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CIO 서재화 부행장


▲ 기업은행 CIO 서재화 부행장






"운전사의 목적은 운전 자체가 아니라 고객을 안전히 모시는 것이다. 은행을 운전하는 IT담당자도 IT를 위한 IT가 아닌 비즈니스를 위한 IT를 해야 하며, 기술 뿐 아니라 영업도 잘 알아야 한다."

기업은행 CIO 서재화 부행장은 1977년 기업은행 입사 이래 감사실, 홍보실, 기업지도부, 영업점 등 '非 IT' 부서에서 십수년간 현업지식을 쌓았다. 대학전공도 '법학'인 서 부행장은 IT 기술에만 치우치지 않는 다방면의 업무지식이 현재 CIO 역할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는 "IT는 지원부서가 아닌 지도부서가 돼야한다"며, "업무지식과 IT지식을 모두 겸비하지 않으면 지도부서가 될 수 없다"고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고 한다.
서 부행장은 1978년 '어셈블러' 랭귀지로 정기적금과 별단예금을 개발하며 처음 전산과 인연을 맺게 되며, 1993년 종합온라인 여신시스템 개발, 2001년부터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며 작년 초 IT본부장을 맡게 된다.

-근래 들어 CEO가 CIO의 업무를 알아야 한다는 게 화두가 되곤 하는데.
CEO가 IT를 알아야 한다는 데 물론 동의하지만, CIO도 CEO의 업무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CEO가 IT를 잘 모른다면, CIO가 이를 비즈니스와 연계해서 잘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CIO는 IT를 은행의 영업과 엮어보려고 하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영업점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지금 IT부서를 운영하는 데 큰 재산이 되고 있다. 행장에게 IT 업무를 설명할 때, 영업과 엮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IT 직원들에게도 항상 비즈니스 마인드를 함양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IT 담당자들이 너무 기술쪽으로만 파고들면 안 되며, 현업부서에서도 역시 IT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기업은행의 은행장 역시 IT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준다. 이 점이 기업은행의 경쟁력이다.

-IT 에 대한 내부 인지도가 높아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중은행들에 비해 빨리 시작했나.
사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다 보니 차세대 프로젝트 전에는 IT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좀 약했다. 차세대 시스템 전 인프라는 '종합온라인 시스템'이라고 불렸는데, 기업은행은 이 시스템 구축이 시중 은행들 중 늦은 편이었다. 이로 인한 비효율을 경험해 보고나서 IT가 은행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됐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는 기존에 21일 걸리던 상품개발이 3일만에 끝낼 수 있게 되는 등 IT에서 앞선 은행이 될 수 있었다. 예전에 독도캠페인이 한창일 때 '독도지킴이' 통장을 개발했었는데, 비슷한 통장을 만들려는 타 은행보다 더 빨리 개발을 마쳐, 먼저 출시해 선점할 수 있었던 예가 있다. 또한 차세대 시스템 오픈 후 지금까지 3년이 넘도록 시스템 장애가 한번도 없었다.

-앞으로의 IT 계획은 무엇인가.
차세대는 빅뱅으로 진행했지만, 앞으로 빅뱅 방식의 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다. 단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IT 인프라 혁신을 해나갈 것이다. 현재는 차세대로 계정계 재구축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이고, 정보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까지 첨단정보통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신속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것이다. 그 외 '국외전산통합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있다. 11월에 중국 천진의 시스템을 본사로 통합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해외 9개 지점 및 1개 사무소를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각 지점들의 IT관리 및 운영 효율이 높아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BPR 시스템 구축, 통합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 및 IFRS 도입 등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단계적으로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IT의 경쟁력은.
뭐든지 선두주자가 되고자 하는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먼저 마치고 나니, 이러한 문화가 직원들에게 배어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관계형DB는 속도에 문제가 있다하여 도입을 꺼려하는 분위기였고 계층형DB만 선호했다. 관계형DB의 기술이 점점 발전한다는 점을 착안, 기업은행이 시도하게 됐고, 이 DB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우리가 입증했다.
선두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지식과 경험이 충분한 리더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직원들 가운데 그런 리더가 많다. 모두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했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IT 정보를 공유하는데 인색한 편인데, 기업은행은 '차세대 프로젝트'라는 책까지 출간하고, 이례적이다.
사실 그 책의 출간을 두고 정보 누출에 대한 우려도 있긴 했지만, 정보 공유가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겪었던 고생을 알려 남들이 피해갈 수 있다면 보람있지 않은가. 언급했던 프론티어 정신을 실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특히 IT 부서가 아닌 현업부서 직원이나 CEO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저술하려고 애를 썼다.

-CIO들은 주말에 골프치러 자주 가던데, 취미가 무엇인가.
은행업무 하다보니 운동이 많이 부족해 주말에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골프보다는 등산이나 낚시가 더 좋다. 골프는 가족들과 즐기기 어려워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요새는 양평 주말 농장에서 고추, 배추, 무 등을 가꾼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가끔 놀러간다.

-칭찬하고 싶은 CIO 한사람만 말해달라.
한사람만 말하면 다른 CIO들이 섭섭해한다. 모두 칭찬하고 싶지만 그래도 굳이 한사람만 말해야 한다면 농협의 김광옥 분사장을 꼽고 싶다. 그는 IT지식과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고루 갖춘 CIO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기업은행 CIO 서재화 부행장 프로필

1979 건국대 대학원 법학과(석사)
1977 기업은행 입행
1978 감사실, 기업지도부, 홍보실 등 근무
1990 전산개발부(과장~부부장)
1998 신당동 지점장
2000 종암동 지점장
2001 차세대개발 실장
2004 정보시스템부장
2006 IT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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