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정보관리 통한 데이터 가치 제고

[컴퓨터월드] 국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듯,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도 이를 위한 아키텍처가 구현돼야 한다. 또 법률이 정비됐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듯, IT시스템 내 데이터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 없이는 데이터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최근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가 주목받는 이유다.

기업 내 데이터 관리 정책 및 프로세스 ‘데이터 거버넌스’의 중심에는 MDM(Master Data Management, 기준정보관리)이 자리하고 있다. 데이터의 기준을 통합 관리,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고 데이터의 품질을 확보해주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의 가치가 재조명받는 ‘빅데이터’ 시대, 다시금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주요 MDM 솔루션들을 간단히 살펴본다.

 

데이터, 많다고 다가 아니다

데이터는 보편적으로 마스터 데이터(Master Data), 트랜잭션 데이터(Transaction Data), 분석 데이터(Analytic Data)의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마스터 데이터(기준정보)는 전사 업무부문 간 공통의 의미를 가져야 할 정보로, 업무 수행 시 참조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마스터 데이터가 중복이나 누락 등의 이유로 부정확할 경우, 마스터 데이터를 참조해 생성되는 트랜잭션 데이터부터 이를 가공해 생성되는 분석 데이터까지 신뢰성과 품질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운영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 마스터 데이터의 특징 (제공: 오라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MDM(마스터 데이터 매니지먼트) 솔루션이다.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데이터를 전사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타 시스템에 데이터를 적시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마스터 데이터의 품질과 일관성을 유지하고 업무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표준체계와 거버넌스를 수립 및 정비, 이를 바탕으로 IT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MDM 솔루션에 대해 “마스터 데이터를 분산 환경으로부터 통합해 정제하고 보완한 뒤, 이를 하나의 기준(single view of truth)으로 각 시스템에 배포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관리도구”라고 정의한 바 있다.


빅데이터 시대, MDM의 재부상

MDM은 이미 2000년대 중후반에 조명 받은 바 있다. 제조 분야를 위시해 주로 ERP 시스템과 비(非)-ERP 시스템 간의 마스터 데이터 관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급증했고,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열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차세대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비용효율성 등을 이유로 도입 열기가 점차 식어갔고, MDM이라는 약어 자체도 모바일 시대를 맞아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모바일 기기 관리(Mobile Device Management)를 지칭하는데 쓰이는 일이 더 많아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했던 기업들이 데이터의 신뢰성 및 품질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데이터 거버넌스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MDM의 중요성 또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 가운데 MDM 솔루션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IT환경에 맞춰 새롭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MDM의 쓰임새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사업부 이승민 상무는 클라우드, 소셜, 기업 데이터 품질 모니터링, 멀티도메인 등 MDM 솔루션의 글로벌 트렌드를 짚으며, “MDM 역시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 내에서도 기업의 마스터 데이터를 통합하고,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고품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승민 상무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향상에 따라 소셜 환경으로부터 고객의 동의하에 기업 내로 유입되는 고객 관련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셜 MDM을 통해 추가적으로 획득되는 정보를 MDM 내에서 통합 관리, 기존 고객 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공공분야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오라클 MDM 솔루션은 산업군별 기능을 포함한 제품 마스터, 고객 마스터, 사이트 마스터, 공급자 마스터, 금융 마스터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품질 관리를 위한 기능을 제공하며, 각 시스템과 연계를 위한 미들웨어 솔루션 및 데이터 저장을 위한 DB(데이터베이스)와 통합돼있다.

