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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마스터데이터와 MDM, 현재와 미래데이터 분석·활용의 기반, 데이터 거버넌스의 완성

[컴퓨터월드] ‘마스터데이터(Master Data)’는 데이터 관련 시스템들의 기준이 정의된 데이터로, 우리말로는 ‘기준정보’라고 불린다. 기업 내외부의 수많은 데이터들을 어떠한 기준에서 나누고 묶느냐에 따라 관련 업무 편의는 물론, 각각의 데이터가 지닌 가치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마스터데이터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전사적으로 표준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쓰이기 시작한 소프트웨어(SW)가 바로 MDM(마스터데이터 관리) 솔루션이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들어 대기업 위주로 MDM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한때 관련 시장과 업계가 활기를 띠기도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당초 기대치에 비해서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더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MDM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MDM 솔루션 업계가 그리는 청사진도 살펴본다.
 

   
 

기준이 바로서야 흐름을 바로잡는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의 종류는 마스터데이터, 트랜잭션데이터, 분석데이터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마스터데이터는 기업의 여러 업무에서 공통의 의미를 갖고 참조되는 기준이 되는 데이터다. 자주 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성되는 특징을 지니며, 고객, 조직, 인사, 자재, 설비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이에 해당된다.

기업 내 데이터 관리 정책 및 절차인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마스터데이터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마스터데이터가 중복이나 누락 등으로 부정확할 경우, 이를 참조해 생성되는 트랜잭션부터 최종적인 분석에 이르기까지 그 신뢰성과 품질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MDM 솔루션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전사 차원의 해결책으로 제시돼왔다. 마스터데이터에 대한 오너십과 워크플로우 등 데이터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전사 누구나 데이터를 하나의 관점(single view of truth)에서 바라보고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 모델·품질 관리 및 연계·배포 관리 기능이 통합돼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정 부분이 아니라 전사적 차원에서 마스터데이터를 다룰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솔루션들이 지닌 관리 기능과 차이점을 지닌다. 통제를 기반으로 가장 확실하게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법 중 하나로 꼽히기에, 데이터 사용자들 간의 공유와 합의가 우선시된다.

신동선 데이터스트림즈 PPC본부장(상무)은 “MDM을 도입하게 되면 데이터의 품질이 높아진다. 정확한 최신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데이터 신뢰도가 제고되는 것이다. 마스터데이터는 기업의 정책과 전략이 반영돼 모든 거래 처리에 참조되므로, 여기에 오류가 있으면 트랜잭션데이터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마스터데이터는 기업 핵심정보로서 생성부터 폐기까지 자산 관점에서 관리돼야 할 대상이다. 이러한 자산을 잘 관리해 그 가치를 활용한다면, 곧 기업의 가치도 높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데이터스트림즈 마스터스트림 아키텍처


MDM, 도입으로 끝이 아니다

MDM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을, 어떻게, 누가 관리할 것인지 정할 필요가 있다. 관리 대상을 선정하고, 생성방식과 승인절차를 규정하며, 그 결과를 어떻게 정립하고 모니터링할지에 대해서부터 정립이 이뤄진 후, 이러한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실행할 도구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국내 MDM 시장과 업계의 성장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와 준비의 부족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한 데이터·SW분야 컨설팅업체 대표는 “국내 MDM 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에는 고객과 벤더 양측에 모두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유수의 대기업에서 MDM을 도입하면서 타 기업들도 이를 따라하는 식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고객들이 데이터 관리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었고, 또 시장을 주도했던 외산 SW벤더들 상당수가 비즈니스 니즈에 솔루션을 맞추는 게 아니라 거꾸로 자사 제품에 고객 시스템을 맞추는 식으로 구축하다보니 결국 쓰임새가 줄고 문제도 발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외산 MDM 솔루션들의 경우 개발 목적과 철학이 명확하다. 즉, 전사 마스터데이터 관리를 위해서도 활용되지만, 각각의 강점에 따라 주로 쓰이는 분야와 쓰임새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하나의 솔루션을 도입해 여기저기에 다 쓸 수 있기를 원하므로, SW벤더들이 그때마다 이를 개발로 보완하다보니 결국 SI(시스템통합) 사업의 성격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고객 입장에서도 옥상옥(屋上屋)이 되면서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상당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MDM 솔루션의 본질이 ‘관리’에 있음을 강조한다. MDM은 데이터 거버넌스를 위한 관리를 돕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게는 임의적인 마스터데이터 추가부터 크게는 전사 데이터의 사일로(silo)화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데이터 거버넌스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MDM 도입 효과를 보기 어려울 뿐더러 솔루션 자체가 쓰이는 일도 줄어들어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셈이다.

