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 본지는 세계 속에 한국을 심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을 발굴해 그 회사가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진출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조명하는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새롭게 회사를 설립하는 중소업체, 특히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에 도움을 주고자함이다.

국내에서 큼직한 수상 실적을 쌓고 대형 은행을 고객사로 삼으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에버스핀은 곧 해외로 눈을 돌렸다. 애초에 하영빈 대표의 목표는 해외 보안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호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에버스핀이 어떻게 해외 시장에 발을 내디뎠는지 그 뒷이야기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1회 에버스핀, 세계에 한국테크를 증명하다 (2019년 9월호)
2회 보안의 기본, ‘이곳’을 수비해야 한다 (2019년 10월호)
3회 오늘날의 보안 기술, 그 실태와 문제점 (2019년 11월호)
4회 동적 보안, 문제를 직시하고 명쾌한 해결을 제시하다 (2019년 12월호)
5회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사이버 범죄 (2020년 1월호)
6회 에버스핀이 탄생하기까지 (2020년 2월호)
7회 시련 없는 성장은 없다, 에버스핀의 좌충우돌 국내 성장기 (2020년 3월호)
8회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라, ‘에버스핀의 해외 성장기’ (이번호)


단 10분의 발표가 만들어낸 일본 SBI의 투자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일본 땅에 무작정 발을 내디뎠다. 하영빈 대표는 제트로(일본무역진흥회: 우리나라의 코트라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에 찾아가 일본의 현지 기업과 사업 협력을 위한 미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본 기업은 한국의 스타트업을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투자에 관심 있는 회사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SBI 홀딩스는 처음엔 잠재 투자사로서 에버스핀을 만났다. 하지만 하영빈 대표는 단 한 번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으로 SBI 홀딩스의 키타오 회장을 설득해 투자와 함께 공동사업 약속까지 받아냈다.

물론 처음부터 거대 금융기업의 회장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투자처를 만나게 해달라고해서 SBI와 약속을 하고, SBI 측에 투자뿐 아니라 사업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해 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미팅에서 현재 SBI에버스핀(에버스핀의 일본 합작회사) 이사 및 에버스핀의 이사로 재직 중인 조병현 이사를 만났다. 그리고 조 이사가 SBI의 기술 이사를 소개했다.

 

SBI 인물들과의 미팅에서 에버스핀의 기술력을 보여주자 키타오 회장과의 만남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키타오 회장은 하 대표와의 면담 후 10분 만에 투자와 사업협력을 결정했다. 이후 에버스핀의 일본 사업의 추진은 급물살을 타고 진전됐고, SBI는 에버스핀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일본 도쿄에 합작회사 SBI에버스핀을 만들었다.


먼저 에버스핀의 문을 두드린 인도 피닉스 그룹

작년 7월의 어느 날 중년의 인도인이 에버스핀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인도에 합작회사를 만들 한국의 IT기업을 찾던 중 에버스핀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알아보고 직접 발걸음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건설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23개의 계열사를 가진 피닉스그룹의 슈레시 추카팔리 회장이라 소개했다.

하영빈 대표만큼이나 추진력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서울 에버스핀 본사에서 미팅을 가진 당일에 바로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다음날 그가 묵고 있던 호텔에서 에버스핀과 피닉스는 MOU를 체결했다.

 

다음 달인 8월,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정식 계약을 맺고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에버스핀의 인도 파트너 피닉스 그룹은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하이데라바드 경제특구에 300만 평 이상의 IT 단지를 건설했는데 이곳에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이러한 지역적 이점을 바탕으로 에버스핀은 향후 인도에 에버스핀 글로벌센터를 세우고 R&D센터 및 해외 고객을 위한 고객센터 운영까지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 넘어 유럽으로, 스위스 아발로크와의 공동 세일즈 계약

지난 2월 에버스핀은 스위스의 금융 솔루션 업체인 아발로크와 함께 유럽 시장 공략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 세일즈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시장에도 에버스핀의 보안솔루션 에버세이프의 판로를 개척한 것이다. 유럽의 프라이빗 뱅킹 허브라 불리는 스위스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4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아발로크의 페르난데스 회장을 만나 처음 사업 협력을 제안했다. 그 뒤 1년 간의 기술 검토를 거쳐 아발로크의 실무진에게 모두 에버스핀의 기술력을 입증한 뒤 이루어낸 성과다.

아발로크는 도이치뱅크, UBS, HSBC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대형은행을 포함에 전 세계 150개 금융사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에버스핀은 아발로크가 가진 고객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올해 안에 현지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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