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성장한 111만대, 1,860억원 규모
2004년 76% 성장 3,267억원 규모 형성할 듯

MP3플레이어 시장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본지가 최근 거원시스템, 넥스트웨이, 디지털웨이, 레인콤(아이리버), 삼성전자, 애플(iPOD) 등 MP3플레이어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2003년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은 전년에 비해 약 2배 이상 성장하며 1,860억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2004년에는 전년대비 76% 성장한 3,267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nfotech.co.kr

MP3플레이어의 수요층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음악재생기에서 저장장치, 음성녹음, 라디오 청취와 어학공부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 오디오기기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데다 이동중에도 이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사용자 층의 빠른 확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용자층 30-40대로 확대 추세
즉 MP3플레이어의 전통적인 수요층인 10, 20대는 MP3플레이어를 카세트 및 CD플레이어를 대체하는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로 "가장 갖고 싶은 것"으로 꼽고 있으며, 30-40대는 주로 어학학습 기기용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MP3플레이어의 크기와 무게가 갈수록 소형화하면서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해진 점이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시장의 확대는 이러한 기능의 대폭적인 개선 외에 공급업체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에 힘입은 것이다. 아이리버를 공급하는 레인콤의 김동환 과장은 "MP3플레이어 시장은 메이커가 끌고 가는 시장"이라며 메이커들의 대대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시장형성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레인콤 등은 TV CF를 비롯해 각종 이벤트 개최, 그리고 드라마 제작 지원, 협찬, 행사 후원 등 대대적인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MP3플레이어는 플래시 메모리 타입, HDD 타입, CD플레이어 타입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고, 이 중 플래시 메모리 타입이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3년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대수 기준으로 플래시 메모리 타입이 전체 시장의 79.3%로 2002년의 53%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 면에서도 2002년에 비해 200% 성장한 1,500억원 규모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CD플레이어 타입의 규모는 2002년 27만대, 400억원 규모에서 점차 줄어들어 2003년에는 23만대, 36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이 같은 이유는 플래시 메모리 타입이 CD플레이어 타입에 비해 크기가 작으면서도 용량 면에서는 CD플레이어 타입에 크게 뒤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부가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여 다기능 오디오 기기로 발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리버 시장점유율 52%로 시장 주도
국내에 MP3를 공급하는 업체는 30여개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을 보면 레인콤의 아이리버가 약 52%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거원시스템을 큰 차이로 따올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거원시스템의 시장점유율은 각 13%이며 그 뒤를 디지털웨이가 약 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87%에 이른다. 상위 4개사가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리버를 공급하는 레인콤은 2003년에 해외 수출을 포함해 2,258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2004년 1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레인콤은 올해 1분기 국내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152%가 성장한 46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또 수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1% 증가한 841억원을 올렸다.
레인콤의 이러한 높은 실적은 2002년 말부터 MP3 CD플레이어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플래시 메모리 MP3플레이어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공격적인 판매정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512MB 용량의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해외 디자인 업체인 이노디자인에 제품 디자인을 의뢰하는 등 국내 MP3플레이어의 시장 추세를 선도했다는 것도 시장 점유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이에 따라 MP3플레이어 하면 아이리버라는 식으로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진 점도 레인콤이 인기를 끈 요인으로 평가된다.
또 레인콤만의 독창적인 AS 효과도 컸다.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이 감동하는 수준의 애프터서비스를 펼치고 있다는 게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실제로 레인콤은 고객이 등기, 소포, 택배 등을 이용해 수리를 요청해 오면 고객의 우편요금을 현금으로 지불해주고 직접 들고 찾아오는 고객에게는 음료수는 물론 식사시간일 경우에는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특히 온라인으로 접수되는 고객의 불만이나 문의에 대해서는 새벽시간을 제외하고는 1시간 내에 답변하는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김동환 과장은 "우리회사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가끔 있을 법한 욕설이나 비난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업이 있어 자랑스럽다'는 고객의 반응도 있다"고 소개한다.
