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상무

[컴퓨터월드] 빅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 진행돼온 관련 프로젝트들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다수 존재한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제 그간의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실질적인 가치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힘을 쏟을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가운데 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상무는 예측 분석을 통한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빅데이터 분야도 결국 소프트웨어(SW)적인 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간의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토대로, 향후 빅데이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드리븐 앱(Data Science Driven App)’을 지목하는 그를 만나본다.

▲ 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시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주요 약력
 - 한국거래소(KRX) 코스닥증권거래소 DW/KM 담당
 - 이네트 eCRM/CRM R&D팀장 및 사업총괄 이사
 - 한국테라데이타 빅데이터COE & 인더스트리 컨설턴트
 - 피보탈코리아 시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상무가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분야에 종사하게 된 것은 그가 산업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속칭 ‘공돌이’로서 경영을 해보고 싶었다. 덕분에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었고, 특히 오퍼레이션리서치(OR)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화하는 방법론을 익힐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학원에서 OCR(광학문자인식) 애플리케이션을 연구했던 구태훈 상무는 한국거래소(KRX)에 입사하면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이네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90년대 말 우연히 미국에서 열린 CRM(고객관계관리) 컨퍼런스를 참관하게 되면서 가고 싶은 길을 찾았다”며, “당시부터 웹로그를 기반으로 고객 행동을 추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구 상무가 가장 오래 몸담았던 곳은 테라데이타로, “글로벌 SW기업에 대해 궁금해 합류하게 됐고, 8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근에는 정들었던 테라데이타를 뒤로 하고 피보탈코리아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는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가 그 이유다. 그가 밝히는 빅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견해를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빅데이터에 대한 시각은.

과거에 기업의 각 부서에서 데이터 마트 형태로 지니고 있던 데이터가 데이터웨어하우스(DW)로 통합됐다면, 현재는 여기에 더해 기업 외부의 데이터와 비정형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빅데이터를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하둡(Hadoop)의 활용은 마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처럼 당연시됐고, 이제는 실시간 처리·분석이 부상하고 있다. 오픈소스의 약진으로 고급기술이 대중화되고 있고, 이미 세상은 하둡 생태계 위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아가 미래에는 클라우드로 많은 부분이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기업 내 각 부서는 업무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데이터 및 컴퓨팅파워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 가능할 것이다. 하둡이 DW를 대체해가는 것은 과도기적인 형태이고,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로 귀결되리라 본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는 별개로 치부될 것이 아니다.

빅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언스를 구분한다면, 빅데이터는 흔히 그 조건으로 통용되는 3V(Volume, Velocity, Variety)에 도전하는 기술이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생각한다. 기술에만 집착하면 가치를 만들기 어려우며, 데이터의 활용에 집중하고 비즈니스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사이언스보다 비즈니스 사이언스가 더 어울린다고 여겨진다.


데이터 사이언스로 비즈니스 가치를 실현하려면.

적잖은 국내 기업들은 그간 데이터를 모으거나 이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다. 현재는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 가치를 얻고자 PoC(개념검증)를 수행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으며, 새롭게 가치를 구체화시키는 것까지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 시장 구도를 위협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는 수준까지 가치를 구체화시킨다면, 그 핵심은 결국 SW가 될 것이라 본다. 이는 마치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의 앱이 해당 분야의 판도를 변화시킨 것과 같다.

‘분석과 경영’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한다면, 지금까지는 백미러에 의존해 운전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데이터를 보면서 현상 파악에만 집중해왔는데, 이제는 앞을 바라보면서 나아갈 때다.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예측분석과 처방분석까지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측을 위해 수많은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고 다양하게 다루려면 결국 시스템의 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SW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금융 마이크로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동일한 형태로 내재화가 이뤄질 것이다.

즉,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이 향후 비즈니스 가치 실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전년동기 대비로 실적을 판단하는 현재와는 달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 방향성을 찾게 되며, 기존 CRM보다 세분화되고 최적화된 서비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기계학습(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은 자동화된 시스템을 위한 하나의 방법에 해당된다. SW가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있듯이 빅데이터의 중심 역시 SW이며, 빅데이터 분석의 대중화는 이 자동화된 ‘데이터 사이언스 드리븐 앱’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그간 데이터를 다뤄오며 느낀 점이 있다면.

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때는 해당 문제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도메인 날리지(domain knowledge)는 이를 위한 기반이 된다. 분석 대상에 따라 다양한 산업을 깊게 파고들 수 있어야 인사이트를 구할 수 있으므로, 현장의 전문가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도메인 날리지를 갖추는 것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중요한 역량이다.

또 데이터 분석도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작은 문제를 풀다보면 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니,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취하면서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CEO들의 경험적인 접근을 경시할 수는 없다. 분석과 경험은 대체 관계보다는 보완 관계에 가깝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분석 도구와 기법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역할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 기업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석이 진행돼야 한다. 현재 피보탈코리아에서 국내 특성에 맞춰 체계화해 진행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도 현업의 문제를 실제로 풀어보면서 실질적인 가치에 다가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 보며, 빅데이터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임하고 있다.


피보탈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모든 비즈니스가 ‘SW앱화’되고 있고, 이 앱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이며,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 보강이 이뤄지게 된다. 이렇게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얼마나 빠르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피보탈은 이 세 가지 분야에 모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단순히 분석 자체에 만족하고 멈춘다면, 피보탈은 이를 활용해 클라우드 앱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까지 초점을 맞춘다.

이밖에 피보탈의 특징은 사람을 중히 여긴다는 점이다.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채용 시에는 임원이라 할지라도 직접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찾아서 프레젠테이션까지 실시하는 시험을 수차례 거쳐야 한다. 또 피보탈랩스 소속 임직원들끼리는 아침마다 스탠드업 미팅을 통해 정보 공유와 협력이 이뤄지며,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찾게 된다. 사람의 역량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움직이는 곳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상무는 “고객사가 자사 솔루션을 통해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쌓아왔던 다양한 경험을 기반삼아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는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 및 실제 분석 업무를 계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꾀할 수만 있다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여느 분야보다도 더욱 빛을 발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구태훈 상무의 설명이다. “그 어디서든 오랫동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일하고 싶다”는 구 상무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 구태훈 피보탈코리아 상무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지능형 SW 애플리케이션이
 향후 비즈니스 가치 실현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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