박세준 투비웨이 이사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위한 경영진의 의지와 전사 차원의 공감대 형성 및 실무적 합의 등이 없이, 개별 부서와 직원들의 입장 및 이해관계에 따라 무분별하게 마스터데이터가 관리된다면, 오히려 MDM 도입 이전보다 데이터와 시스템의 상태가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MDM 도입의 성패는 데이터와 시스템 사이의 일이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조직과 구성원 사이의 일에서 먼저 갈린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 투비웨이 MDM 프레임워크


MDM과 ROI의 상관관계

이러한 문제점들은 역설적으로 최근 들어 MDM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10년대 들어 빅데이터가 새로운 IT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기업 내외부 데이터 분석에 대한 니즈가 갈수록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때그때 SI 방식의 임시변통으로 대처하면서 구축해온 관리 체계로는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이 중 분석할만한 데이터를 제대로 모아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발 앞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수행해본 기업들부터 데이터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MDM을 재조명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도입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ROI(투자수익률)를 들 수 있다. 데이터 관리를 지원한다는 솔루션의 특성상, 데이터를 대상으로 ROI를 측정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로서는 SW라이선스 외에도 도입 전 컨설팅과 도입 후 구축 시 소요되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MDM 솔루션을 기업 경영을 위한 기반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서비스 제공에 요구되는 서버를 구입하면서 각각 ROI를 따지지는 않듯, 갈수록 늘어나는 데이터들의 체계적 관리에 필요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MDM을 갖추지 않음으로써 지출될 수 있는 추가비용을 역산해 그 가치를 판단할 수도 있다. 일례로 해외 유수의 자동차기업이 근래 빚은 리콜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마스터데이터 관리 부실이 지적되기도 한다. 나아가 최근 대부분의 IT트렌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활용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MDM의 실질적 ROI는 여느 솔루션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이호길 스티보시스템즈코리아 지사장은 “침체됐던 국내 MDM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에는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가 있다. 데이터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잘 돼있는지가 곧 기업 경쟁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가 온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주기적으로 큰돈을 들여 통합 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기존 시스템과 별반 차이 없음에도 그간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추진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티보시스템즈의 MDM 제품처럼 유연한 분류체계를 구현 가능한 솔루션을 활용한다면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함께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갖춰 기업경쟁력도 높일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 스티보시스템즈 MDM의 유연한 모델링 예시


멀티도메인 MDM, 활용 중심 MDM

과거 MDM 솔루션은 각 산업별 영역(domain)에 특화되도록 구축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 도메인별로 필요로 하는 기준과 중시되는 가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수합병은 물론이고 보유역량의 융·복합 등에 따라 다변화되는 기업들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이에 대해 포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를 지닌 멀티도메인 MDM이 대세가 되고 있다.