한편 레인콤의 iFP(플래시 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시리즈는 2004년 1분기에 52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07%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반도체 유통 및 각종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는 2400%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인콤 측은 "iFP 시리즈가 매달 국내에서만 8~10만대 가량 판매되고 있으며, 이중 iFP-300은 지난 3월에만 4만 8,500대가 판매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4월에는 iFP-300이 2만 2,000대로 줄어든 반면 iFP-500이 2만 9,000대로 늘어났으며, 5월에는 1주일 만에 iFP-800이 1만 200대가 판매되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원시스템은 올해 4월 한달 회사의 전체 매출실적이 53억 2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5.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원시스템의 이러한 매출 증가는 MP3플레이어 부문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국내 시장에서만 3만대를 판매한데 이어 5월에는 3만 5천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약진은 자동 가사 지원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컴팩트한 디자인과 '동방신기'라는 신세대 인기 가수를 제품 모델로 내세운 점이 주요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HDD 타입의 급부상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HDD 타입 MP3플레이어의 급부상과 여러가지 기능들을 합쳐놓은 컨버전스 제품의 출시를 들 수 있다.
아직 국내시장에서는 플래시 메모리 타입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HDD 타입은 용량이 커서 음악을 자주 바꾸지 않아도 되고 여러 기능을 지원하는 장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HDD 타입은 제품 크기와 소비전력,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타입에 비해 HDD는 아직 휴대하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충격에도 약해 들고 다니는 것을 다소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기관인 NPD 그룹이 2003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MP3플레이어 미국 시장 점유율(플래시 메모리 타입)을 조사한 자료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7만 7,173대로 20.53%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1위에 랭크되어 있다. 하지만 HDD를 포함한 점유율은 애플컴퓨터의 iPOD가 10만 5,333대, 19.6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DD를 포함할 경우 아이리버는 총 7만 9,074대로 14.7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애플컴퓨터는 플래시 메모리 타입의 제품이 없어 HDD 타입인 iPOD만을 판매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올해들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2월 한달의 판매 실적을 보면 애플컴퓨터는 전체 시장의 32%를 차지하며, 10%대에 머문 다른 업체들과 현저한 격차를 보여줬다. 한편 2004년 1분기 애플컴퓨터의 전세계 판매 대수는 80만 7,00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세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의 MP3플레이어 업체들도 HDD 타입을 2003년부터 출시하고 있으며 그 업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레인콤은 지난해 HDD 제품을 출시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체인 냅스터(Napster)와의 전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Samsung - Napster 플레이어를 공동 브랜드화하여 출시했으며, 레인콤은 2004년 1분기에 HDD 제품으로 196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또 거원시스템은 지난 3월 20GB HDD를 탑재한 MP3플레이어 'iAudio M3'를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오는 6월 삼성전자와 레인콤은 각각 HDD형 MP3플레이어 신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웨이도 HDD를 포함한 8개의 신모델이 국내외에 내놓을 예정이다.
거원시스템의 함연호 팀장은 "HDD의 크기가 1.8인치, 1인치, 0.8인치 등으로 점점 작아지며 무게가 가벼워지는 추세이다. 내구성까지 크게 향상되어 시장 형성 전망이 매우 좋은 편."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인다. 디지털웨이의 박재홍 팀장도 "용량의 확대를 위해 초창기 플래시 메모리 타입과 CD플레이어 타입에서 HDD 타입으로 MP3플레이어가 진화하고 있다."며 "최근 히다찌가 2억 달러를 투자하여 1인치 4GB HDD 생산량을 연 3천만개에서 6천만개로 늘린 것도 MP3 플레이어의 수요를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컨버전스만이 유일한 무기
2003년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8%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순 음향기기로 인식됐던 MP3플레이어 시장에 애플·크리에이티브랩스·델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의 시장 참여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컨버전스만이 진입 장벽이 낮은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판단, 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이디어 제품으로 MP3플레이어를 새롭게 변모하여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보편화되어 대부분의 기기들이 탑재하고 있는 기능은 보이스 레코더, FM라디오, 어학 공부 기능 등이다.
이러한 기능에 더해서 레인콤은 최근 3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가 내장된 '프리즘 아이(모델명 iFP-1000)'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컨버전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추세에 맞춰 칼로리 계산기능, 심박수 측정 기능 등의 스포츠 기능을 탑재한 옙스포츠와 터치패드형 MP3플레이어 YP-780 등을 출시하였다.
