우를 구동하지 않아도 음악과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게 해주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제공된다. 하지만 Q1은 키보드가 없고(탈착식의 키보드가 옵션으로 제공) 유통 가격도 1,100달러로 높은 편이다. 이에 반해 수백 달러만 들여도 매우 훌륭하고 가벼우며 강력한 델 노트북을 살 수 있고 별도의 키보드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페로 시스템즈의 맥클래스키는 이러한 가격 불균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UMPC 가격과 기업용 표준 노트북간의 가격차이를 비교해보면 납득이 가질 않는다"면서, "델이나 레노버와 비교해볼 때 UMPC가 무슨 이점이 더 많은가?"라고 말했다.

다시 인텔로 되돌아가자. 새로이 출시되고 있는 서브 노트북은 비교적 저렴한 수준이다. 스탠드얼론이 아닌 스마트폰 '동반자'로 마케팅되고 있는 폴레오의 경우 500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인텔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단말기 역시 동일한 가격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인텔의 울트라모바일 그룹 마케팅 이사인 롭 드라인이 밝혔다. 파워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인텔이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다. 드라인은 "아이폰 역시 비슷한 가격이 될 것이다. 보조금이 없을 경우 블랙베리 가격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라면서, "따라서 이 분야를 동일한 성능으로 공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카르미 레비 분석가는 이러한 가격적인 제약의 경우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경쟁사들과의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바일 하드웨어와 프로세서, 칩셋 모두가 전통적인 PC의 제품들보다 유닛당 가격이 크게 낮기 때문에 이윤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새로운 반도체 플랫폼에 대한 비즈니스 케이스 입증도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화된 '모바일'단말기가 '성장 동력'

이윤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경쟁사들도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에서 인텔이 울트라모바일을 발표한 직후, AMD는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Computex)에서 UMPC를 위한 새로운 칩셋인 코드명 밥캣(Bobcat)을 공개했다. 상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밥캣은 푸마(Puma)로 알려진 향후의 AMD 노트북 플랫폼에 대한 기능을 일부 축소한 버전이 될 것이다. 푸마는 새로운 그리핀(Griffin) 프로세서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프로세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용으로 개발되는 AMD 최초의 CPU이다.

전세계 CDMA 휴대폰 칩을 장악하고 있는 퀄컴 역시 증가된 배터리 수명에 서브 노트북 컴퓨터뿐만 아니라 가전 제품에도 광대역 접속을 제공하는 새로운 플랫폼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통해 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시아의 칩 제조 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업체인 VIA 테크놀로지스의 경우 지난 6월초에 UMPC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으며 올해 말 시장에 출시를 목표로, 디바이스에 칩셋을 탑재하기 위해 하드웨어 벤더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내년에 멘로우(Menlow)로 알려진 차세대 울트라모바일 플랫폼이 탑재된 디바이스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멘로우는 45나노미터 디자인을 채택한 실버쏜(Silverthorne) 프로세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능을 개선시켰다.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는 올해 초에 "서브 노트북 단말기용으로 개발된 실버쏜은 1960년대말 폴리실리콘(polysilicon) 게이트 MOS 트랜지스터가 도입된 이후 트랜지스터 기술을 혁명적으로 바꾸어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에덴은 인텔이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노트북으로 이동하는데 있어 성능 향상과 배터리 수명 증가, 무선 연결, 그리고 폼 팩터가 중요한 4대 요인이라고 밝혔다. 에덴은 이러한 네 가지 요인에 다섯 번째로 개인화를 추가하고 있다. 개인화는 사용자들이 비즈니스와 캘린더, 사진, 음악, 비디오, 접속 등 개인 생활을 하나의 모바일 단말기로 결합시키려는 성향이다. 이러한 단말기가 인텔의 향후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는 게 에덴의 예측이다.

향후 3~4년 후를 예측해 제품 개발

서브 노트북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인텔 및 여러 벤더들에게 있어서 이슈는 컨버전스 vs. 디버전스이다. 융합이나 복합을 의미하는 컨버전스와 달리 디버전스는 분화, 확산, 발산을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하이엔드 휴대폰, MP3 플레이어, 노트북의 성능과 파워 모두를 결합한 하나의 통합된 휴대용 단말기로서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를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각각의 단말기를 따로 들고 다니는 형태이다. 기업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UMPC는 첫 번째에 해당되며 인텔이 겨냥하고 있는 분야도 바로 그것이다. 만일 후자라고 해도 펄머터는 위험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모든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스마트폰 범위를 재창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FCU(Lafayette Federal Credit Union)의 IT 부사장인 존 스트라우브는 울트라모바일의 진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블랙베리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화면이 3~4배 커지고 어디에서건 완벽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다면 잠재력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시장에서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명을 거론했는데 바로 아이폰이었다. 스트라우브는 "아이폰의 경우 인텔이나 삼성이 염두에 두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보다 훨씬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스트라우브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IT 전문가들은 애플의 사파리(Safari) 브라우저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결합한 아이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3G에 못 미치는 접속 기능과 AT&T만이 지원하는 서비스 모델인 아이폰이 기업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게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아이폰에 대한 예약판매율이 높게 치솟고 있으며 다른 제품들보다 반향이 훨씬 클 것이라는 기대는 변함이 없다.

이 제품은 인텔의 향후 전략과 제품 로드맵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텔의 에덴은 "시장에 비해 디자인 사이클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향후 3~4년 뒤를 예측해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그는 4년전 Wi-Fi 기술에 승부를 건 사례를 지적했다. 현재 노트북의 96%가 Wi-Fi 기능이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다.

울트라모바일 PC가 이러한 형태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인텔의 '마법'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InformationWeek<rmartin@cmp.com> 컴퓨터월드 2007년 8월호 게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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