또한, 관리 대상에 CDI(고객데이터통합)와 PIM(상품정보관리)라는 목적별로 나뉘었던 솔루션 구분도 통합과 연계를 통해 하나의 솔루션 영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고객MDM과 제품MDM으로 나눠왔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최근에는 MDM 분야를 하나로 묶어 매직쿼드런트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표준화에만 중점을 뒀던 과거와 달리 데이터의 활용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마스터데이터를 중심으로 관계와 흐름을 파악하면서 관리 주체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국가 차원에서 규정한 개인별 ID가 쓰이지 않는 해외의 경우 MDM을 통한 대상 식별이 보편화됐기에, 이를 보다 발전시켜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조현탁 한국인포매티카 TCG 부장은 “국내에서는 MDM 관련해 표준화와 관리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해외에서는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해 MDM을 도입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예를 들어 SCM(공급망관리) 측면에서 보더라도 어떤 자재가 어느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들어와 무슨 제품에 쓰이는지 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CRM(고객관계관리)과 접목되면 고객에 대해 360도로 정보를 확보하고 필요로 하는 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식이다. 이러한 ‘토털 릴레이션십 뷰’로 관리 대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크로스셀링이나 업셀링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인포매티카의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MDM


데이터가 중시될수록 MDM 수요도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에서 MDM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인포메이션디퍼런스는 지난해 2분기 MDM 시장을 조명하는 보고서를 통해 전체 MDM 시장을 총 14억 달러 규모로 추산, 전년대비 15%의 성장을 이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빅데이터는 물론 IoT(사물인터넷) 역시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여러 기업들에 의해 향후 MDM 도입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댄 에버렛(Dan Everett) SAP 마케팅 엔터프라이즈 인포메이션 관리 부문 선임 디렉터는 “글로벌은 물론 아태지역 MDM 전망도 매우 밝다. 현재 ERP 업그레이드 사이클은 대형 MDM, EIM(전사정보관리), 거버넌스 거래들을 가져오고 있고, 정확한 분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SAP의 경우 내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관리 인력을 투입해 고객사를 상대로 거버넌스 전략 개발, 방침·메트릭스 규정, 조직구조 구축 등을 주제로 워크숍을 주관하고 있으며, 이러한 워크숍은 ‘CDO(최고데이터책임자)’와 고위급 경영진 및 IT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고 밝혔다.

   
▲ SAP MDG(마스터데이터거버넌스) 개요

최근 들어 우리정부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정부 구현을 위해 마스터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각 부처에서 빈번히 활용되는 데이터를 ‘국가마스터데이터’로 지정하고 관계부처 간의 일원화된 관리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나섰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7월부터 ‘국가마스터데이터 지정 및 관리체계 구축 ISP(정보전략계획) 사업’에 착수했다. 이 ISP사업 결과를 토대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되는 ’국가마스터데이터 관리 추진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해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행자부 사업관계자는 “ISP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기본적인 데이터 거버넌스도 수립하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 보유기관과 운영기관이 상호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도 추진 중”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마스터데이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소 늦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기대도 크다. 현 정부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터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정보 수집도 최소화하고 공공분야의 데이터 공유와 활용이 보다 원활해지는 등 발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스터데이터 관리, 이제 시작이다

MDM 솔루션 업계에서는 MDM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MDM은 현재 클라우드 관련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있는 관계로 한국지사의 핵심전략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오라클과 같이, 몇몇 글로벌 IT기업들이 국내 MDM 시장에 대해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시장이 조용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스터데이터에 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곳은 데이터의 중요성과 궤를 같이하며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고, 개별적인 사업의 단위와 형태가 조금씩 달라질지언정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솔루션 업체들로서는 앞으로 보다 많은 성공사례가 공유돼야 할 것이며, 정부에서도 마스터데이터 관리를 위한 국가사업을 상당규모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업계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MDM은 이제 더 이상 인공지능(AI)과 같이 팬시(fancy)한 키워드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수 있다. 오히려 CRM처럼 과거의 실패로 인해 일부에서는 언급 자체를 꺼려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데이터 거버넌스에 따라 MDM을 제대로 실시했는지, 이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시도했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활용의 기반이자, 데이터 거버넌스의 완성으로서 MDM은 이제 다시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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