이와 함께 두 업체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레인콤은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MP3·사진이미지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3.5인치 컬러 LCD와 20GB 용량의 HDD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사양의 제품들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다이어트 측정기가 내장된 MP3플레이어를 출시한 바 있고 거원시스템과 넥스트웨이도 올해안에 컬러 LCD와 HDD를 탑재한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MP3폰, MP3플레이어에 영향력 없을 듯
이미 컨버전스는 IT 전 분야에서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표적인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 자리잡은 휴대폰은 MP3,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휴대폰의 컨버전스는 MP3플레이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MP3플레이어 업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MP3폰이 MP3플레이어 시장을 도와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연호 팀장은 "현재 시판중인 MP3폰의 용량은 64~128MB이다. 이는 플래시 메모리 타입의 MP3플레이어가 256~512MB, HDD 타입이 20~40GB인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며, "특히 MP3플레이어는 용량뿐 아니라 전용 플레이어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정말 음악을 듣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MP3폰은 별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동환 과장은 "용량도 그렇지만 배터리의 사용시간 또한 문제이다. MP3폰은 전화, 디지털 카메라, MP3 기능이 모두 탑재되어 있지만 길게 써야 1시간 남짓이다. 이는 오히려 MP3폰의 사용제한에 불만을 느낀 사용자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MP3플레이어를 찾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시장 확대의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넥스트웨이의 김성훈 부장은 "아직까지 MP3폰이 플레이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개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이유는 최근 문제가 됐던 MP3폰 무료 다운로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얼마전 음반제작협회 및 관련 업계에서는 DRM을 채택하지 않은 LG의 MP3폰에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그 여파가 MP3플레이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은 음제협의 화살이 MP3폰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MP3플레이어 업체들에도 화살이 날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소비자 인식 개선, DRM 채택 추세
하지만 대부분의 MP3플레이어 업계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 시장은 월 150만대 이상의 대규모 시장으로써 MP3폰의 무료 다운로드가 허용된다면 음반업계는 분명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월 10~15만대 수준인 MP3플레이어 시장은 휴대폰만큼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무료화 요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MP3플레이어 업체들 역시 자발적으로 DRM 장착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향후 상황을 낙관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애플컴퓨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MP3 시장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도 사실상 불법 다운로드 서비스를 묵인해 온 것이 사실이며, 이는 결국 음반 시장을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되었고 장기적으로 음악과 함께 가야 하는 MP3플레이어로서 이러한 상태는 매우 부정적인 것이다."며 "현재 국내 MP3 업체들이 제각기 온라인 음악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실시하려고 하는 이유 또한 이와 같이 장기적인 점을 고려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애플컴퓨터는 지난해부터 한곡당 99센트를 받고 다운로드해주는 유료화 서비스인 iTunes Music Store를 제공하고 있다. 또 레인콤은 지난 4월 자회사인 유리온을 통해 커뮤니티 기반 온라인 음악 서비스인 '펀케익닷컴'을 시작했다. 80만곡 이상의 음원 및 저작권을 확보한 펀케익닷컴에 들어가면 음악을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들을 수 있으며, MP3플레이어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레이콤은 펀케익닷컴의 홍보 방안으로 코카콜라와 공동으로 마케팅 홍보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편 주요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자사 MP3 플레이어에 DRM 장착을 점차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DRM을 채택하고 유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서로 다른 포맷의 DRM이 산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사용자가 한 곡당 평균 500~1,000원 가량의 돈을 내고 MP3 음악 파일을 다운 받아도 이를 감상할 수 있는 재생 기기 수가 극히 제한돼 있어 정작 사용자 본인의 MP3기기로 못 듣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MP3플레이어 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에서 표준 DRM 선정 작업을 진행중이고, 시장 1위 업체가 어떤 방식의 DRM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MP3플레이어 시장 수년안 1천만대 돌파
앞으로 수년 안에 전체 MP3플레이어 시장은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앞으로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낮춰지면서 MP3플레이어의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CPU와 함께 MP3플레이어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으로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 변동에 민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플래시 메모리 가격을 지금보다 40% 정도 낮출 방침이어서 업체들의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레인콤의 관계자는 "MP3플레이어의 경우 플래시 메모리가 제품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낮아지면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영상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엠피맨닷컴을 비롯한 국내외 특허 관련 분쟁도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잘 알다시피 국내 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개발한 엠피맨닷컴은 현재 MP3플레이어에 대한 특허료를 다른 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선두 업체인 레인콤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엠피맨닷컴의 유력한 인수협상자로 나서 이러한 특허료 분쟁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은 레인콤이 엠피맨닷컴을 인수하면 MP3플레이어 특허권 문제 및 특허료는 사라질 것이다. 특허료를 내지 않았던 레인콤이 다른 업체들에게 특허료를 요구하겠느냐"고 말했다.