▲ 2014 가트너 고객 데이터 MDM 솔루션 부문 매직 쿼드런트

한국인포매티카의 유승주 기술지원본부장 또한 분석을 위한 MDM이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로 코드 분류 등 IT시스템 내 관리를 위해 MDM의 도입을 고려해온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활용 중심의 MD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통합 관리된 고객 데이터를 개인화 마케팅에 쓰이기도 하고, SNS 분석이나 VoC 분석과의 결합을 통한 대 고객 서비스 제고에 기여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유승주 본부장은 “제조 분야에서도 국내는 주로 생산 부분에만 신경 쓰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활용을 목적으로 판매, 구매, 생산의 세 부문에서 따로 마스터 데이터를 관리하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B2C 분야에서의 도입이 두드러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다양한 산업군의 B2C기업이 자사 MDM 솔루션을 문의, 도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인포매티카 MDM 솔루션은 사용편의성에 중점, 유연한 데이터 모델링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 서비스 및 UI를 고객사의 비즈니스에 맞게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V9부터 DI(Data Integration) 및 DQ(Data Quality) 플랫폼과의 통합을 제공하고 있으며, V10에서는 가상화 기능 추가, SNS 관련 검색 기능 강화, 모바일 연계 등이 이뤄졌다.


국내 환경에 특화된 국산 MDM

▲ 마스터스트림-통합ID 기반 정제형 통합DB 아키텍처

데이터스트림즈 비즈니스컨설팅본부 신동선 이사는 개인정보보호의 강화에 따라 MDM 솔루션이 새롭게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등록번호의 수집 및 활용이 제한되면서 기업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식별자가 요구되고 있다”며, “보유한 데이터 간 연계 및 통합을 통해 주민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전사 통합 ID를 만드는데 MDM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동선 이사는 “과거에는 전사적 중앙통제기반의 중앙집중형(centralized) MDM이 주를 이뤘는데, 시스템을 바꾸는 비용뿐 아니라 현업에서 이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도 문제가 됐다”며, “최근에는 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기업 내 활용 시스템과 상시 공유하는 방식을 취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싱글 뷰(single view) 기반으로 통합적인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데이터 통합·표준·품질관리 전반을 다뤄온 데이터스트림즈의 노하우를 담은 MDM 솔루션 ‘마스터스트림’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운영 모델을 솔루션 기반으로 설정하는 빌딩블록형 제품으로, 통합ID를 활용해 고객 실적 싱글 뷰와 더불어 논리적인 데이터 통합기능을 지원한다. 이러한 MDM 관련 요소기술을 모두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 국내 환경에 맞춘 서비스가 가능한 것 또한 특징이다.

▲ 투비웨이 MDM 프레임워크

투비웨이 박세준 이사는 국내 기업들의 MDM에 대한 인식이 개선,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2000년대 들어 ERP가 그랬던 것처럼 MDM 역시 점차 자체 개발의 비효율성을 인식, 전문 솔루션을 통한 고도화된 기준정보 관리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들의 도입도 늘어나는 추세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나 M&A 과정에서 기간시스템 통합을 위한 기준정보 선행 통합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세준 이사는 “국내 기업들은 MDM도 빅뱅 어프로치를 많이 하나, 기준정보는 차근차근 관리해나가는 것이 좋다”며, “단발성 프로젝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리범위 확대 및 고도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MDM 도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2001년부터 MDM 분야 한 우물을 파온 투비웨이의 ‘투비웨이 MDM 스위트 8.3’은 단일제품 내 멀티도메인 수용능력에 강점이 있다. 운영 중에도 시스템 중단 없이 데이터 모델 변경이 가능하고, 사용자 UI까지 코딩 없이 자동 생성되는 사용편의성을 제공한다. 또 모델과 SKU(Stock Keeping Unit) 등과 같은 1:N 관계인 두 수준의 기준정보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으며, 품질업무규칙을 통한 사전적 품질검사 기능과 자체 DB 저장 암호화 기능도 지원한다.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편,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업 엔코아의 문태식 R&D센터장은 “단위시스템 수준을 넘어 전사적으로 데이터 품질이 저하되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전사적인 아키텍처의 최적화, 즉 EIM(기업정보관리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올 때마다 휩쓸려 다닐 게 아니라, 보유한 기존의 체계 및 데이터와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문태식 센터장은 “MDM은 EIM에서 데이터 통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데이터 아키텍처 수립 단계부터 전사적인 체계를 고려해 MDM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엔코아 EIM 구성요소 예시 (출처: Xtensible Solutions)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MDM이지만, 설령 빅데이터 바람이 잦아든다 해도 외려 MDM에 대한 니즈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터의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는 이제 기업 운영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IT시스템이 발전할수록 MDM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