과연 MP3플레이서 시장은 관련 업계의 분석대로 1천만대 판매 시대를 열 것인가. 그 시기는 언제쯤이며, 앞으로 MP3플레이어는 얼마나 진화 발전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MP3플레이어
공급업체 전략
온라인 판매 주력, 브랜드 이미지 강화
신제품 대량 출시,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 확대 박차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판매의 대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브랜드 이미지의 강화 노력과 더불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컴퓨터코리아
플래시 메모리 타입 시장 공략
국내 MP3플레이어 판매 중 60%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 온라인 광고를 강화할 전략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iPOD의 좋은 점을 강조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Apple Experience Center(애플 체험 스토어)를 현재 코엑스몰에 이어 서울 및 주요 대도시로 개점을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4GB 마이크로드라이브를 탑재한 'iPOD 미니'를 출시해 기존 플래시 메모리 타입 시장을 공략,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 5위권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오는 6월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한국HP가 'iPOD 미니' 제품군을 도입,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서 iPOD 브랜드가 빠르게 국내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코리아는 iPOD 전용 사이트를 오픈하고 대대적인 iPOD 미니 출시 이벤트를 진행하며, 패션 업계 및 신용카드 업계와 제품 마케팅을 공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브랜드 앞세워 국내외 시장 1위 목표
국내외 모든 마케팅력을 총 동원하는 등 물량 공세로 시장을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홈쇼핑을 통해 집중적인 MP3플레이어 판매에 돌입했으며 10, 20대 네티즌에 대한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해 홈페이지 개편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또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유형의 고객을 설정하고 가장 적합한 MP3플레이어를 공급하겠다는 전략도 세워 놓은 상태이다. 즉, 10, 20대에 편중되어 있던 MP3플레이어의 고객층을 좀더 넓게 확대하기 위해 사용상의 편리성은 물론, 실용적 제품과 고급 제품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제안하여 고객의 유형에 따른 선택의 폭을 다양한 제품으로 커버하겠다는 것.
특히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그동안 오디오 기술 노하우, 시장의 경험을 토대로 40%의 점유율을 올려 국내 시장 1위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이다.
거원시스템
음질을 무기로 소비자에게 어필
디자인과 음질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MP3플레이어의 주 고객층이 아직은 젊은 층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크기와 무게, 그리고 오디오기기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음질 등을 젊은 층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도록 제작하겠다는 것. 특히 지금도 업계 최초로 BBE(디지털 음향 시스템)기능을 추가하여 자신에서 맞는 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MP3플레이어의 명품화를 추구하여 상반기안에 현대, 신세계 등 전국 백화점에 자체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레인콤
중장년층 공략, 신제품 대거 출시
아이리버를 공급하는 레인콤은 삼성전자의 1위 탈환을 저지하기 위해 플래시 메모리 타입의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웹 마케팅을 통해 젊은층의 인지도가 높은 레이콤은 30, 40대를 타깃으로 하는 TV CF를 비롯해 MBC드라마 '불새'의 제작 지원과 협찬, 코카콜라와의 조인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안에 13종의 휴대형 멀티미디어 신제품을 출시한다. 크게 휴대형 멀티미디어 제품, 감성추구 제품, 기본기능 강화 제품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이 제품군에 해당하는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디지털웨이/넥스트웨이
해외 시장 집중 공략
디지털웨이는 제품의 특성상 인터넷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비중을 두고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하여 국내보다는 해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넥스트웨이는 자체 브랜드인 D cube를 MP3플레이어 전문 브랜드로 만들어 적극 홍보하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에 접어드는 USB 플레이어의 집중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5월초 중국 MP3 플레이어 시장에 본격 진출해 따헝IT공사에 월 1만대 수준의 MP3플레이어를 수출하기로 한 넥스트웨이는 앞으로 SKD(반제품 수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Interview 레인콤_양덕준 사장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 업체로 탈바꿈할 터

아이리버가 시장 진출 3년만에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그간 사장님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활동 내용과 그 성과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성장 비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혼자 일군 성과는 절대 아닙니다. 처음 7명으로 창업해 투자자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고 기술개발을 위해 밤낮으로 일한 임직원들이 레인콤의 주인공들입니다. 다만 사장인 저는 이런 훌륭한 직원들이 한데 뭉쳐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트렌드를 판단해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성공 비결이랄까요. 그것이 행운이던 노력의 산물이던 지금까지 틀리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스럽습니다.
성장 비결이라면 기술개발과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고 다른 회사를 압도하도록 노력을 기울인 점이랄 수 있습니다.

2003년 거둔 사업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특히 사업성과 가운데 의미있는 부문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요.
매출액 2259억원, 당기순이익 4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MP3플레이어 판매고가 222억원이며 이 가운데 플래시메모리타입이 169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CD타입이 330억원, 하드디스크타입이 20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지난 2002년 800억원에 비하면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앞으로의 추진할 활동과제와 목표 및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타사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핵심 역량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로 알려져 온 이미지를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 제조업체로 탈바꿈시키는 것입니다. MP3플레이어는 저희가 생산하는 제품군 가운데 한 종류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동영상 재생기, DMB 단말기 등이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 분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당장에는 MP3플레이어 가운데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플래시 메모리 타입 외에도 해외에서 각광받는 하드디스크타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MP3플레이어 시장의 성장 요인과 2004년 시장에서 이슈로 예상되는 기술이나 솔루션은 무엇이라고 예상하십니까? 또한 MP3플레이어 시장이 코스닥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러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기존 워크맨이나 CD를 대체하는 MP3 음악파일을 재생하는 차세대 음악기기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올해에는 단순한 음악재생 뿐 아니라 동영상과 게임 재생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제품이 본격 등장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대용량화 추세에 발맞춰 하드디스크타입 제품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MP3P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바람직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MP3플레이어 시장은 대기업이 그동안 소홀히 다뤄온 게 사실입니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이제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레인콤이 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MP3P 시장에서는 트라이 엔 에러를 통한 기술습득과 데이터 축적이 중요합니다. 레인콤은 이런 점에서 세계 제일이라고 자부합니다. 다만 대기업들과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 특히 해외시장에서 이런 점으로 인해 불리한 점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힘쓰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퍼플카우 마케팅과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매니아층에서 일반 소비자층으로 시장을 확대하는데 있어 첫째 과제가 브랜드 인지도 강화입니다. 일반인들은 제품 선택에 있어 브랜드를 우선시 여기기 때문이지요. 퍼플카우 마케팅이란 신기함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마케팅에서 한계를 갖고 있는 중소업체가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전통적 마케팅 기법과는 다른 일종의 변칙 기법이죠.
레인콤도 초창기 시절에는 퍼플카우 마케팅을 활용했습니다. MP3플레이어 시장이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고 중소업체인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퍼부으며 홍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얼리 어답터에게 눈에 띠는 제품을 구전효과를 통해 퍼뜨리는 식이었죠.
최근 강화하는 브랜드 마케팅은 이 같은 퍼플카우 마케팅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이른바 정공법이죠.

업계 시장의 이슈 중 하나는 아웃소싱을 들 수 있겠는데요.
디지털시대에는 전문가들의 분업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 기업이 기술, 마케팅, 서비스 등을 모두 갖출 수는 없습니다. 특히 원천기술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레인콤의 경우 다양한 업체들과 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노디자인과 맺은 디자인 아웃소싱입니다. 디자인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산업디자인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평적인 아웃소싱이 아니라 수직적인 아웃소싱입니다. 즉 갑과 을을 따지는 식으로 구분해서 엔지니어(레인콤)가 디자이너(이노디자인)의 요구를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면 성공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레인콤은 이노디자인의 요구를 100% 수용해 제품을 만들어낸 결과 기술 향상과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됐습니다.

내년 1분기 위성 DMB시장에 진출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DMB시장 진출은 대세입니다. 단말기 전문제조업체인 레인콤도 위성DMB 전용단말기를 생산할 생각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하반기부터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사장님의 경영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직원들을 자율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피드있는 경영을 하자는 것입니다. 디지털시대에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창의력있게 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디지털제품을 만드는 직원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세계적인 대기업과 맞붙으려면 스피드가 겸비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기술습득으로 부단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항상 주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이지요.

마지막으로 덧붙이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국가적인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미 몇몇 대기업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자리매김했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이들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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